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은빛 물결 위에서 즐기는 조정 스포츠는 울산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석양노을을 배경으로 고요한 물결을 가르면, 청둥오리 무리들이 동양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를 감싸며 날아오른다. 14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드는 울산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외지에서 오신 교수님들이 입버릇처럼 퇴직 후에는 울산에 꼭 살고 싶다고 한다. 이런 울산을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의 탈울산을 해결하기는 쉽지가 않다. 일자리, 도시 인프라 개선, 청년과 여성 친화적 환경 조성 등 모두가 거대한 담론들이다. 울산은 그 어느 때보다 창의
출입문에 '당기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문을 열었다가 지나는 70대 행인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50대가 항소심에서 벌금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뉴스가 있었다. 작은 일이 크게 확대되어 전과자가 된 것이다. 백화점이나 영화관 복도를 지나가다 보면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중간에 문이 열릴지 모른다며 열리는 문의 공간을 바닥에 그려 놓은 곳이 많다. 문은 불투명하기 때문에 문을 밖으로 열 때 밖이 안 보이는 것이다. 이 사건은 이런 사고를 일으킬 소양이 다분했던 사람이 재수 없게 드디어 사고로 실체화
연말연시면 으레껏 사랑의 나눔 캠페인이 시작된다. 올해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8일 시청 마당에서 '기부로 나를 가치있게, 울산을 가치있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희망 2024 나눔캠페인' 출범과 함께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가졌다. 이번 나눔캠페인은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총 72억 5,000만원을 목표로 성금 모금 활동을 집중 전개하게 된다. 또 캠페인 기간동안 모금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사랑의 온도탑'의 눈금이 1도씩 올라간다. 하지만 올해는 나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걱정이다.
학교폭력 사안조사를 교사 대신 전직 경찰 수사관에게 맡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 산하 '학교 폭력 제로센터'에 2,000명 안팎의 전직 경찰 수사관을 배치해 학폭 조사 업무를 이관받아 처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전담경찰관(SPO)의 1인당 평균 담당 학교 수를 현행 12개에서 10개로 조정하고, 인력 200여명 증원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교사의 업무 부담이 줄고 조사의 전문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사실 그간 교사들은 혼자 피해·가해·주변
11월 중순에 서울 갈 일이 있었다. 상경하기 직전 며칠 간 무척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에 있는 딸들이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오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애들 당부대로 안 입던 내의까지 챙겨 입고 폴라 티까지 입고 갔었다. 예보와 달리 그날은 봄날처럼 포근했다. 종일 갑갑한 채 다녔다. 기온 변화가 극심해서 생태계가 이상 현상을 보이는 것이 어제 오늘은 아니다. 낙엽 지는 늦가을에 장미가 만발하고 진달래며 철쭉도 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철모르고 핀 꽃들과 날아든 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얼어 버렸다. 이런 현상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과학책 속에서 배울 때 동물은 뇌를 가지고 있어 식물과 다른 점이라고 배웠다. 움직임이 있을 때 뇌는 존재하고 발달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인간의 뇌도 마찬가지다. 50세가 넘으면 뇌 안의 해마 부피가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걷기를 부지런히 하는 사람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부피가 줄어들지 않아 기억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공부를 잘하려면 운동을 해서 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의사, 과학자도 많다. 뇌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몸을 쓰면 근육만 좋아지는 줄 알았다. 이제는 바뀌었다. 몸을 쓰면 뇌도 함께 좋
내년도 초등학교 취학 통지서 발송과 예비 소집이 이달 시작된다. 아직 행안부에서 취학 대상 아동의 정확한 숫자를 집계한 것은 아니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생부터 출산율이 급감하며 출생아 수가 뚝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40만명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안그래도 2016년생이 입학한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의 경우 40만 1,752명으로 40만명을 겨우 넘겼는데 2017년 이후 저출산의 심각성이 더 심각해져 30만명 선을 사수하지 못하는 것도 이젠 시간문제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속수
청년의 주거 안정은 우리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도록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동안의 청년 주택 정책은 '내 집 갖기'를 위한 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미혼 청년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20년 기준 81.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혼인 연령이 속한 30~34세 청년도 56%는 결혼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이 혼자 사는 이유로는 '직장 때문'이 55.7%로 가장 많았다. '독립 생활'(23.6%), '학업 때문'(14.8%)
새로운 이동수단으로써 개인형 이동장치가 대중화됨에 따라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개인형 이동장치(PM)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인용 교통수단으로, 개인형 이동장치의 일종으로는 전동킥보드가 대표적이다. 전동킥보드는 시속 25㎞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아니하고 차체 중량이 30㎏ 미만인 것을 말한다.안전상의 문제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 중 대다수가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여러 명이 탑승하는 등 위험천만한 주행을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교육부와 통계청이 최근 '2022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 진로·진학 학습 상담(컨설팅)에 참여한 학생의 사교육비는 한 달 평균 9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으로 환산하면 108만원이다. 한 달 단위로 보면 금액이 적어 보이지만, 대부분 학생이 수시·정시모집 지원을 위해 단기 컨설팅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회당 사교육비는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3 논술 사교육비 초중고 최대…공교육 제대로 작동 안 된단 방증이와 함께 지난해 고3의 월평균 논술 사교육비는 33만원으로
빛과 어둠이 다투는 미명의 시간, 어둠은 물러나지 않을 듯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동이 트는 건 어떻게 막을 수 있나?어김없이 찾아오는 불멸의 진리를 오늘의 태양은 또 말해 줍니다.지금이 가장 좋은 때,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닐 수 있다.삶은 계획한 대로, 생각한 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미지의 여행길 같은 인생, 다만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맞이하는 무한반복의 시간이다.일상이 쌓이면 일생이 되고 그 수많은 이야기는 서사로 펼쳐지는 것이다.올해도 빠르게 지나가 버린 순간들 속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삶의 생기를 잃을 때면 산행을 하거나 여행을 하곤 한다.먼저 산행은 땀의 진실을 일깨워 주는 맛에 즐겨하는 편이라 생활의 일부가 됐다. 짧은 산행이든 긴 산행이든, '혼산'은'혼산'대로 동반산행은 동반산행대로 즐거움이 있다.다만, 뭔가 일상에 새로운 열정을 불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반면 일 년에 한두 번 하는 여행은 어떤가.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람도 좋고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새겨 주는 자연은 더욱 좋다.무엇보다도 여행의 동반자와 함께 만드는 모든 순간이 행복으로 다가온다.그리하여 삶의 활력이 필요할 때면
라디오를 듣다 보면 저마다의 사연이 어찌 그리 많은지…. 이런 늦가을이면 라디오를 틀어놓고 밀양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구불텅한 옛길을 넘으며 혼자 호사스러운 여행을 즐기곤 한다. 천황산, 가지산을 타고 흐르는 붉은 단풍잎도 좋고, 가지가 부러질 듯 위태로운 나무에 매달린 태양 빛 닮은 사과는 꽃보다 더 아름답다. 바이올린 연주가 마치 유자색처럼 은은하고, 거기에 이어진 독자의 사연이 마음을 더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다. 사연인즉, 둘은 여고 시절 같은 반 친구였지만 그저 데면데면 지내던 사이였다. 그런데 그해 가을, 버스로 수학여행을
연말에도 울산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 '물가 인상'과 높은 금리로 인한 '이자부담'에 체감 경기가 나빠진 탓이다.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울산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째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덩달아 공공요금과 농산물 가격 상승, 국제유가까지 요동치면서 물가 전망을 올려놓은 탓이 크다. 소비자들의 경제 전반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음은 당연해 보인다. 문제는 내수활력 회복이 요원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이 뿐이 아니다. 울산지역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2조원을
예방접종은 감염병을 예방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과거 영유아 중심의 예방접종이 주로 강조되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환경 변화로 인해 성인 및 노인에 대한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중요함에도 예방 접종률은 영유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성인에게 필요한 대표적인 예방접종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매년 겨울철에 유행하여 고열과 함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발열(38℃ 이상),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의 전신 증상과 함께 인두통, 콧물, 코막힘 및 기침 등이 인플루엔자의 흔한 증상이다. 모든 성인에게
"그건 선생님이 잘못하신 것 같네요."라는 ㅇ의 지적을 받으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너무 예민한 거 아닌가요?" 오히려 상대에게 날을 세웠다. 나름의 방어기재다.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며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줄 근거를 찾아 중언부언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ㅇ의 말이 맞다.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면서 아주 천천히 아주 조금씩 생각을 틀게 된다. 그 과정이 사실 쉽지 않다. 가끔은 안 되기도 한다. 그건 나의 오랜 가치관이나 습관의 한 부분을 부정해
책을 읽다가 덮어버린 경험이 있다.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책은 읽기가 힘이 든다. 필자의 책이 출간되고 난 뒤에 듣는 공통적인 이야기가 '가독성'이 좋다는 말이었다. 즉 책장이 잘 넘어가고 읽기가 쉽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그 내용조차 가벼운 것이 아니다. 필자의 실패한 이야기가 그 책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가독성이 좋은 이유는 꼭지마다 하나의 스토리가 들어있어서다. 스토리가 들어있기에 읽기가 쉽고 책장이 잘 넘어간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를 비롯한 베스트셀러 반열에 있는 책의 공통점은 스토리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를 위해 현장 감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7일 '2023년 울산지역 취약계층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울산지청의 이번 근로감독은 청년·외국인·여성·장애인·건설노동자 등 취약계층이 다수 고용돼 근무하고 있는 사업장 97개소를 대상으로 행해졌다. 눈에 띄는 부분이 적발된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다. 대부분이 사업주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기초노동질서가 아직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근로계약서상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조건(임금, 근로시간,
노후생활의 불안정으로 인해 사회적 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최근 공개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노후 준비 진단과 거주지 선택 조건' 보고서는 이같은 맥락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따르면 은퇴 후 최소 생활비는 평균 월 251만원, 여행·여가 활동·손자녀 용돈 등에도 지출할 수 있는 적정 생활비는 월 369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같은 조사 당시 결과와 비교하면 최소·적정 생활비가 각 76만원, 106만원 늘었다. 하지만 현재 가구 소득과 지출, 저축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조달할 수 있는
지난 봄 지방 패키지여행 때 알게 된 여성 한 분이 있다. 귀경 후 서로 연락하자 하여 그분이 주도하는 모임에 두 번 갔었다. 인사동에서 만났다. 전업주부가 주류로 10명 가량이 나왔다. 사람들도 순하고 좋아 보였다. 두 번이나 봤으니 그만하면 얼굴은 알겠다, 단톡방에서도 서로 답신이 오고 갈 줄 알았다.그러나 나를 소개한 한 분을 빼고는 내 카톡 글에 전혀 답신이 없었다. 자주 문자를 올리라는 독촉을 받았으나 남자가 별로 할 말도 없어 매주 신문에 연재 되는 내 칼럼만 올렸다. 물론 답신이 없었다.이 단톡방에는 이른 새벽부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