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을 장롱에 감춰두던 시절을 지나 이젠 은행에 넣어두면 안전하고 이자까지 주니 신뢰감이 생겼다. 그렇게 은행은 늘 고맙고 믿을만한 존재였다. 그런데 요즘, 목돈을 굴리려는 노인들이 은행 PB(프라이빗뱅킹) 직원 권유에 따라 주가연계증권(ELS : Equity Linked Security)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보게 생겼다는 뉴스로 난리다. 홍콩지수가 반 토막이 나서 역시 여기 가입한 ELS 고객의 돈도 반 토막이 난다는 예상이다. 증권시장이 한창 호황을 누리던 왕년에는 직접 증권투자도 해 봤으나 개인투자자들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갈수록 비관적이어서 걱정이다. 현재 경기 판단과 향후 경기 전망 모두 하락추세인데다 임금 수준 전망치는 낮고 반대로 물가수준 전망치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서민가계 재정 상황은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생계급여 등의 선정기준을 완화해 보장성을 강화하고, 고립·고독사 위험군 등 새로운 취약계층을 발굴해 지원해야하는 이유다. 최근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를 통과한 '제3차 사회보장 기본계획'(2024∼2028)과 '제1차 사회서비스 기본계획'이 이를 대변한다. 이번
최근 울산의 모 중학교에서 '사설토토'라고 불리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쓸 돈을 구하기 위해 투자 명목으로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해 학교폭력으로 이어져 학교전담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례가 있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2년도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박을 처음 접한 평균연령은 11.3세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10명 중 4명은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도박의 가장 큰 문제는 마약처럼 쉽게 중독된다는 점이다. 12월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도박중독으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은 65명에
뚜껑을 열자 동그랗게 말린 종이들이 쏟아진다. 거실 바닥은 금세 다양한 색실로 묶은 메모지로 가득 찬다. 12월 31일, 유리병에 차곡차곡 적립해둔 한 해 동안의 기억들을 펼쳐보는 순간이다. 기억의 사전적 의미는 과거의 사물에 대한 것이나 지식 따위를 머릿속에 새겨두어 보존하고 되살려 생각해 냄을 말한다. 요즘은 기억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고, 치매예방을 위해 뇌를 자극하는 실험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크게 변화가 없는 삶이면서도 늘 외줄 타 듯 긴장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즈음이었다. 문득, 나만의 비밀스런 이벤트
'달빛어린이병원'은 18세 이하 어린이 환자가 평일 야간이나 휴일에도 제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 내 병의원 중에서 지정해 운영하는 공공 어린이병원이다. 전국 13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총 57곳을 운영 중이지만, 울산 등 4개 지자체에는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아이가 밤에 급하게 열이 오르거나 배앓이 할 때 마땅하게 찾아갈 병원이 없다. 어렵게 찾아간 일반병원 야간 응급실에서는 소아 전문의가 없어 다른 지역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울산 북구 지역 학부모 10여 명으로 구성된 '달빛어
상가는 물론이고 주택가까지 침투해 무차별적으로 뿌려지고 있는 명함형 전단지로 인해 도심이 몸살을 앓고 있다. 주로 오토바이를 타고 시가지와 골목길을 가리지 않고 살포되고 있어 상인이나 행인들은 짜증이 날 정도로 불편하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명함형 전단지들이 단순히 도시미관을 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단지들이 대부분 선정적이거나 불법 사금융을 유도하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선정적인 내용들은 청소년들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부업과 관련된 전단지는 과도한 이자를 노리는 것들이어서
나 홀로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혼밥, 혼술, 혼영, 혼행 등 '혼자 하는 활동'을 일컫는 신조어가 유행이 된 지 오래다. 유명인들의 솔로 라이프를 보여주는 TV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야말로 1인 가구 전성시대라고 할만하다. 올해 실시된 울산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시민 1,286명을 대상으로 한 인구정책 수요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41.3%가 “결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 필요성을 못 느낀다"라고 답했다. 나아가 미혼 응답자의 35.8%가 “결혼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우리
울산 토박이들이 태화강을 '태홧깡'으로 발음하는 것을 종종 듣곤 합니다. 그들에게 태화강은 울산의 산업화와 무분별한 개발사업, 그리고 각종 오·폐수의 유입으로 인해 오염되기 이전의 맑디 맑았던 모습으로 기억되더군요. 그러니까, 지금처럼 생태의 강으로 되살아나기 훨씬 전, 자연하천 그대로의 태화강 본래 모습 말입니다. 이미희 작가의 시 '벌거숭이 태화강'을 읽다 보면, 어릴 적 맨발로 뛰어놀던 강가 모래밭, 작은 늪, 수초와 나무뿌리 가득하던 아름다운 강변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태화강이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롯한 살아있는
시민들이 미세먼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제 어색하지가 않다. 세계보건기구가 2013년 부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미세먼지가 담배 연기나 석면처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과 함께 심혈관·피부·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건 왠만하면 다 아는 일이다. 생활의 불편 수준을 넘어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많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상급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어떻게 학습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지가 고민일 것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유명한 선생님을 통해 과외학습을 해도 올라가지 않는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그런데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학습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뇌가 편안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학습에 흥미가 생기며, 독서 습관이 자연스럽게 길러질 수 있다. 우리가 돌밭에 씨 뿌리고 비싼 거름 주고 아무리 물을 줘도 열매를 맺기가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서양화가인 친구가 전시회를 한다기에 들뜬 마음으로 찾아갔다. 큰 화폭을 다 채운 강렬한 푸른 채색 너머 형형색색의 간결한 붓 터치가 조화롭게 그려져 있었다. 조명아래 그림은 마치 이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듯, 살아 움직이는 물결처럼 출렁거렸다. 조선 후기 문장가 연암 박지원이 대륙의 광활한 요동벌판을 보고 크게 한바탕 울어볼 만한 터라고 명명한 '호곡장(好哭場)'처럼 그림의 문외한인 나에게도 그 감회가 다가왔다. 어떤 사물을 함께 보았다고 해서 같은 감동을 받는 건 아니다. 자기만의 시선과 해석을 통해 각자에
울산시의 '자동차 부품산업 디지털 혁신전환 프로젝트'가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50+'에 최종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레전드 50+'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오는 2027년까지 국내 경제에서 비수도권 기업이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다. 이는 지방정부와 혁신기관이 주력산업 육성과 관련된 특화 분야를 자율 선정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주력 산업군을 육성해 중소기업 중심의 탄탄한 지역경제 구조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번 선정 소식에 지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또 다시 내년 2월까지 연장된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변동성에 대응하고,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이달 들어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75달러까지 떨어져 앞서 유류세 연장을 결정했던 지난 10월 90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지만 그동안에도 유가가 안정되는 줄 알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상승세로 돌아서는 상황이 많았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사실 유류세 한시 인하는 지난 10월과 그 이전에도 몇 차례 실시한 적
『공룡 놀이터』를 활짝 펼치면, “할머니, 나, 진짜 탄다." 율이는 벌써 열 번째 미끄럼틀에 앉았다 일어났다 하고 있어요. 미끄럼틀에서 내려가기가 무섭거든요. 할머니가 열심히 응원해 주시지만 도무지 용기를 낼 수 없어요. 어쩔 수 없이 다시 미끄럼틀에서 내려온 율이는 세찬 바람에 그만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놓치고 말아요.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누구냐고요? 율이가 가장 아끼는 공룡 인형이에요. 놀이터 안을 뒤지며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찾고 있는 율이 앞에, 아르젠티노사우루스가 나타나요. “같이 찾아볼까?" 하면서요. 아르젠티노사우루스를 만나자
울산 시민의 더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과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울산경찰청이 공동주택 내 경찰 정책홍보 게시판을 시범 운영한다. 울산경찰청은 SNS 등 온라인을 활용한 시민 눈높이의 다양한 치안정책을 홍보하고 있으며 나아가 주요 치안정보를 남녀노소 누구나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홍보채널을 운영하며 신속·정확하게 경찰정책을 홍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이상동기 범죄, 강력범죄 예고 등 다소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건들이 여럿 있었던 탓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울산경찰청의 정책홍보 게시판은 울산 시민의 평온한
는개가 부슬거리는 날, 석남사를 찾았다. 석남사는 신라 헌덕왕 16년에 도의국사가 처음 세웠다고 전한다. 가까이에 있는 절이라 생각날 때면 들르곤 한다. 여느 날처럼 어깨 물리치료를 마치고 나자 문득 산사의 향기가 그리워지는 것이었다. 차를 몰고 석남사로 향했다. 흐릿한 하늘에는 가늘게 비가 날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지산 석남사'라 적힌 산문 앞에 선다. 오른쪽으로 안내소와 '휴휴정'이 있다. 이름처럼 휴휴정은 행인이 쉬어가라는 장소다. 산문 오른쪽으로는 수령이 250년가량 되는 노거수인 소나무가 자리하고
올 3분기 한국의 출생아 수가 5만 명대로 떨어졌다는 암울한 소식에 이어 결혼 1~5년차 신혼부부가 100만쌍 문턱까지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와 우려를 더한다. 특히 초혼 신혼부부 가운데 자녀가 없는 비중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고 하니 사회 전반에 큰 충격파를 몰고 올 것이 분명해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출생아 수는 5만6,794명으로 1년 전보다 11.5% 줄었다. 이 가운데 9월 출생아 수는 1만8,707명으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였다. 1년 전보다는 무려 14.6% 줄어 감소율도
문수체육공원에 숙박시설과 함께 청소년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될 계획이라고 한다. 문수체육공원은 축구장 야구장 수영장 테니스장 양궁장을 갖춘 울산의 스포츠 메카다. 호수공원을 끼고 있는 주변 환경은 사계절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우선 문수야구장 외야 잔디석 위쪽에 유스호스텔 건립 계획을 밝혔다. 유스호스텔이라면 청소년들이 자연과 어우러진 야외활동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저렴한 숙박시설을 뜻한다. 하지만 울산시는 숙박 기능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야구가 있는 날 뿐 아니라 없는 날에도 언제든
올해 80세가 된 동네 선배를 1년 만에 만났다. 아직 작은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외모는 비슷해 보였는데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서 가까이 가야 얼굴을 알아 볼 정도라고 했다. 그 정도면 시각장애인 수준이다. 약시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 문자를 최대한 키워서 바짝 대고서야 겨우 읽고 노래방에 가면 모니터에 바짝 다가서야 가사를 읽을 정도다. 당연히 운전도 못하고 택시로 출퇴근한다고 했다. 직원들 결재 서류도 구두로 보고하면 사장이라고 되어 있는 칸에 겨우 사인을 한단다. 출근해서 마땅히 할 일도 없지만, 집에 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동절기에 자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탄가스를 사용하던 1980년대와 90년대 시절 자주 발생하던 것이 최근에는 동절기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9부터 2021년까지 3년간 119에 신고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총 471건이며, 이 중 85.1%인 401건이 동절기인 10월부터 3월 사이에 발생했다. 특히 캠핑장이나 차박 캠핑을 하러 온 여행객의 차량이나 텐트 안에서 발생한 중독 사고가 123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