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숙의 민주주의' 시작을 알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안사업을 숙의 과정을 거친 시민이 직접 결정하면서 참여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다. 이후 전국 지자체에서도 찬반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 해결을 위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울산시는 시립미술관을, 부산시는 버스중앙차로제 시행을, 대전시는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을,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을 각각 공론화에 부쳤다. 다양한 논란에 생기기도 했지만 행정이 보다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울주군도 공론화는 아니
사립유치원 비리 공개 사태 파장이 커지면서, 사립유치원과 정치권 유착 여부에 의심의 눈길이 쏠린다. 그동안 울산에서 유아교육 관련 인물이 정계에 대거 진출해 왔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연합회 등도 지역에서 무시 못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최근 지방선거를 통해 사립유치원 관련 인물 다수가 기초의회 진출은 물론 시 임기제 공무원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남구의회에 진출한 A 의원은 남구 야음동 소재 사립유치원장으로 지난 4월까지 활동했다. 같은 당 소속 남구의회 B 의원은 배우자가 선암동 한 사립유치원
최근 사회복지단체에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지면서 '기부포비아'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기부포비아란 기부와 포비아(phobia:혐오증)의 합성어로, 기부금을 유용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기부에 대한 신뢰를 잃고 혐오하게 되는 증상을 일컫는 신조어다.기부금을 개인이나 단체가 유용하는 문제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어금니 아빠' 사건은 큰 충격을 줬다. 딸 친구를 추행하고 살해한 것도 모자라, 희귀병을 앓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모금한 수술비를 실제로는 고급 외제차를 사는 등 호화생활을
"C사가 얼마나 닳고 닳은 회산데, 한번 해보세요. 누가 이기나 해봅시다."최근 경찰 수사를 받는 한 지역주택조합 전 조합장이 고소인들과의 마지막 공식 모임에서 했다는 얘기다. 조합원 100여 명으로부터 받은 계약금 등 90억 원 중 87억을 창립총회 후 불과 두 달여만에 탕진한 결과에 대한 해명을 위해 조합원을 모아놓고서, 그 인사는 저런 말을 했다. 조합원들이 자신들을 고소한 데 따른 대답이었다.이 얘기를 전해 듣는 순간, 뭔가가 울컥 끓어 올랐다. 그리고 최근 지역주택조합 10여곳 조합원들의 비슷한 피해사연 제보를 듣다보니 울
살다보면 예견된 일인데도 적잖이 놀랄 때가 있다. 현대차 3분기 실적을 받아들고 모골이 송연했던 것도 이같은 상황이었다.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져 온 것을 모르지 않는다.다만 현대중공업이 일감 절벽이라는 극한의 늪을 헤메는 바람에 현대차에서 시선을 잠시 떼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그사이 벼랑끝에 놓여 버린 줄은 수치를 보고서야 인지했다.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10년 IFRS(국제회계기준)를 도입한 이래 최저치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다. 또 가뜩이나 시퍼렇게 멍든 국내 주가를 거세게 끌어내리며
4년마다 돌아오는 울산지방경찰청 국정감사가 지난 26일 열렸다. 지역에선 이번 국감에서 울산경찰이 정치권의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올해 6·13 지방선거를 전후로 울산경찰이 벌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 때문일 것이다. 해당 수사는 처음 불거진 당시부터 황운하 청장이 정권과 유착해 치밀하게 기획한 수사라는 등 정치권으로부터 각종 공세를 받아왔다.이에 대해 경찰은 수사 결과로 보여 주겠다 했지만, 결국 주요 피의자 대부분이 무혐의 결론이 나는 등 '용두사미'로 수사가 그쳤다.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한다. 왜 가을은 독서의 계절로 불리게 됐을까.첫 번째는 고사성어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중국 당나라 사상가인 한유가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기 위해 지어 보낸 시에 등장한 말로, 가을밤은 시원하고 상쾌해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다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됐다.두 번째로 신체 호르몬 중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유독 가을에 적어지는 것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고독한 신체와 차분해진 정신 상태는 곧 독
중앙노동위원회가 해고된 울주군시설관리공단 노조위원장 A씨를 원직 복직 시키라는 판결을 내놨다. A씨가 노동조합을 설립 운영한 것이 이유가 됐다며, 공단의 해고처분은 징계권을 남용했다는 게 중노위의 판단이다. 지난 1월 A씨가 해고되고 논란이 시작된 이후 이를 중재하는 기관에서 내린 첫 번째 판결이다.판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중노위의 결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그 효력은 정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공단과 A씨와의 오래된 갈등을 한 번에 풀 수는 없다. A씨는 지난해부터 공단의 노조
아버지는 이사장, 아들은 교장, 며느리는 교감, 사위는 행정실장, 조카와 6촌은 교사. 이쯤되면 온통 친인척이 장악하고 있는 가족 회사다. 채용비리, 성적조작, 학교 돈을 이사장 쌈짓돈처럼 유용한다는 사고가 나거나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최근 울산지역 사립학교 이사장·설립자 및 이사 친인척 채용 면면이 공개되자, 사립학교 사유화 논란이 불거졌다. 지역 사학재단 10여개 가운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사학 인사에서 이사장·이사 및 설립자 '친인척 채용 만연'이 확인된 것이다. 심지어 W학교는 행정직원과 교사 모
지난달 28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가 시행됐지만 시민 반응은 냉담하다. 모든 자전거 탑승자가 언제나 헬멧을 착용해야 하는 법안은 자전거 이용 실태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대다수를 이룬다. 대부분 짧은 시간 간편하게 이동하거나 여가시간을 즐기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집 앞에 슈퍼 갈 때도 헬멧을 쓰고 가야 하나", "공원 내에서 저속 운행하는데 헬멧이 왜 필요하냐"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정 법 시행 하루만인 지난달 29일에는
두 아이를 키워서 인지, 가장 남일 같지 않은 게 의료사고 뉴스다. 울산에도 최근 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조무사가 수년간 710여 차례나 대리수술을 한 것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서에는 '당시 내 수술도 그 사람이 했을 수 있다. 잘못된 결과를 보상하라'는 고소가 들어오는가 하면, 지역 맘까페에선 '내 수술도 혹시…' 우려하는 댓글이 잇따른다. 경찰은 일부 의료계 관행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안타까웠던 건 13개월 유아사망 사고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와 전문기관 의견을 토대로 병원측 과실
최저임금 논란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그 도화선으로 최저임금이 끊임없이 지목되고 있는 탓이다.실제 인건비는 실업률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글로벌 경기 영향으로 한동안 치솟던 제조업 실업률을 자영업자들이 갈아치우고 있다. 2017년 6,470원에서 올해 7,530원, 내년 8,350원으로 2년 새 29.1%나 오르니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게 이들 하소연이다.얼마전 자주 가던 식당 입구에는 '최저임금 문제로 영업시간을 단축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제법 덩치가 큰 이 식당은 10여 년
행정기관이 하나의 사업을 추진할 때는 항상 '보여주기식'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재 중구의 일자리창출 사업 행보가 이런 식으로 전락할까 우려스럽다.민선 7기 박태완 중구청장 시대를 맞은 중구가 가장 최우선하는 게 일자리창출 사업이다. 행사 규모를 줄이면서까지 일자리 사업비를 확보하고, 일자리창출실을 새로 만들기까지 하는 걸 보면 현재 중구가 일자리사업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느껴질 정도다.아직 출발 단계라고 감안했을 때 확실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만 해도 현 시점에서 칭찬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 여
최근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책 '유튜브의 신'. 이 책은 185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이 들려주는 유튜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유튜버(Youtuber)'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정기적으로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을 일컫는다.이러한 1인 크리에이터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소재들을 직접 미디어로 제작해 색다르게 전달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시청자들과 수다를 떨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게임을 하는 것 등
지난달 27일 울산시는 서울에서 울산국회의원협의회와 첫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송철호 시장의 민선 7기 시정 두 달만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특히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직후 개최된 것은 더 아쉬운 대목이었다.이번 자리는 첫 간담회로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여야간 감정 골이 얼마나 깊이 패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울산국회의원협의회 회장인 정갑윤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 자리가 왜 이제야 열리냐"며 간접적으로 송 시장의 무성의를 지적했다.송 시장이 유감을 표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송 시장을 탓할 일만은 아니었다. 간담회가 늦어
얼마 전까지 현대차 광주공장 설립건이 화두였다. 지난달 현대차와 광주시 간의 협약 체결이 무산되면서 한 풀 식게된 이번 논란의 쟁점은 '임금의 하향 평준화'였다.현대차 울산공장을 주축으로 한 노동계는 이른바 '질 낮은 일자리' 창출을 거부하며 광주시와의 협상을 중단했다. 광주시가 청년 대상 생산직 초임 연봉을 1인 당 평균 4,000만 원으로 설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것을 현대차와 협상 과정에서 3,000만 원까지 낮추자 노동계는 업계의 임금을 끌어내리는 꼴이라 했다.완성차 카테고리에만 초점을 두면
산업단지에 둘러싸인 열악한 교육 여건과 통학 불편으로 기피 1호 학교로 꼽히는 세인고(옛 홍명고). 이 학교 이전 문제는 10년 넘게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울산교육계 해묵은 과제다.지난 2011년 천상고로 대체이전이 추진됐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전 이사장의 학사 개입과 해임, 학교부지 매각 논란 등 잇따른 사학비리로 국정감사를 받고 임시이사가 파견되기도 했던 학교라는 불신에서다. 홍명고는 여러 혼란 속에 2013년에는 신입생을 아예 받지 못하는 사태까지 이르렀고, 2015년 교명을 세인고로 변경하며 이미지 개선을 도모
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을 반대했던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지난달 28일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은 개인이 운영하는 공용슈퍼마켓이 대기업 점포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나 SSM은 사업조정제도 등과 같이 법적으로 규제할 방안이라도 있지만, 개인 대형슈퍼마켓은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이는 사실상 개인 공용슈퍼마켓 점주들로 구성된 동구 슈퍼마켓협동조합을 규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에서 150평 이상의 규모로 개인이 운영하는 공용슈퍼마켓은 줄잡아 30여 개에 달
'2018 에이팜(APaMM:Asia-Pacific Music Meeting)'이 오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태화강 대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에이팜'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울산에서 열리는 국제 뮤직마켓이다.'에이팜'은 2012년 시작된 이후 '뮤콘(MU:CON)' '팸스(PAMS)' 등과 함께 한국공연예술작품의 합리적 유통과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국내 무대에서 독창적인 분위기를 발산하며
울산시가 3개월 넘게 중단된 회야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문제의 해법을 찾았다. 양산시에 지불하는 '하수도사용료 위탁징수 수수료'를 줄여 공사를 막고 있는 울주군 웅촌면 주민 보상에 사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현재 울산시가 양산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10%로 5대 광역시 수수료 평균 부담비율 1.9%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매년 5~6억 원씩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증설 공사가 완료되면 수수료도 증가해 1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수료를 조정하는 것에 대해 양 도시가 원칙 합의한 만큼 울산은 매년 최소 수 억 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