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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르는 길이다. 강이 내준 길은 겸손하다.
물은 산을 넘지 않아 조용하고, 은밀한 풍경은 절경이다.
그 속에 숨은 듯 자리 잡은 정자들이 있다.
오랜 시간에 빛이 바래고, 제 모습을 잃었으나
형형한 선비의 눈빛인 듯 여전히 당당하다.
물이 조용하게 절경을 만들어내듯
화려하지 않지만 정자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유배의 괴로움을 달랬고, 학문을 논했다.
시와 그림이 누마루를 오고 갔고,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넘쳐났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세상을 보고
가끔씩 이상향을 꿈꾸기도 했다.
강이 만든 같은 공간의 다른 인연이었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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