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한다.앞으로만 내닫는 직선의 일상을 뒤로한채쉼표처럼 마주한 능선.굴곡의 곡선이 봄빛 머문 하늘에 그림을 그린다.절묘하게 앞을 틔운 능원에 서면토함산 저편에서 울리는 범종소리가 잔잔하게 발등을 울린다.곡선을 미끄럼하고 대릉원을 지나면세월만큼 숲과 닮은 골목길이 반기는 경주 대릉원.저만큼 흘러버린 역사의 편린을 마주한채 오래된 낮은 지붕의 집들이 작은
#신라의 왕릉과 소나무 숲소나무를 전문적으로 찍어 온 사진작가 배병우는 전국의 소나무 가운데 경주 왕릉의 등이 굽은 소나무를 최고로 친다. 그는 등이 굽고 키가 크지 않은 경주의 소나무를 보다보면 삶의 그윽함과 역사의 깊이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대릉원이나 오릉의 소나무들은 경주 남산의 삼릉을 시작으로 펼쳐진 소나무 숲처럼 빼곡하고 깊진 않다. 하지만 입구
누군가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했다.지식을 쌓게 함은 물론,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하는 것이 '책'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불우하던 시절, 그 때에도 책은 서민들의 삶에 녹아 있었다.고달픈 전장 속에서 '마음의 여유'는 더욱 절실했다.사람들은 책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곳은 또 다른 문화의 상징이 됐다. 세월이 흐르고 생활이 넉
#추억의 향기 속으로부산 노포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달린 40분은 과거행 급행열차를 탄 기분이었다. 6.25 전쟁이 끝난 후 그 때 그 시절은 어땠을까. 환승을 해야 하는 수고도 없으니 과거로 가는 여행은 더욱 설레였다. 자갈치역 3번 출구로 빠져나와 부평시장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책방골목으로 가는 통로다. 목적지로 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시장 안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기 마련인 겨울이면 오히려 더 활기차지는 사람들이 있다. 겨울스포츠 '보딩'(Bording)을 즐기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스키장의 아득하게 펼쳐진 하얗게 빛나는 설원을 보면 눈과 가슴이 시원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울산의 대표적인 보드 동호회 '유니트' 회원들 역시 겨울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유니트는 20
온 세상이 순백이다.그 정갈한 색은 모든 것을 덮는다.멀리서는 탄성하고, 다가서면 감탄을 자아낸다.설원 위로 사람들이 질주한다.단지 비탈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간단명료한 원리 속에서사람들은 비루한 일상마저 잊는다.속도가 주는 짜릿한 쾌감과 눈앞의 광활함이 더해져상상이상의 매력에 빠진다.겨울을 제대로 즐길줄 아는 사람들만의 또다른 행복이다. 글·사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건물 사이에는 음지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등바등 살기 바쁜 사람들은 오고가기 편한 높은 빌딩을 선택했고 음지가 내린 그곳은 더욱 싸늘해졌다. 차갑기만 한 그 곳에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게 된 것은 '예술' 때문이었다. 예술가들은 회색빛 콘크리트 벽에 서민의 삶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곳에서 터를 잡았다. 하나 둘 그려나가고 있는
#빈 상가를 갤러리로 변신2012년 1월 14일. 여기는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 1동 방천시장. 하늘은 매우 푸르고 높디높다. 그야말로 딱,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씨. 그러나 아쉬운 게 있다면 바람이 차다. 칼 같은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마다 따뜻한 실내가 자꾸만 생각난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방천시장 입구에 도착했다. 언제부턴가 시장은 따뜻하면서도 차가워졌다
아무로 나미에·만화ㆍ코스프레…, 라멘·초밥·타코야끼…, 후지산ㆍ시부야ㆍ도쿄…. 무언가 떠오르는 게 없는가? 그러면 좀 더 예를 들어서, 지진ㆍ화산ㆍ태풍…, 일장기ㆍ사무라이ㆍ카미카제…, 731부대ㆍ위안부ㆍ다케시마…. 그렇다, 맞다. 바로 '일본
# 대부분이 산으로 형성된 거제도 크기 2배의 섬대마도는 동서 18km, 남북 82km의 가늘고 긴 모양을 하고 있다. 거제도 2배 면적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마저도 90%가 산림으로 뒤덮혔다. 안내책자를 펼쳐보지 않아도 될 만큼 이동하는 길 곳곳이 절경이다. 산과 바다가 어울린, 자연 그대로의 모습. 발전은 최소한도로 진행됐다고 표현하면 되겠다. 아니
추위야 물렀거라! 겨울 스포츠 나가신다! 주말과 휴일, 가족들과 함께 등산과 골프, 눈썰매, 스키, 보드, 온천휴식이 기다리는 에덴밸리로!! 양산 에덴밸리스키장은 개장기념으로 오는 23일부터 크리스마스 경품 대축제를 비롯 30일 야구왕 이대호 선수 팬 사인회, 새해 불꽃대축제, 해맞이 행사, 폭소코메디 연극 '바라바라'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잇따라
유난히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겨울이다. 찬바람이 불고 코 끝 시린 계절이 찾아오는 듯 싶더니, 또 다시 따스한 바람이 볼을 간지럽힌다. 11월 끝자락, 부산 이기대해상공원에서 맞는 바람은 싱그러운 바다 냄새와 곁들여져 더 포근하다. '이기대(二妓臺)'. 두 명의 기생(二妓)이 왜장을 술에 취하게 한 뒤 끌어안고 바다로 투신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 두 기
# 조금 더 걷는 것으로 시작하다2011년 11월 26일. 날씨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게 맑음이다. 영화 예고편을 봐도 그렇듯, 그날 여행지 정보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떠난다면 그에 대한 기대치는 그만큼 떨어지기 마련이다. '두 기생이 술에 취한 왜장을 안고 투신한 곳'. 오늘 이기대에 대한 정보는 딱 하나뿐이다. 주소가 적힌 메모지 한 장을 들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