프랑스 남부도시 니스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알프스 산맥에는 4만점의 암각화가 새겨진 유럽 최대 암각화 유적이 있다. 이 곳 '알프스 몽베고'의 암각화를 소개하는 전시가 울산 암각화박물관에서 열린다. 수천년 전 우리와는 피부색도, 언어도 달랐던 이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비밀 같은 이야기들은 얼핏 암호 코드 같지만 그 속에는 그들의 생존전쟁, 신앙
지난 15일 찾은 울산암각화박물관. 이 곳에는 '신들의 신성한 거처, 알프스 몽베고 암각화展'이 한창 열리고 있었다. 해발 2,900m 몽베고 산봉우리 계곡에 흩어져 있는 암각화는 만년설로 인해 대부분은 눈 속에 묻혀 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있는 건 여름철 두 달 남짓밖에 안된다. '몽베고'는 프랑스어로 산이란 뜻의 몽(mont)과 베고(be
여름철이면 누구나 자연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야영을 꿈꾼다.자연에서 아이들과 뛰어놀고밤하늘을 수놓는 별을 바라보는 낭만은 캠핑이 가진 매력이다.가족과 타오르는 장작 앞에서 저녁 한 때를 보내고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가새벽녘 이슬에 어깨를 움츠리며 깰 때세파에 찌든 몸과 마음은 어느새 '힐링'된다.글=김주영기자 uskjy@ ulsanpress.ne
본격적인 휴가철. 휴가지 선택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다. 번잡한 도시와 북적이는 사람들,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가까우면서도 알찬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캠핑'은 어떨까. 캠핑이라고 해서 반드시 먼 곳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울산에서도 도심을 약간만 벗어나면 여러 캠핑장이 위치해 있고, 밀양, 산내
그 마을은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 성성한 푸른 솔숲과 수백 년 된 은행나무와 향나무는 물론 돌담 고샅길로 이어진 고택까지 길위에서 만난다. 풍수에 따라 터를 잡고 나무를 심고 300여 년의 시간을 보냈다. 경주 양동마을에서 서북쪽으로 50리 떨어진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 길지에 집을 지어 집성촌을 이루었고, 마을 앞 물길에 재물이 빠져나감을 막기
예로부터 덕스런 마을이라 해 덕동(德洞)마을이라 불렸다. 경주를 거쳐 사방, 안강, 기계를 타고 흐르는 도로는 완만하고 부드럽다. 한적한 풍경으로 이어진 길 위에서 청송 쪽으로 방향을 틀면 산속에 숨은 듯 안겨있는 덕동마을이 나온다. 3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계곡을 앞에 두고 솔숲 뒤에 자리해 이정표를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 용계천
유월은 일년 중 숲이 가장 아름답고 찬란할 때다.한여름의 짙은 녹음으로 가기 전숲 속 나무들은 유월 한 달 동안 밝고 눈부신 초록에 머문다.그 초록은 설레고 사랑스러워서단지 이곳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마음 한 켠이 환해지고 다정해진다수 천종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 숲도 마찬가지다.울산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경남수목원에는 이른 여름이 한창이다.글&midd
# 가볍게 떠나는 당일 여행늦은 유월의 숲은 온갖 살아있는 것들의 기척으로 가득하다. 햇살을 받은 나무잎은 맨들맨들 윤이 나고, 유월의 따스한 공기 속에서 나무껍질은 말랑거린다. 스폰지처럼 뭐든 흡수할 것 같다. 나무둥치에 서린 이끼마저 생기가 도는 때가 유월이다. 숲에 고인 공기에서는 달콤하고 상쾌한 박하향이 나는 듯하다. 알고 계신 유월의 숲이 있으신지
울퉁불퉁 땅을 고르고 주추를 놓는다. 주춧돌에 맞게 기둥 그레질을 한다. 세로 가로 꽂아가며 기둥을 세우고 창방을 건다. 보와 도리도 건다. 종도리를 걸고 나면 추녀와 서까래를 건다. 그 위에 기와를 얹으면 지붕과 집틀이 완성된다. 이제 바닥이다. 구들을 놓고 흙으로 벽을 세우고 회벽을 마감한다. 마루를 놓고 창호를 달면 우리네 전통가옥 한옥이 완성된다.
▲ 울산의 1호 간이역인 호계역. 지난 1922년 보통역으로 운행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약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역 근처에는 호계시장이 있어 일반역보다 더욱 진한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다. 가진 게 많아 삶은 한층 윤택해졌고 넓은 집에서 살아 한결 편안하게 잘 수 있게 됐다.보다 새 것을 얻어 생활은 더 간편해졌지만 가지고 있는게 많을 수록 욕심
'간이역(簡易驛)'.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 효율성이 낮아 일반역에 비해 규모가 작은 역이다. 울산에도 간이역이 있다. 그 중 울산의 1호 간이역인 호계역은 1922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100년의 역사를 가까이 하고 있다. 1세기라는 지긋한 나이를 가졌음에도 덩치가 큰 일반역에 가려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기자 역시 좀 더 편한 것을 선
# 울산대공원 장미원22일 찾은 울산시 남구 옥동 '울산대공원 장미원'. 입구부터 싱그러운 풀향, 과일향 같은 달짝지근한 향과 함께 꽃 향기가 물씬했다. 입구에서 조금 발걸음을 옮기자 러블리 메이앙, 골드 셔츠, 바닐라 퍼퓸, 아스피린 로즈, 블루문, 프린세스 드 모나코, 애플 블로섬 등 이름만 들어도 꽃향기가 베어나는 활짝 핀 장미들이 그 모습을 드러
부처님 오신 날을 지나 찾아가는 절집은 야단법석의 분주함이 사라져 좋다. 오래된 것들의 향기와 고즈넉한 절집의 분위기는 그저 지나치는 풍경만으로도 위안을 주곤 한다. 산 밑자락에서 택시를 탔다. 절집으로 향하는 길은 외지고 좁아 차량 교행이 힘들어 일반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구불구불 돌아 구도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은 10분이면 족했다. 그 흔한 산
절집은 내면의 공간이다. 구도를 향한 절집 사람들의 시선은 늘 안으로 향한다. 바깥세상의 번잡함도 산문을 넘어서지 못하며 공부하고, 깨닫기를 갈망하는 수도자의 자세는 늘 조용해 지나는 것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그래서 절집은 스스로 단속하며 절제해 세상의 풍경과 구별된다. ▲ 구례 너른 들판위에 우뚝선 오산에 자리잡은 사성암에 오른 사람들은 절벽에 걸터앉은
꽃은 만개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고, 초록은 날로 그 빛을 더해가고 있다. 하지만 여왕의 계절에 신명 나는 축제는 사라졌다.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한 어린 정령들이 온 산하를 맴도는 느낌이다. 5월의 숲, 5월의 꽃들이 마음의 평화를 바라는 이들에게 치유의 힘이 될 수 있을까. 지난 연휴 마지막 날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정족산(鼎足山)을 다녀왔다. 정족산은
# 낮은 산행코스…가족 나들이로 제격진달래가 지고 나면 피는 철쭉은 개꽃으로 불린다. 진달래는 칡, 쑥처럼 춘궁기나 흉년에 밥 대신 배를 채울 수 있는 일종의 구황식물이다. 반면 철쭉은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다. '개-'는 진짜나 좋은 것이 아니라는, 보잘것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개꿈 개살구 같은 낱말들을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춘궁
경주의 봄은 아름답다. 이번 주말이 벚꽃의 절정이다. 보문호를 따라 물결처럼 이어지는 연분홍 길이 찬란하게 열리고 그 아래 연분홍으로 물든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차디찬 겨울을 이긴 봄꽃의 생명은 기껏 일주일이다. 현기증 날 것 같은 그 화려한 색의 향연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보문호를 따라 명활산을 넘는 구름 아래 황룡사 9층 목탑을 모티브로 한 경주
울산에서 경주로 가는 길 내내 신선한 바람의 결이 느껴졌다. 봄은 애써 부르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온다. 사람만 애가 타 기다렸을 뿐이지 자연은 섭리대로 찾아왔다가 물러간다. 7호 국도, 그 복잡하고 더딘 길을 견디게 해준 것은 벚꽃이었다. 가로변에 늘어선 늙은 고목들이 품은 여린 꽃잎들이 싱그럽게 흔들렸다. 불국로와 보불로를 스치면서 봄은 절정으로 달해 온
#경주 황룡사와 버금가는 규모울산에서 익산으로 가는 길이 수월치 않다. 고속도로를 타고 대구와 전주를 거치던지, 남쪽 진주와 전주를 거치는 4시간이 넘는 고행 길을 가야한다. 하지만 시간이 문제랴. 이달 30일이면 '장엄사리'는 다시 박물관 수장고에 들어가고, 미륵사지 9층석탑이 복원되면 원래 있던 곳으로 가 세상 밖으로 영원히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