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신의 부정적인 관점을 바꾸고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하게 되면
낮아진 자존·열등감 극복 가능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소심하고 예민해서 긴장을 잘하고 불안도가 높은 편이었다. 심할 때는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띵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 자신감이 없어서 내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어 하고 주장이나 거절을 잘 못해 사소한 일에도 전전긍긍하거나 갈등하는 편이었고, 무엇보다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주목받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예기 불안이 심했다. 그러나 이런 내 마음을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표정이 밝고 적극적이고 편안해 보인다는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똑같은 나인데 내면의 나와 외면의 나는 왜 다르게 평가되는 것일까? 내가 이중인격인가? 그 정도는 아닌걸 보면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어떤 시각과 가치관으로 평가하는가에 따라 똑같은 사람이 다르게 인식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동안의 나의 심리적인 문제들도 바로 자존감이 낮아 열등감이 있는 상태에서 내 자신을 야단치고 비판하고 폄하하고 무시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보통 사람들은 자존감과 열등감이 외적 조건에 따라 일어나는 합리적인 감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는 객관적인 조건보다는 자신을 낮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관점이 문제이며, 이는 유년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되기는 하지만,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을 바꾸게 되면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열등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을 무가치하고 싫증나고 지루하고 의존적이며 혐오감을 주어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 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 한다. 또한 자신감이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증에 잘 빠지고 늘 부정적이다. 이렇게 자존감이 지나치게 낮게 되면 열등감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낮아진 자존감도 자신의 부정적인 관점을 먼저 인식하여 바꾸고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하게 되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무런 조건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 주는 무조건적 수용의 경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 용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나의 경우를 보면, 우선 명상을 접하면서 무조건 억누르고 참기만 했던 내 마음을 알게 되고 챙기게 되었다. 해결되지 않고 방치해 놓았던 묵은 감정들을 꺼집어 내어 그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고 위로하고 지지해 주었더니 차차 마음이 맑고 편안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집단치료를 하면서 내 감정과 생각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예전에는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거절당하거나 놀림 받거나 버림받지 않을까 두려워 말 못하고 무조건 참았었는데, 지금 보면 그건 실제가 아니고 어린애 같은 나의 생각이고 상상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동안 무조건 못한다고 손사래치며 회피해왔던 여러 가지 일들도 이제는 기회가 오면 거부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도전해보고 성취감을 느낄려고 한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며, 도전하는 자신을 칭찬하다보니 두려움의 대상과 영역이 조금씩 줄어들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남들의 평가에 예민한 편이다. 그러나 완벽하고 빈틈없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는 자신에 대한 불합리한 기대치나 욕심을 낮추고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기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