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출산·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보육과 노인 돌봄 서비스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병원 다니기도 힘든 고령 노인들을 비롯해 자신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의료·돌봄 서비스를 확충하는 일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럼에도 성인 대부분이 '노후 돌봄'을 위한 대비책이 없다는 설문 조사 결과는 안타까움을 더한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전국 19~69세 성인 남녀 1,900명을 대상으로 본인·가족의 노인간병 필요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대비 등을 묻는 설
맹추위가 이어지면서 기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다보스 포럼)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가 주목되고 있다. 전 세계 전문가 1,400여명을 대상으로 세계적 위협 34가지를 제시하고 복수로 선택하게 했더니 66%가 '극한의 날씨'를 꼽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엘리뇨가 5월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한 탓이 크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북반부가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점과 맞물린다고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보고서가 특히 눈길을
'박정희 대통령의 반려견 스케치, 노태우 대통령의 퉁소와 김영삼 대통령의 조깅화, 김대중 대통령의 원예 가위와 노무현 대통령의 개량 독서대, 이명박 대통령의 자전거 헬멧…'모두 우리 현대사를 관통했던 역대 대통령의 소품들이다. 대통령의 물건은 시대와 주인의 성정, 취미를 알게 해 준다. 대통령의 상징물이자 현대사의 한 자락이 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울산에도 '대통령의 물건'이 있었다. 지금은 사라졌다. 2002년 6월까지는 울산시청(구관) 시장실 입구 복도에 걸려 있었다. 이름하여 '대통령의 삽'이다.어느 날 시청의 대통령의
진동벨이 울린다. 주문한 케이크와 음료를 가져와도 맛을 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접시의 위치를 조정하고 포크를 사진 찍기 좋은 방향으로 놓아야 한다. 카페 로고가 찍힌 냅킨도 프레임 한구석을 차지한다. 찻잔 너머 무채색 일상에 색을 더한 듯 바다가 펼쳐져 있다. 커피 두어 모금 마실 틈이면 화보처럼 찍힌 사진이 각자의 SNS에 업로드된다. 사진은 한가로운 시간을 함께 누릴 친구가 있고 도심을 벗어나 낭만을 찾아 달려왔음을 보여준다.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에도 실시간 달리는 댓글에 반응하느라 바쁘다. 사진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이 행복
신복로터리가 회전 교차로(로터리)에서 평면교차로로 완전 전환된 이후 일대 교통소통은 물론 보행편의 측면에서 크게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엇보다 보행량이 30% 가량 늘었고, 출퇴근 시간 차량 평균 통행 속도도 60% 이상 올랐다. 덩달아 주변 상권 활성화와 도시 미관 증진이란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지난해 7월 울산시가 제2공업탑과 중앙교통섬 철거를 시작으로 주변도로와 교통섬 정비, 횡단보도 설치, 안전시설 보강 등 5개월여 간의 공사를 지난 연말에 마무리한 데 이어 도로 조명시설, 바닥신호등, 활주로형 횡단보도, 교통안내시설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국가적 현안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앞다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경제적 보장은 물론 사회적 인식변화는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 보고서가 이러한 후진국형 기업문화를 확연히 입증해 준다. 무엇보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만큼 승진이 늦어진다는 기업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기간을 승진 소요 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업체는 45.6%였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했을
고등학생 때는 용돈이 없었기 때문에 금지였던 아르바이트를 몰래 해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곤 했다. 그래서 당시에 잡지를 산다는 건 엄청난 사치였다. 라는 잡지책을 갖고 싶었다. 대구역 건너 내리막길엔 야트막한 높이의 중고서점이 여러 개 있었다. 차로옆 인도 쪽에 있었다. 지하차도로 내려가는 길목이라고 해야 할까?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형태의 삼각형 점포였다. 갖고 싶던 '논노'라는 잡지를 샀다. 생각해 보면 제법 큰맘을 먹고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을 도모하고자 도입한 것이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제도(SPO)다. 이를 통해 학교폭력 사안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 학교 현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주요 목적이다. 울산시교육청도 지난 2학기 시범 운영한 학교폭력 제로센터를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각각 설치해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제도를 새학기부터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사안 조사를 비롯해 피해 학생 지원 강화 등을 통해 학교 교육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강북·강남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전문 주무관과 전직 교원, 전직 경찰, 법률가, 학
울산시 울주군이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총 3억원의 예산으로 '관광숙박업 전환 시설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반숙박업소가 관광숙박업으로 전환을 희망할 경우 소요 비용의 50% 이내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상 내용은 객실 증·개축, 소방·안전시설 정비, 욕실 등 시설개선, 건물 내·외관 개선, 서비스 개선, 기타 시설개선 등이다. 하지만 실제 숙박시설 개선에 따른 업주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해 총 4개 업소가 사업을 신
새해가 온 지도 벌써 스무날이 넘었다. 새해 첫날 처음 맞은 그 순간, 순간들이 쌓여 벌써 1월을 다 채워가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순간을 이어가며 살고 있는 것이다. 매 순간이 풀어 놓는 것이 새롭게 다가오고 새롭게 사라진다. 새로운 만남도 사라짐도 순간처럼 흘려보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순간은 많은 것을 품고 많은 것을 버리기도 한다. 지금 볼 수 없던 것이 다 지난 후 다시 보일 때도 있다. 시인이 풍경과 맛과 분위기를 응시하고 느낀 순간은 언제나 잠시이다. 짧은 의미이지만 또한 포착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보이는 것과
내 이름 '혜 수'는 깨달을 혜(蕙)에 물가 수(洙)이다. 나는 이름처럼 물가에 앉아 삶의 이치를 깨닫는다. 이른 새벽, 고요히 흐르는 강물을 보면 생각이 함께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진다. 바닷가에 넘실거리는 파도를 보면서는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인간의 삶도 보게 한다. 해일 같은 거대한 파도는 맞서지 말고 물밑으로 숨어야 더 안전하다. 그렇지 않으면 파도가 집어삼켜 버릴 것이다. 어쩌면 인생도 그러하다. 비겁하고 나약하게 느껴질지라도 자신을 낮추고 몸을 숨겨야 할 때가 있다. 성난 파도가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 동구는 대왕암공원에 서려 있는 용의 기운을 받아 지역 경제 회복뿐 아니라 주민들이 계획한 일까지 모두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동구의 경제는 조선업 불황과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지난 6~7년간 빛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있었다. 동구 일자리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조선업계의 저조한 선박수주로 구조조정을 거듭하면서 17만 6,000여 명에 달하던 인구는 2만여 명 이상 급격하게 줄었다. 조선업에 치중된 경제구조 탓에 지역 경제는 끝
취약계층 365만 가구의 전기요금 인상이 한 번 더 유예된다. 또 소상공인·자영업자 40만명이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이자를 3월 말부터 최대 150만원 줄여준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명절 유동성 지원에 역대 최대 규모인 39조원의 자금을 새로 공급하고 온누리상품권 총발행 규모도 4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액해 전통시장·골목상권의 월 구매 한도를 50만원 늘리기로 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확정된 '설 민생대책'의 골자다. 더불어 이번 대책 가운데 중요한 내용이 몇가지 더 있다. 해마다 시행해 온 것이지만
울산지역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단지가 도심 인근에 조성되어 있어 산업현장의 화재·폭발 사고위험에 현장 근로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노출될 수밖에 없다. 세간에서 울산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이유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가산단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는 136건으로 인명피해는 254명, 재산피해는 1,174억원이 발생하였으며, 울산지역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중대사고는 32건 (23.5%), 인명피해는 72명 (28.3%), 재산피
울산 총인구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88개월만에 인구 감소세를 멈추고 증가한 이래 12월까지 총 1,067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구 위기로 지방소멸까지 거론되는 시점에서 나온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영남권 5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울산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니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분명하다.최근 사회적 인구이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4개월(2023년 9월~12월)간 '일자리'에 의한 전입자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323명 증가했고, 전출자는 같은 기간 대비 546
산업수도 울산의 지난해 수출이 89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900억 달러대가 무너져 업계는 물론 울산시 등에 비상이 걸렸다. 주력 수출 품목 중 자동차와 조선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제품이 전년 대비 감소 폭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결국 석유·석유화학, 완성차, 자동차부품 등 주력 품목들의 호조로 926억4,8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924억 달러)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전년도 수출 실적이 반짝 효과에 그친 셈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 울산세관이 발표한 '2023년 울산
최근 산업현장의 가장 큰 이슈는 올해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기로 돼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다. 중소기업 대표 등 경영계에서는 경영 리스크로 인한 기업 경쟁력 및 국가 경쟁력 저하 등의 경제적 논리로 법 시행 유예를 요구하고 있고, 노동계에서는 산업현장에서 사망하는 노동자의 인권 및 인간의 존엄성을 거론하며 즉각적인 법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18년 12월 발생한 화력발전소 유연탄 운송설비 점검 노동자의 사망사고처럼 사업주가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작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에 대해 사
필자는 가끔 사회적인 모순과 병리 현상에 대해 SNS나 신문에 그들을 고발하거나 개선을 요청할 때가 있다. 하지만 보통 90% 이상은 일선 담당자의 일방적인 소견으로 알량한 답변만 듣게 된다. 때로는 관련 법규를 내세우며 부당한 일로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일 예로 각 지역에 택시승강장이 설치돼있다. 여기에 일반 차들이 상습적으로 주차해 택시 정차가 불가능해져 이를 고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곳은 주차단속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단속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맹점도 다 있구나 싶었다. 그러면 왜 택시승강장을 만들어 놓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의 일부다. 학창 시절 입속에 줄줄 외웠던 시인의 시 때문에 몰랐던 것들의 이름들을 찾아보고 부르려 애를 썼다. 시궁창에 핀 꽃도 이름을 불러 주니 보살핌을 받는 정원의 꽃보다 더 예뻐 보인다. 참소리쟁이, 참나리 같은 풀들이 내가 아는 예쁜 이름들이다. 동네 개울을 지날 때면 혹시 내가 아는 이름의 풀포기가 없나 두리번거리게 된다. 내 눈에 들어야만 불러 줄 수 있는 이름들이다. 이름을 부르고 또한 불리는 일은 따스한 봄기운을 마주하는 것
동네 사는 80대 선배는 명문대 법대 출신이지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 심성이 착하다. 회사 일도 직원이 편법으로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도, 정도(正道)로 하라고 한다. 세무 감사를 받아도 아무 하자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아랫 직원이 고함치며 대든다며 크게 상심해 했다. 자기는 화 한번 안 내는 성격인데 이게 무슨 봉변이냐며 하소연했다. 영화 '집으로'를 보면 80대 벙어리 외할머니와 6살 손주가 나온다. 할머니는 손주에게 무한 사랑을 베풀지만, 손주는 할머니를 깔보고 골탕 먹이기도 한다. 누가 가르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