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에 정부가 진화에 나선 형국이다. 이번 요소수 문제는 최근 중국 관세 당국이 한국으로 가는 산업·차량용 요소의 세관통관을 보류한 데 이어 중국 비료업계가 내년 1분기까지 요소 수출을 아예 중단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물량을 4주밖에 확보하지 못했던 지난번 사태와는 다르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범정부적으로 요소수 유통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품절 주유소에 신속히 요소수 재고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국 대부분(약 97%)의 주
서울에 남산이 있다면, 울산에도 남산이 있다. 울산의 남산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평일과 휴일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몰려든다.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전국에서 남산을 찾는 발걸음이 붐빌 것으로 예상됐다. 오랫동안 끌어왔던 남산 은월봉에 '남산타워'가 건립된다는 전제가 실현됐다면 그랬을 것이다. 애초, 2027년 남산타워가 준공된다면 도심을 가르는 태화강을 따라 국가정원 십리대숲은 물론 영남알프스와 울산 앞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른 지
타지에서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해질 무렵인데도 우리는 서둘러 밭으로 갔다. 마음이 급한 탓에 집에 들르지도 못하고 서둘렀다. 지난 주말에 뽑아 두었으면 좋았을 터이다. 바쁘기도 했을 뿐더러 놔둬도 괜찮다고 여겼는데 일주일 사이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추위를 대비해 무를 뽑아야 된다는 남편과 무는 얼면서 자란다며 그냥 두자고 우긴 탓이다. 기온이 내려가자 불안한 마음으로 일주일을 간신히 넘겼다. 아직 어떤 일에든 확신이 없으니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편이라서 이처럼 가끔 낭패를 보기도 한다. 산에는 벌써 어둑 거미가
울산의 의료 인프라는 전국 꼴찌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치과의원과 한의원을 제외한 의원급 의료기관이 20곳 늘어나는데 그쳐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인구 1,000명당 의사는 1.60명으로 전국 평균인 2.12명에도 크게 못미친다. 대부분 서울(3.35명), 대구(2.58명), 광주(2.57명), 대전(2.56명), 부산(2.48명) 등 대도시에 쏠려있다. 게다가 국립대학교 병원과 지방의료원이 없어 공공의료 인프라 또한 열악한 것이 울산 의료의 현주소다. 이처럼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연말연시다. 경제가 침체됐다고는 하지만 송년회나 지인 간 친교모임 등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술자리가 많은 시기다. 그러다 보면 자칫 음주운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앗아갈 수 있는 범죄행위다. 음주는 운전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운동신경을 둔화시켜 위급 상황에서 반응을 더디게 함으로써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 때론 '설마' 하는 생각으로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가 나면 처벌이 두려워 피해자에 대한 응급구호조치 없이 도주하기도 한다. 지난달 14일부터 올
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에도 아동병원 입구는 쉴 새 없이 사람들이 북적인다. 밤새 아팠던 아이들이 행여나 진료조차 받지 못할세라 부모들은 피곤함조차 잊고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병원 내 비치된 순번 대기표를 뽑아간다. 겨우 새벽 5시가 지났을 뿐인데도 이미 번호표는 20번을 넘어가고 있다. 진료 시작 한 시간 전엔 이미 그날의 소아 진료 순번이 모두 종료되어 진료받기가 어렵다고 한다. 미처 번호표를 가지지 못한 부모들은 다급히 또 다른 병원을 찾아 떠나는 것이 일상이다. 접수부터 진료까지 수시간이 걸리는 소아과 오픈런이 일상화되면
일 년이 이렇게 빨리 갈 수가 없다. 며칠 전에 일출 사진을 받은 것 같은데 크리스마스트리가 배경인 사진이 제법 오고 있으니 쏜 화살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나이 들면 들수록 옛말 그른 게 없다는 말을 절감한다. 어른들이 말할 때면 거의 잔소리나 꼰대라고 치부하기 일쑤였으니 이걸 왜 몰랐을까 후회한들. 뭐 진작 알았더라도 달라질 것은 별로 없었겠지만 그래도 왠지 아쉽다. 대한민국은 드라마 강국이다. 가끔 칼럼에 드라마 속 이야기를 쓰는 이유도 그 맥락이다. 물론 드라마의 내용을 따지자면 나의 의도와 다르다 할 수도 있겠지만 전 세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예전엔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비행을 저질러 중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적성이나 진로, 교육내용 등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경쟁 위주의 교육과정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얘기다. 울산지역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3년간 학업 부적응 사유로 학교를 그만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교육청이 최근 3년간 학교를 떠난 초·중·고 학생 수를 조사한 결과
치매 보험에 대한 관심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2022년 2월 기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통계 분석 결과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치매보험 가입률은 15.5%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으로 생각했을 때 작은 비율일 수도 있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가입률은 17.9%로 5명 중 1명이 가입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의 가입률이 27.2%, 70대 가입률은 9.2%로 떨어지고, 80대 이상은 1.9%로 크게 낮아진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가입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비싼 보험료가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을 것이지만,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근로복지공단 정기감사 결과는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울산 중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은 고용노동부 소관 준정부기관이다. 당연히 정부 출연금으로 근로자 복지를 증진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직원 사기 진작' 명분으로 수억원의 상품권을 부당 지급하는 등 '꼼수' 임금인상을 자행했는가 하면 경영 실적조차 허위 보고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감사원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020년 12월 노사
울산시가 계획관리지역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비수도권 지자체 중 최초로 축구장 350개 크기 땅에 대해 성장관리계획을 수립해 주목된다. 울산시가 지정·고시한 지역은 북구 천곡동 일대와 울주군 두서면 활천리 일대 등 38곳인데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성장관리계획은 비시가화 지역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장이나 제조업소의 입지가 제한되고 지자체가 성장관리계획을 수립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난개발을 선제 차단하지 않으면 각종
요즘은 한 가구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자녀가 한 명뿐이다 보니 부모의 입장에서 해달라는 것 다 해주며 키우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그에 따라 아이들은 점점 버릇없고 말 안 듣는 아이로 성장해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말썽쟁이 아이가 되는 데는 어른들의 역할이 아주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연령대별로 대화법이 다를 수 있지만 특히 4세부터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을 위한 대화법은 매우 중요하다. 법으로는 이 시기 아이들은 이제 유아 라기보다는 어린이라고 불리며, 엄마 품에서 벗어나 많은 일을
빛나는 사유, 시가 되고 동화도 될 만한 문장들. 고급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아 독자로서도 품격과 자부가 보장되는 책을 읽었다. 정성스럽게 차린 고급스러운 한정식을 마주한 느낌이다. 수필을 읽고 받는 감동은 흔치 않아서 영혼이 오래 그득할 것 같다. 시든 수필이든 소설이든 동화든 모든 문학작품은 감동이 최고라는 생각을 굳힌다. '흐르는 것은 시간이 아니다'(최민자/연암서가)는 저자의 수필 선집이다. 내가 읽은 저자의 수필은 모두 주옥(珠玉)이다. 그중에서 골라낸 작품들이라니 기대했고, 기대 이상이었다. 흐르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니
모나크 나비는 날개 길이가 10㎝도 안되며 동정 한 닢보다 가벼운데 4대가 대를 이어 4,500㎞를 날아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 장엄한 비행은 조상들이 갔던 길을 그대로 기억해서 가는 겨울나기 이동이다. 이 풀리지 않은 모나크 나비의 비행은 나비의 유전적 데이터가 쌓여 그럴 것이다는 추측일 뿐이라니 그저 신기하고 나비의 강인한 또 다른 일면을 보는 둣하다 모나크 나비처럼-한영채 호랑 무늬 나비 한 마리 손바닥에 올랐다 기죽지 않는 날개로 살아야 하는데 바람에 푸득 거린다 검은 건반 위에 앉은 그녀 손가락 다섯이 둘 되어 건반
요즘은 외국인노동자 없이 공장이 돌아가기 어려운 상태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만큼 일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많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부작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내년에 고용허가제로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발급받아 국내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 규모를 16만5,000명으로 정한 것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극약처방이라 할 수 있다. 고용허가제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에 외국인력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
태화강 은빛 물결 위에서 즐기는 조정 스포츠는 울산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석양노을을 배경으로 고요한 물결을 가르면, 청둥오리 무리들이 동양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를 감싸며 날아오른다. 14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드는 울산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외지에서 오신 교수님들이 입버릇처럼 퇴직 후에는 울산에 꼭 살고 싶다고 한다. 이런 울산을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의 탈울산을 해결하기는 쉽지가 않다. 일자리, 도시 인프라 개선, 청년과 여성 친화적 환경 조성 등 모두가 거대한 담론들이다. 울산은 그 어느 때보다 창의
출입문에 '당기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문을 열었다가 지나는 70대 행인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50대가 항소심에서 벌금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뉴스가 있었다. 작은 일이 크게 확대되어 전과자가 된 것이다. 백화점이나 영화관 복도를 지나가다 보면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중간에 문이 열릴지 모른다며 열리는 문의 공간을 바닥에 그려 놓은 곳이 많다. 문은 불투명하기 때문에 문을 밖으로 열 때 밖이 안 보이는 것이다. 이 사건은 이런 사고를 일으킬 소양이 다분했던 사람이 재수 없게 드디어 사고로 실체화
연말연시면 으레껏 사랑의 나눔 캠페인이 시작된다. 올해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8일 시청 마당에서 '기부로 나를 가치있게, 울산을 가치있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희망 2024 나눔캠페인' 출범과 함께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가졌다. 이번 나눔캠페인은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총 72억 5,000만원을 목표로 성금 모금 활동을 집중 전개하게 된다. 또 캠페인 기간동안 모금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사랑의 온도탑'의 눈금이 1도씩 올라간다. 하지만 올해는 나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걱정이다.
학교폭력 사안조사를 교사 대신 전직 경찰 수사관에게 맡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 산하 '학교 폭력 제로센터'에 2,000명 안팎의 전직 경찰 수사관을 배치해 학폭 조사 업무를 이관받아 처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전담경찰관(SPO)의 1인당 평균 담당 학교 수를 현행 12개에서 10개로 조정하고, 인력 200여명 증원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교사의 업무 부담이 줄고 조사의 전문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사실 그간 교사들은 혼자 피해·가해·주변
11월 중순에 서울 갈 일이 있었다. 상경하기 직전 며칠 간 무척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에 있는 딸들이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오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애들 당부대로 안 입던 내의까지 챙겨 입고 폴라 티까지 입고 갔었다. 예보와 달리 그날은 봄날처럼 포근했다. 종일 갑갑한 채 다녔다. 기온 변화가 극심해서 생태계가 이상 현상을 보이는 것이 어제 오늘은 아니다. 낙엽 지는 늦가을에 장미가 만발하고 진달래며 철쭉도 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철모르고 핀 꽃들과 날아든 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얼어 버렸다. 이런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