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으로 맞붙은 올해 대통령 선거가 추석연휴를 분기점으로 중반전에 접어들 태세다. 이번 대선 상황은 마치 2002년 대선을 보는 것처럼 유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람과 주변인물은 바뀌었지만 정치 공학적으로 볼 때 선거판이 흡사하다. 시간여행을 하는 듯 한 대선판세는 흘러가는 모양도 유사하다. 2002년 당시 한나라당은 굳건한 이회창 대세론을 앞세워
3인3색. 대권도전의 선수가 정해졌다. 좌와 우, 중간쯤 되는 세 명의 주자들이 레이스에 나섰다. 한 사람은 제법 앞서갔고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뛰어들었다. 객관적 사실로는 그렇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번 대선에 나선 세 명의 주자는 이제 출발이다. 상대 없는 경쟁은 의미가 없다. 상대가 정해지고 정체성이 드러나야 진정한 승부다. 이념이든 정책이든
대한민국의 지난해 총 사망자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라는 보도가 있었다. 암 사망률이 7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가운데 지난 10년간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무려 119.9% 급증했다니 놀랍다. 하루 평균 43.6명이 자살하는 대한민국이지만 정치판은 내일을 이야기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이야기 한다. 부모덕에 딱지 아파트에 살았던 인물이 서민의 고통을
대한민국이 성도착증에 빠졌다. 뻘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인터넷을 뒤지는 남자들과 이들을 가려내려는 경찰이 한 달 동안 쫓고 쫓기게 됐다. 경찰은 넥타이와 츄리닝을 가리지 않고 눈빛이 느끼하면 잡아 세운다. 비상근무령에 상시 감시 시스템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성도착증 환자들을 가려낼 태세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에 발생한 나주 여아 성폭행이나 통영
고려는 통일신라의 폭정을 거부하고 탄생한 왕조다. 왕조의 성립 과정에서 주요 거점의 호족 세력과 연합할 수밖에 없었던 왕건은 불교를 호국정신으로 삼고 문신을 우대했다. 칼로 잡은 정권의 뒷덜미는 언제나 불안하기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왕건이 선택한 것은 문신의 우대와 문치 중심의 국정이었다. 왕건은 전란에 지친 백성을 다독이고 쉬게 하는 정치를 펼쳤
안철수 현상이 막바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이다. 서울대 학위수여식에 등장한 안철수 원장은 전에 없이 밝은 표정으로 보도진에게 자신의 명함을 돌렸다. 그 자리에서 그는 "곧 모든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마치 약속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한참이 지난 후에야 뒤통수를 긁적이며 한마디 하는 모양새다. "야,
막가는 세상이다. 백주 대낮에 칼부림이 벌어지고 뜬금없이 폭행을 당한다. 유용한 족쇄라 믿었던 전자발찌는 장식용 싸구려 팔찌마냥 효용성이 떨어졌다. 급기야 소주 한 병에 발찌를 망각한 변태가 30대 주부를 난자했다. 아내 잃은 남편의 오열이 조간신문에 시커먼 눈물방울로 찍할 무렵, 바다 건너 일본의 새파란 정치인들이 오장육부를 뒤집는 말을 쏟아낸다. 성도착
세기의 대결인 런던올림픽 한일전에서 완패를 당한 일본이 화끈한 분풀이 대상을 찾았다. 야스쿠니 신사에 절을 올린 우익세력들은 주일 한국대사관으로 몰려갔다. '조센진 물러가라'를 외치고 '이명박 대통령은 예의를 갖추라'고 악을 쓴다. 며칠 전 벽돌을 던지는 사건도 있었다. 우리의 광복절인 8월 15일, 그들은 패전일이다. 그들의 왕이 항복을 선언한 굴
강력한 군사력은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특히 중세시대 동북아 정세하에서는 군사력이야 말로 국가의 존립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문제였다. 지금의 사정으로 보면 한 국가의 군사력은 정보전에 의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중세시대는 달랐다. 북방의 패자인 몽고가 기마부대를 앞세워 중원을 공략하고 금을 치고 고려를 먹으려 할 때 고려로서는 대항
까놓고 이야기해보자. 우리 사회는 막말이 넘쳐흐른다. 애써 귀를 쫑긋 세우지 않아도 그년이든 그놈이든 욕설과 막말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다. 인터넷과 SNS에는 한국어로 표현 할 수 있는 풀 버전의 욕지거리가 넘쳐나고 공중파와 케이블은 새로운 욕과 막말을 창조하고 리모델링 한다. 이런 우리 사회에서 '그년'이 도마에 올랐다. '그놈'과
딱한 일이다. 여야 모두가 대선을 앞두고 경선레이스를 펼치고 있지만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이유야 많다. 고만고만한 인사들이 대권욕을 안주머니에 숨기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외치니 정작 국민은 등을 돌린다. 지루한 룰 싸움으로 경선 시작부터 집안싸움을 하는 꼴은 여야 모두가 원죄를 안고 있다. 그러니 핑계를 안철수로 돌린다. 링 밖에서
이번 주말, 런던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 한 때 지구의 중심이던 대영제국의 심장, 런던은 이번 하계 올림픽 유치로 지구상에 유일한 세 번의 올림픽 개최 도시가 됐다. 지구촌에서 올림픽은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약소국가들은 엄두도 못내는 올림픽 개최는 그 자체로 국력의 상징이 됐고 개최 국가는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자국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
울산은 근대 50년의 역사로 세상에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울주'라는 이름이 부여된 지 1,00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역이다. 울주 정명 1,000년을 눈앞에 둔 사실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한반도 문화의 서막을 알리는 반구대암각화부터 신라 문화와 또 다른 차별성을 가진 울산문화권의 오래된 역사는 물론, 정명 1,000년의 기록까지 가히 역사 문
왕이 죽었다. 왕이 죽자 왕비가 따라 죽었다. 왕이 죽고 왕비가 따라 죽는 일련의 과정은 이야기다. 왕이 죽었다는 사실관계는 건조한 보도에 불과하지만 '따라' 죽은 왕비에게 사람들은 귀를 쫑긋 세우기 마련이다. 왕비의 죽음 뒤에 은밀하게 감춰진 것은 가족사일수도 있고 권력의 암투과정이 곰팡이처럼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그 궁금증은 곧바로 죽은 왕의 뒤를
현대차가 또다시 파업 회오리 속으로 들어갔다. 지난 11일 실시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열 명 중 일곱 명이 파업쪽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현대차노조는 오늘 오후 예정된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그동안 힘들게 쌓아올린 3년 연속 무분규라는 공든탑을 스스로 허물어버리게 됐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열 명 중 일곱 명이 파업을 택했다면 '압도적'이라는
울산 장생포가 다시 고래사냥의 전진기지가 될 모양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1986년 이후 금지해온 포경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는 아예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에서 포경 계획을 제출하면 승인을 받는 절차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과학연구용 포경'을 명목으로 고래잡이를 계속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절차가 필요
선수시절 온 몸의 에너지를 경기를 위해 충전한 프로는 끝이 외롭다. 최선을 다했으니 열정만큼 세상의 인심이 함께해야 마땅하지만 세상사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프로야구 선수 이야기지만 최동원이 그렇고 장효조도 그랬다. 현역에서 물러나 코치도 하고 감독도 했지만 최동원 감독이나 장효조 코치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사지를 우주로 펼칠 듯 기이한 동작으로 강
새누리당이 대선 전초전의 인테리어 때문에 야단이다. 소박하게 현상 유지를 고집하는 친박계와 가능한 대출을 받아서라도 화려하게 꾸미려는 비박계의 기싸움이 집안을 거덜 낼 태세다. 원칙를 지키자는 쪽과 원칙도 변할 수 있다는 쪽의 싸움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룰의 전쟁'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전쟁은 아니다. 전쟁이라는 게 쌍방의 이해가 맞
웃지 못 할 일이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를 지내고 여섯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치인이 사상검증의 도마에 올랐다. 제도정치를 거부하고 김일성 사랑으로 밤을 지새운 운동권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은 그들의 정당에서 제명당했다. 20여 년 전, 말간 얼굴로 판문점을 넘어왔던 '원조 국민여동생'은 야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종북논란'에 휘말렸
어제 울산에서 태화루 복원을 위한 기공식이 있었다. 오늘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대곡천 암각화군 보존을 위한 국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태화루 복원과 암각화군 학술세미나가 비슷한 시기에 열린 것은 우연의 일치지만 두 가지 사안 모두가 울산의 역사와 전통을 복원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태화루의 복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가지다. 과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