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일제히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정보를 지자체 누리집과 위택스 등에 공개했다. 체납자의 이름, 상호(법인명), 나이, 주소(영업소), 체납액 등이 담겼다. 이들은 1,000만 원 이상의 지방세와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1년 이상 내지 않은 자들이다. 명단 공개는 당사자에게 사전 안내 후 6개월 이상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하는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악성 체납자 공개는 결론적으로 조세 형평성과 납세 순응성 면에서 잘한 일로 여길만하다. 울산시 역시 '2023년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재·부과금' 고액·상습 체납
통화 긴축과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가계대출이 경제 규모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부채도 마찬가지다. 줄기는커녕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빨리 불어나고 있어 걱정이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발표된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서 확인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과 가계의 대출은 이달 들어 보름 사이에만 5대 은행에서 다시 2조∼3조원 더 늘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비롯한 적지 않은 기업들이 대출로 위기를 막기에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해석돼 우려가 크다. 오는 30일 열리는 한
공공기관에 민원전화를 걸면, 통화내용이 녹음된다는 안내와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상담사 보호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는 취지의 전화연결음을 듣는다. 카드사, 은행 같은 곳의 콜센터도 반말이나 폭언을 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부터 나온다. 몇 년 전엔 생소했던 “감정노동"이 이제는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전국에 직무상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업 감정노동자는 1,2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인구가 약 2,85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취업인구 10명 중 약 4명은 감정노동자인 셈이다. 업무 중 고객을 대하는 일이 있다면 정도의
지난 17일 사상 초유의 일로 충격과 우려를 준 정부행정전산망 '시도 새올행정시스템'의 마비 및 장애 사태가 19일 점검 결과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부는 밝혔다. 하지만 정상가동 여부는 현장 민원 업무가 재개될 월요일 상황을 봐야 정확히 판단될 것으로 예상된다.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는 전날 오전 재개 후 주민등록발급 등 24만여건의 민원이 정상 처리되는 등 현재까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장애의 원인은 새올 인증시스템에 연결된 네트워크 장비 이상이라는 것도 밝혔다.사실 이번
텃밭을 갈무리한다. 싱그러움도 지나고 탐스럽게 달렸던 과일들과 푸른 채소들도 이제 때가 다 된 것 같다. 텃밭에 남은 농작물이라고는 가을무가 전부다. 이것저것 다해봐도 그나마 괜찮은 것이 무다. 무는 채소 중에서 유일하게 이 밭에서 제대로 수확하는 농작물 중에 하나다. 야심차게 여러 농작물을 심었지만 제대로 수확한 농작물이 없었다. 인물 없는 푸성귀들을 이웃들에게 건네는 것도 조심스럽다. 그나마 무는 자식 농사에 빗대자면 체면치레는 해 주는 셈이다.주말농장을 경작하면서 무슨 전업 농부들의 농심을 따라가겠는가, 그러나 일을 시작한 지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 이름도 예쁜 이 한로라는 절기가 내 관심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얼굴도 본 적 없는 한 마리 새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정확하게 몇 년 전 인지는 기억에 없다. 완성되지 못한 시 속으로 새를 끌어들인 것이 5년쯤 전이니 얼추 그 무렵이 시작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덥고 습한 그해 여름 어느 새벽이었다. 난데없는 새 울음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불면증이 길어지면서 잠에 대해 유난히 예민해져 있던 때였다. 뒤척이다 새벽녘에 겨우 잠든 단잠을 날카로운 새 울음이 깨워버린 것이다. 무슨 새가 저리도 앙칼지게 우는가
꽁꽁 언 추위를 즐거운 유머로 녹이는 유쾌한 이야기 『호박 목욕탕』은 일본 통산 180만 부 베스트셀러 '빵도둑' 시리즈의 작가 시바타 케이코의 신작 그림책입니다. 사이좋은 세 친구인 곰이랑 알파카랑 고양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맛있는 냄새를 쫓다가 커다란 호박 목욕탕을 만나게 됩니다. 목욕탕 앞 간판에는 호박 안에 담긴 수프를 절대 먹지 말라고 적혀 있었지만, 배가 고픈 셋은 달콤한 수프를 배부르게 먹고 맙니다. 하지 말라는 일을 저지른 새하얀 세 동물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줄거리를 보면, 곰이랑 알파카랑 고양이는 매일
'2023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울산대학교가 글로벌 가치를 실현하는 공동체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천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인재·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도시형 오픈 캠퍼스'를 목표로 울산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화학·비철금속과 미래 신산업인 이차전지·바이오헬스·탄소중립·DX(디지털 전환) 등을 성취해 나겠다는 계획이 돋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방·혁신형 융합대학 체제 개편, 정원 조정과 지역대학 간 협력교육 등 대학 장벽 제거,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함께 미래 신산업 대학원 신설, 시공간 초월형 캠퍼스
오랜 시간 수험생들의 마음을 조였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비롯해 학부모와 학교, 교육 당국, 교통·안전 관계자 등 애쓴 모두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 그동안 시험공부를 하느라 잠시도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했던 학생들은 지금쯤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을 것이다. 또 일부는 시험 성적에 실망한 채 자포자기에 빠질 수 있는 시기다.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새롭게 힘을 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수능은 끝났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남아 있다. 대학별 수시전형 논술·면접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현대자동차는 1967년 12월에 설립되어 초창기 기술 전수의 스승 역할을 했던 해외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을 추월하고 지금은 글로벌 TOP3에 우뚝 섰다. 초창기에는 영국 포드사로부터 부품 자재를 KD(knock down) 상태로 수입해서 조립 생산하다가 1975년 한국 최초로 국산 포니를 독자 개발하여 생산하게 된다. 처음 포니를 보고 '꽁지 빠진 촌닭' 같다는 핀잔도 들었으나 이것이 국산 차 대량생산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산방식에 있어 새
들녘이 비워지는 늦가을이다. 까마귀가 전선에 무리지어 앉아 먼 하늘을 우러르는 모습을 보노라면 왠지 처연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잊지 않고 꼭 한 번은 찾아가는 곳이 있다. 누구에게나 퀘렌시아가 있듯이, 나 또한 그런 곳이 있다. 울산에서 경주로 가다가 통일전 사거리에서 좌로 들어가 경주수목원 부근에 이르면 양지촌이 있다. 그즈음 입구에 차를 세우고 호젓한 길을 타박타박 걸어가면 솔숲의 짙은 향내와 바람 소리가 반겨준다. 천년 서라벌의 남산 자락, 돌 하나에도 느꺼운 숨결이 흐르고, 화랑정신이 자락자락 스며들지 않은 곳이
지금은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기술 패권 시대다. 미래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워 신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앞세운 친환경 신산업에 박차를 가할 때 기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특히 순환경제는 새로운 경제질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 중 플라스틱은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15일 SK지오센트릭이 울산에서 대한민국의 순환경제 미래를 활짝 열게 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의 첫 삽을 뜬 것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러시아의 국가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휴전 중인 국가로서 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전국민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지난 10월 24일 북한 주민 4명이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귀순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목선은 길이가 7.5m로 속초시 동쪽 11km 해상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됐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국가정보원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체류 중이고 북한 목선은 양양 해군기지로 옮겨졌다. 북한 목선의 정확한 이동경로는 파악되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는 '1년에 1권 이상 도서를 읽는 사람'을 '독서 인구'로 정의한다. 통계에서는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해 조사한다. 이때 도서는 '교양서적, 직업 관련 서적, 잡지 서적, 생활 취미와 정보 서적, 백과사전, 육아서적'을 말한다. 교양서적은 '과학, 종교, 철학, 문학, 지리, 예술 서적'을 말하고, 교과서와 참고 서류는 제외된다. 이런 뜻에서 보면 독서를 많이 한다는 것과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 상관관계는 있을지언정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아 보인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보
인플루엔자(독감) 환자의 급증세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특히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소아와 초·중·고교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독감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독감 의사환자 발생은 외래 환자 1,000명 당 32.6명으로 일주일 전(18.8명)에 비해 73% 급증했다. 독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런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뜻한다. 이같은 독감 확산세는 과거 겨울철 유행의 증가세가 지금 시작되고 있는 양상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게다가 지금은 코로나19
그동안 물가상승에 대한 경고등이 수없이 켜졌지만 결국 구두선에 그친 셈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급기야 행정력을 동원해 물가 잡기에 나선 배경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서민 체감도가 높은 가공식품에 대해 품목별로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물가 관리를 전담하겠다고 밝혔다. 배추·사과·달걀·쌀 등 농축산물 14개 품목, 햄버거·피자·치킨 등 외식 메뉴 5개 품목, 우유·빵·라면·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9개 등 모두 28개 민감 품목이 대상이다. 정부가 이처럼 물가 상시 점검 등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최근의 상
무대 조명이 꺼지고 객석에 불이 켜진다. 숨죽이며 집중하던 사람들이 무장해제 되어 썰물처럼 공연장을 빠져나간다. 장내가 잠시 소란해진다. 저마다 공연과 배우에 대한 소감을 말하며 짧은 휴식을 취한다. 인터미션(intermission)이다. 인터미션은 막간이라는 뜻으로, 연극, 콘서트, 오페라, 뮤지컬 등의 공연 중간에 주어지는 쉼의 시간을 뜻한다. 공연이 주로 2~3시간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잠깐의 휴식을 두는 것이다.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과는 늘 비슷해서 어느 날부터 무
패키지여행을 갔는데 일행 중 한 여성이 옆자리에 동석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는데 내게 "도대체 직업이 뭐냐? "고 물었다. 아는 것도 많고 너무 많은 이력으로 뭘 하는 사람인지 헷갈린다는 것이었다. 거짓말로 둘러대거나 사기꾼인지도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인생 70년을 살다보면 여러 가지 직업을 거치게 되어 있다. 나는 유난히 자의적으로 직장을 자주 옮긴 것도 아니다. 첫 직장에서 아내를 만나 사내 결혼을 한 뒤 내가 나가야 했고, 다음 직장은 건설회사 구매직이라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 승진을 시켜야 하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날에는 수험생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긴장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특히 요즘같이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수능을 맞이하는 수험생들의 복잡한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럴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시험 당일에 자신의 모든 집중력을 쏟아낼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동안 공부하지 않았던 취약 부분을 시
가을빛이 짙어가는 만추다. 영남알프스 주변에 살기에 길을 나서면 단풍 구경을 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오늘은 산 너머 밀양에 가보기로 한다. 십여 년 전 가지산 터널이 뚫리고 난 뒤부터 밀양으로 가기가 수월해졌다. 운전대를 잡은 남편은 평소라면 빨리 가는 가지산터널을 택했겠지만, 산허리를 돌아 오르는 석남 터널로 방향을 잡았다. 봄에 진달래꽃이 붉게 물들어 운치를 더하던 기암절벽은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꽃처럼 화려했다. 음식점이 늘어선 석남 터널 앞에는 단풍을 구경하러온 차들이 즐비했다. 서행하며 그곳을 지나 터널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