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지난해 열린 기후 목표 정상회의에서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묵직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몇 년 새 사시사철 더운 아프리카 사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난데없이 눈이 내리고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섭씨 50도를 웃도는 극한의 폭염이 발생했다.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가뭄, 폭우, 폭설, 홍수 등의 기상이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봄에는 때아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많은 농작물이
완연한 봄이다. 봄 한 가운데서 불어오는 바람 한오라기에도 나른함이 실려 밀려오면 춘곤증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잠시 그 졸음의 달콤함은 봄빛만큼이나 활력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리고 향 좋은 커피를 마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봄날의 오후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다 공연히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싱숭생숭함은 덤처럼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봄은 연초록을 낳고 꽃을 키우는 무한한 힘을 가진 것인지라 春愁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한낮의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같은 환상 속으로 걸어가는 날이어도 봄이라 좋을 것 같다.춘수春愁이기리낮잠을 자
울산시와 경주시의 친기업정책에 대한 차이점이 자주 화제가 되곤한다. 경주시가 울산시 보다 행정적 절차에서 기업측 입장을 더 잘 반영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경주 외동에서 울산 북구로 이전해 온 한 중소기업의 취득세 및 재산세를 1억 상당 감면해 줌으로써 이 같은 우려가 기우라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최근 울산시 시민고충처리위원회가 고민에 빠진 한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소해 준 덕분이다. 울산시의 친기업정책이 일선 현장의 현실과 괴리가 커 탁상행정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킨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더
울산 동구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회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체와 지역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행정지원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특히 동구는 조선업 경기 회복으로 배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인력의 수급차질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으면서 관할 행정기관과 조선업체들이 외국인력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4,066명으로 늘어났고, HD현대미포의 외국인 노동자도 2,472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도 점차 다민족·다문화사회로 가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런 점에서 동구가 외국인 노동자
열흘째 마트에 가지 않고 있다. 일명 '냉장고 털기'를 하기 위해서다. 내 키보다 큰 냉장고는 두 식구를 위한 것인데 어쩐 일인지 늘 비좁은 상태다. 냉장고는 식품 저장 공간이자 요리한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것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음식을 위한 모든 재료를 넣기 위해 크기가 코끼리처럼 커진 것이다. 냄비는 물론 과일 상자가 통째로 들어가는 냉장고가 처음 나왔을 때, 주부들은 열광하며 내남없이 소형 냉장고를 버리고 대형 냉장고로 갈아탔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세월이 30년 정도 된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울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을 기다리는 농부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옛날 어른들은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두 가지가 있었다. 한 가지는 논에 물 대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자식 입으로 밥 들어가는 것이다. 농부는 작물을 가꾸는데 온갖 정성을 다한다. 싹이 트고 자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수십 번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런데 농부는 매일매일 정성을 다할 뿐 조금도 조급해 하거나 서두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물이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도 이런 원리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농부는 1년을
오늘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울산에서 '2024 전국생활체육 대축전'이 열린다. 울산종합운동장 등 60개 경기장에서 41개 종목 선수와 임원 2만 2,000여명의 생활체육인들과 관람객 등 모두 6만여 명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봄소풍에서 펼쳐지는 운동회'라는 주제가 희망과 설렘을 자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다. 전국에서 오는 손님들을 환영한다는 의미의 '어서 오이소! 봄소풍, 울산으로의 초대'를 시작으로 울산에서의 열정과 소중한 추억을 담은 '울산의 추억'으로 마무리된다. 이런 만큼 시민들도 오랜만에 여유를 갖
해돋이 전, 동이 트면서 비치는 빛줄기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안정감을 준다. 짙은 코발트블루가 점차 검붉은 주황색으로 바뀌면서 잠들어 있던 수평선이 깨어난다. 하늘은 서서히 밝아지고, 구름이나 공기 중 작은 입자들로 인해 산란되는 빛은 고요하게 주변을 물들인다. 경주 단용굴은 몇 번이나 출사를 간 곳이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해송들이 어우러져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에 있는 주상절리도 마찬가지다. 이 두 곳에서는 썰물 때와 해 뜨는 시간이 잘 맞아야 한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바위의 섬세한 부분을 담을 수
소설이든 수필이든 시든 책 속에는 사람이 있다. 참 다양한 삶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같은 삶이 없다. 어떤 삶은 응원을 하게 되고, 어떤 삶을 보면서는 화가 나기도 한다. 주인공의 삶에 감정이입이 되는가 하면, 살면서 만나질까 두려운 인물도 있다. 수기를 읽을 때면 공감과 외면이 더욱 선명해진다. 대개가 고난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환희가 내 일처럼 느껴지고,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과정에 무릎을 치기도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은 지역의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을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발굴과 기업의 인건비 부담 경감을 통해 청년과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울산은 특히 지난해 해당 사업 수행 성과를 인정받아 광역시 부문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행안부 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실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추진에 따라 울산시는 지난해 시 사업 97명, 구청 사업 45명 등 총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에서 미세먼지 관리 위반사업장 47곳이 적발됐다. 낙동강환경청이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기간 동안 환경법 위반 사례를 단속한 결과다. 대부분 배출시설을 허가받지 않았거나 훼손된 배출시설을 방치한 사업장들이다. 안 그래도 주민들이 미세먼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마당에 일부 사업장들이 미세먼지를 무단 배출하고 있다니 기가 찬다. 모든 시민들이 미세먼지 걱정 없이 보다 쾌적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관련 당국이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대기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환경부는 매년 초미세먼지 농도가
겹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의 절정, 계절의 변화무쌍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바라는 삶을 위해 다람쥐 쳇바퀴처럼 사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고 있으며 나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그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한 달 전부터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 쓰기 프로그램을 맡았다. 남녀 40~70대로 나이는 다양하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망설임이 따르지만, 나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 생각했다. 첫 시작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안전을 강화하는 사업이 전국에서 본격화된다는 소식이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이 시행된 2020년 이후에도 관련 사고가 줄지 않고 있는 데다 후속 대책은 늦거나 미미한 때문이다. 실제 스쿨존 사고가 날 때마다 반짝 관심을 갖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경각심이 무뎌지고 관련 사업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여전하기에 하는 말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어린이 보호에 말뿐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해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상당수 학교 주변 스쿨존에서는 과속 난폭
평생 검도를 생활스포츠로 즐기던 지인이 검도대회에 출전했다가 중상을 입었다. 근육에 무리가 생겨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마음은 여전히 한창 때 같은데 몸이 못 따라주는 것 같다고 했다. 하루 2만보를 걸으며 근력 자랑을 했던 또 다른 지인은 최근 횡단보도 신호를 보고 뛰다가 돌부리에 걸렸는데 안 넘어지려고 버티다가 종아리 힘줄이 끊어져 깁스 신세를 지고 있는 중이다. 뼈에 힘줄이 붙어 있는데 젊었을 때처럼 탄력성이 버텨주지 못하기 때문에 힘줄이 뼈에서 찢어져 분리되었다고 했다. 근력이 강하면 체력에는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 22대 총선도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집권 여당의 초라한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다. 선거 패배의 원인에 대해 여러 억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과 고집이 민심을 잃었다든가 또 여당이 조직적이지 못한 읍소전략이 통하지 않았다는 등 많은 해석이 분분하다. 죽은 자가 말이 없듯이 패배자는 말이 없다. 그러면 선거 패배의 원인을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은 야당의 끈질긴 네가티브 전략이 민심 이반의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 총선의 본래 취지는 각 당과 후보의 면면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
2007년 10월, 일본 구마모토성에서 '한일 우정의 콘서트'가 열렸다. 현지 무궁화 모임 회원과 주민 수천 명이 함께했다. 2010년 4월 26일 울산시와 구마모토시는 400여 년의 구원을 넘어 우호 협력 도시 약정을 체결했다. 아직도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특히 구마모토는 울산 사람들이 포로로 잡혀간 원수의 땅이며 임진 전쟁의 선봉장이자 울산에 큰 상흔과 악몽을 남긴 가토 기요마사의 영지로 그를 영웅시하는 곳이다. 지금도 울산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데 구마모토성(城) 축성에 동원된 노동력과 기술자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기록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 사십 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써온 사람도 있고, 읽은 책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독서록을 써온 사람도 있고, 금전출납부를 오랫동안 적어 온 사람도 있다. 삶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19세기 사람을 요즘 세상에다 옮겨 놓으면 심한 현기증을 느낄 것이다. 생각이 변화를 좇아가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시대를 살아도 삶의 속도는 제각각이다. 농촌보다는 도시의 속도가 빠르고 늙은 사람보다는 젊고 활동적인 사람의 삶이 빠르다. 순간순간 배우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조선산업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선박 건조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선박 블록과 각종 기자재의 공급을 맡고 있는 사외 협력사의 기대 또한 남다르다. 이에 부응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울산 본사에서 6개 사외 협력사와 '협력사 토탈 솔루션 지원사업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서에는 협력사 경영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협력사의 경영을 돕는 동시에, 공급망을 안정화함으로써 조선업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조선업 전체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조치라해도
오늘이 54번째 맞이하는 '지구의 날'이다. 이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지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지정, 기후변화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범국민 실천 운동을 해마다 펼친다. 올해 지구의 날 구호는 '우리의 탄(소중립) 생(활실천), 오히려 좋아!'다. 탄소중립 생활 실천이 불편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지구를 위하는 동시에 탄소중립 포인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단하 화상이 혜림사에서 추운 날을 만나 목불(木佛)을 태워 추위를 막았다. 주인이 와서 꾸짖자 단하 화상이 말했다. "다비를 해서 사리를 얻으려던 참이었소" "나무토막에서 무슨 사리가 나오겠소?" "그렇다면 어찌 나를 꾸짖으시오?" 주인은 이로 인해 앞 눈썹이 몽땅 빠져 버렸다. 흔히 말하는 단하소불(丹霞燒佛)의 고사로, '조당집' '단하 화상' 조에 전하는 이야기다. 단하 스님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나무로 된 불상을 태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스님이 불상을 태우다니, 이건 너무 막된 행위가 아닌가? 절의 주지 스님의 눈에도 당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