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는 미국의 야생 생물학자 마시코트렐 홀과 노인의학 전문의 엘리자베스 엑스트롬이 함께 쓴 책이다.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100세 이상 노인이 많은 장수촌을 탐사하고 '노화를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실제로 기대 수명을 7년까지 연장한다'라고 주장했다.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라', '일이나 봉사 활동 등 목적성이 분명한 활동을 하라', '자주 웃고 관대함을 발휘하라', '일주일에 한번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 '젊은 친구를 사귀라' 등이
1974년 7월, 나라 전체가 '마이카 시대'란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승용차 1대를 내건 5주간의 공모전에서 최종적으로 선택된 자동차 이름이 '포니(pony)'다. 그리고 1976년 2월 포니가 처음 출시되면서 한국은 세계 16번째 고유 모델 자동차 보유국이 되었다. “무슨 놈의 차가 꽁지 빠진 닭처럼 생겼어?" 정주영 회장은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지만 이후 미국, 캐나다, 아프리카로 많이 수출했다. 1980년대 사회에 나온 베이비붐 세대들은 생애 최초의 '애마'를 대부분 포니로 결정했다. 60개월 할부 대열에 겁 없이 동참하고는
울산 남구를 대표하는 하천인 여천천이 사계절 꽃으로 뒤덮인 도심 속 정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여천천 정원화 사업은 총 10억원 들여 주민밀착 공간인 산책로 4㎞ 구간에 대해 목향장미와 붉은 인동을 활용한 빅플라워 커튼, 숙근초·구근정원 등을 조성해 계절별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구청 직원들은 물론 지역민들도 그동안 천편일률적이고 고정화 된 산책로 주변을 정원화해서 '쾌적하고 아름다운 남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는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다. 무엇보다 하천 주변의 환경정비는 주
“여자가…. 그러면 안 된다카이. 니 미친나? 가시나가?" 그랬다. 엄마도 아버지도 그러다가도 “여자도 일해야 하고, 여자도 성공해야 된 데이…. 절대 집에서 밥하지 마래이" 늘그막에 엄마는 그랬다. 도대체 엉켜진 그녀의 정체성을 어찌해야 할까? 실은 내게도 많은 혼란스러운 정체성이 하나 있다. 여자와 사람 그사이에 낀….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가기라고 해봐야 내가 여자로서 지대하게 공헌하며 희생했다고 할 수 없어 그냥 헤게모니를 가지지 않은 '인간 장하영으로 살아가기'를 말해 보고자 한다. 많이 똑똑하거나 똑 부러지게 예쁜 것도
나잇값은 비싸다. 나잇값을 하려면 먼저 입을 다물어야 하니 일단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입 닫는 것이 뭐가 어렵냐고 하겠지만 늘 말을 많이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고문일 수도 있다.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 나 또한 아무리 노력해도 이놈의 입이 문제다 싶을 때가 있다. 입을 다무는 것은 침묵이다. 또한 침묵은 금이니 금만큼 비싼 것이 있겠는가, 고로 나잇값은 비싸다. 나의 말에 역정을 우려를 곁들리거나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치부할 사람들이 있으리라. 또는 나를 나무라는 사람도 분명 생길 것이다. 그래도 나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과거를 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천문 관측이 바로 그것이다. 말하자면, 별을 본다는 것은 과거를 보는 것의 다름 아니란 얘기다. 예컨대 지구에서 제일 가까운 별은 태양인데 대략 1억5,000만 ㎞ 떨어져 있고 지구까지 오는 데는 대략 8분 20초 정도 걸린다. 우리가 보는 태양의 빛과 별은 지금 모습이 아니라 과거 모습이란 말이다. 따라서 별자리 관측은 망원경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인 셈이다. 별은 매일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지만, 일상에서 별을 보는 것이 특별한 일이 되어버린 시대이다. 마음을 내
쓰레기 문제는 기후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무엇보다 쓰레기 소각은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범 가운데 하나다.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와 메탄(CH4) 등 유해 가스는 기후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지구의 온도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게다가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함으로써 건강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자원 낭비라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쓰레기 매립도 마찬가지다. 지하수를 오염시켜 인근 지역의 식물, 동물, 인간 할 것
요즘 어르신들이 교통사고를 내면 매스컴에서 대뜸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냈다고 꼬집는다. 이 때문에 고령 운전자에 대해 면허증 반납을 유도하는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반대로 젊은 층이 교통사고를 내면 실수나 운전 부주의, 음주 등으로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다. 사실은 고령 운전자는 인지능력이 좀 떨어진다고 해도 운전 노하우가 있어 무리한 운전을 하지 않는 편이다. 왜 고령(?)이란 이유 하나로 주위의 눈총을 받아야 하고 교통사고의 주역인 것처럼 취급당해야 하는지 억울하기도 하다. 지난해 울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1
얼었던 땅을 뚫고 새싹이 나고 메마른 가지 끝에 푸른 잎이 돋아나면서 힘찬 기운이 솟아오르는 봄입니다.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에는 우리 몸도 자연의 기운을 쫓아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활발해집니다. 봄철 환절기는 2월에서 4월 초까지로,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다 이따금 강한 추위가 찾아오는 변덕을 부립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는 우리 몸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황사와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증가하면서 감기와 비염, 알레르기, 아토피와 같은 질환이 많이 발생하여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 보건소 한방진료실을 찾는 주민들은 "선생님, 환절
지난달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젊은 두 소방관이 순직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소방관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과 순직 소방관의 예우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민을 위한 숭고한 희생에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함에도 반짝 관심에만 그친 데 대한 후회와 반성의 한탄도 섞였다. 그동안 불의의 사고가 날 때마다 다양한 대책들이 나왔지만 진압과 구조의 현장에는 별반 나아진 게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고 보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했던 제복의 영웅들에 대한 도리를 다했다고 말하긴 너무 염치없는 소리 같다. 소방청에 따르면
촉촉한 봄비가 스며들고 따사로운 햇살이 깃들면서 들녘에 쑥이 고개를 내민다. 들판에는 쑥을 캐는 아낙네들이 봄 향기를 줍느라 손발이 바쁘다. 어릴 적,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쑥을 캤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몸이 봄기운을 느끼는지 자주 나른하다. 이맘때면 도다리와 쑥을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이 생각난다. 쑥은 직접 캐든지 시장이나 마트에서 살 수 있지만, 싱싱한 도다리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초봄이면 도다리쑥국을 끓여 파는 식당을 찾는다. 남편도 봄 향을 맡았는지 아침부터 도다리쑥국 타령을 한다. 부리나케 옷을 갈아입고 남
울산은 하나뿐인 우리나라 고래도시이다. 미국은 가까운 하와이부터 멀리 낸터킷까지 고래도시들이 즐비하다. 산업원료용 고래를 잡았던 18~19세기에는 미국 동부 포경선들이 동해까지 몰려왔다. 소위 조선 후기 이양선들이다. 상업포경을 끝낸 지금은 수많은 한국인들이 미국 바다에서 고래관광을 즐긴다. 고래관광의 핵심은 배를 타고 나가 살아있는 고래를 보는 것이다. 1950년대 미국에서 이런 사업이 시작된 곳이 캘리포니아 최남단 항구도시 샌디에고이다. 지금은 샌디에고에 10여개 업체가 있다. 유람선과 낚시배, 요트와 카약 등 체험에 쓰이는 배
요즘 청소년들은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인다. 잘 차려입은 옷에 구김살 없는 표정들,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행동은 더러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거침이 없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그들의 욕구가 드러난다. 겉으로는 부유해 보이나 어딘지 위축된 모습도 있다. 무기력한 발걸음은 질식할 듯 억눌린 자존감이 할딱거리고, 거친 말투에는 향기가 없다. 그런 아이들일수록 눈여겨보아야 한다. '비스킷'(김선미/위즈덤하우스)은 이런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다. 부모의 학대로 주눅 든 아이, 주변의 관심에서 소외된 사
도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한 여러 조건 중 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기업들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구직자가 유입되면 주거·교통·문화 인프라가 개선돼 도시 경쟁력이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투자하고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조성에 안간힘을 쏟는 것도 이런 배경이 깊숙이 깔려있다. 울산시는 어제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 5조1,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2024년 투자유치 추진계획'을 밝혔다. 투자유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 대상 기업을 선정한 뒤, 투자유치 담당 공무원을 사업 책임자로 지정
울산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이 전공의 이탈 여파로 최근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병원 노조가 강제전환 배치 등 불이익을 우려해 반발하고 나서면서 의대 증원 정책 갈등이 지역의료 노사 문제로 옮겨지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과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어 조속한 해결책 모색이 필요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병원의 전공의 부재 영향은 수술 및 입원 환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병원 재정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약 60억원 가량 병원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융기 울산대학교병원장도 최근 입원 환자가 절
지난 설 연휴 이후 울산지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휴대폰에 반가운 문자가 전송됐다. 지난해 연말 발표됐던 정부와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의 일원으로 소상공인 188만명에게 1조 3,455억원이 캐시백된 것이다. 울산지역 농협은행에서는 정부 시책에 발맞추어 거래 소상공인 6,987명의 차주에게 약 43억원 규모의 캐시백으로 지원했다. 경기위축과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서민과 취약계층과 함께 동고동락을 위한 금융서비스로 지향하는 것이 바로 포용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도공은 사마위강이라는 신하를 거느리고 있었다. 정나라의 침공을 받은 송나라는 진나라에 도움을 청했고, 도공은 다른 북방 국가들과 연합군을 편성해 정나라와 불가침조약을 맺었다. 이때의 지휘관이 바로 사마위강이다. 이후 정나라는 초나라의 침공 위협에 시달리다 결국 초나라와도 화친을 맺게 됐다. 연합군은 정나라의 이중적인 태도에 불만을 표하며 정나라를 침략했지만 진나라의 중재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에 정나라는 도공에게 감사의 뜻으로 많은 선물을 보냈고 도공은 사마위강에게 선물을 하사하려 했다. 이때 사마위강은 "
'버르장머리'란 '버릇'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손버릇이 나쁘면 "손 버르장머리가 나쁘다", 말을 싸가지 없이 하면 "말버르장머리가 없다" 처럼 더 이상 그냥 두고 보기에는 지나친 행위에 대해 알아듣기 쉽게 속된 말로 야단치고 응징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아래 위 장유유서가 흐릿해지는 시대에 노인들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작금의 축구국가대표팀 내분 문제부터 차범근 전 감독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 위원장이 젊은 당원에 대해 버르장머리 얘기를 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 한편에서는 '의대 열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년 전부터 수험생들에게 불어닥친 '의대 선호' 바람이 최근에는 '늦깎이 의대 입학'의 꿈을 품은 직장인들에게 불고 있다는 소식이다. 의대 정원이 내년부터 매년 2,000명씩 5년간 1만명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 계획이 발표된 이후에 나타난 또 하나의 이상 징후다. 학원가에는 벌써부터 직장인들의 문의와 등록이 폭증하는 추세라고 한다. 특히 의대 야간특별반 문을 두드리는 직장인 중에는 30대 중반의 대기업 과장·대리급이 많은 것
지난 겨울 미국은 한파와 폭우, 유럽은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등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빈발했다. 울산을 비롯해 우리나라도 다를 바 없었다. 이상고온 현상에다 역대 가장 많은 겨울철 강수량을 기록했다. 최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울산지역 겨울 강수량은 총 274.4㎜로 지난 1944년 기상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 수치를 보였다. 겨울 강수일수도 33일로 사흘에 한 번꼴 비가 내려 '겨울 장마'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같은 현상은 평년 대비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되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