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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임신·출산 인생에 큰영향
주위 차가운 시선에 설 곳 잃어
책임감 일깨워주는 교육 필요



우리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와 물질 만능주의로 악영향을 입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상담이 증가하면서 그 내용도 각양각색임을 알 수 있다. 어느 날 동료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10대 가출 청소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 여학생은 중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해 찜질방, 친구 집 등을 배회하다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결국 임신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는 무책임하게 행방을 감추었고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엄두 조차 낼 수 없었던 여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었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써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내내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나마 이 여학생이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어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아갔다는 말과 함께 나의 술자리도 끝을 맺고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이 여학생의 경우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됐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중생이나 여고생들이 임신이나 출산을 하는 경우 그로 인해 대부분 학교를 도중에 그만두게 된다. 또한 아이의 아버지도 역시 10대이며 그들은 부양을 위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임신 문제를 일으키기 이전부터 이미 다른 문제로 학교를 그만 둔 경우가 많아 아이의 아버지에게 정신적 또는 경제적 도움을 받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령 임신을 한 10대 청소년이 부부가 돼 함께 살더라도 정서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하면 결국 어려운 현실에 놓이게 되면서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더군다나 10대들의 임신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언론을 통해 전해 들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미혼모 학생들은 임신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학교 선도규정에 따라 퇴학 처분을 받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가족에게 조차 임신 사실을 말하지 않고 스스로 자퇴나 가출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어느 곳에서도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과연 이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우리 사회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고 부정적이다.

 하지만 본인이 아직 잘 알지 못하고, 또 책임지기도 어려운 성관계로 인해 청소년들이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면 가정과 학교 사회가 그들을 비난하고 냉대하기 보다는 진정으로 따뜻한 배려와 현실적인 도움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청소년기는 신체적인 성숙과 더불어 자아 정체성을 완성해 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므로 현실성에 맞는 실질적인 성교육의 적극적인 확대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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