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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는 다문화(多文化, multicultual)를 여러 나라의 생활양식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다문화 속에는 여성문화, 소수파문화, 비 서양 문화 등 다양하고 이질적인 주변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자는 입장을 이르는 말이다. 사회학자들은 다문화주의가 1970년대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 등장했고, 우리나라는 1980년대 말 이후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세계화에 따라 여러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상호 존중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똘레랑스를 중시한 말이다.

 1박 2일이라는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특별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몇몇 외국근로자들이 이역만리 한국에서 가족을 만난다는 훈훈한 이야기로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외국 사람을 보는 것은 일반 현상이 되었다. 중소기업에는 상당수의 외국인 근로자와 산업연수생이 있다. 우리가 싫어하는 3D 업종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또한 심심찮게 외국 여성과의 결혼 상담 플랜카드를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2010년 11월 기준 체류 외국인은 1,251,649명이고 인구 대비 2.48%로 2005년에 비해 배 정도 증가했다. 울산의 경우 2010년 통계로 16,043명이고 약 30여 개국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람들까지 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은 유학, 국제결혼, 산업 근로자 등의 이유로 울산에 살고 있으며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이들 외국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태도는 아직도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문화와 언어의 장벽이 가장 큰 문제이다. 사회가 성숙되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지만 어쩌면 더 큰 틀에서 다문화를 끌어안아야 하는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다시 말하면, 성숙한 다문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다문화 사회를 더 잘 활용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다문화 사회이다. 하지만 인종·성적 소수자 차별 등의 이유로 극단적이고 과격한 행동으로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우리 사회라 해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외국인의 범죄는 2009년 8월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15,466건으로 해마다 2만 건이 넘고 계속 증가 추세이다. 더구나 강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울산 역시 273건으로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를 표방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통합을 꾀하지 않는다면 다문화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것이다. 다문화 한 명을 교육하고 끌어안는데 드는 비용이 백 만 원이라면 나중에 끌어안지 않아 생기는 사회적 치유 비용은 일억 원보다 더 될 것이다. 우리가 다문화를 포용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한가지다. 유럽 각국의 국가축구대표들은 다문화 대표들이며 이들이 조국에 선사하는 국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야구의 경우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도 대만, 이란 및 한국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상당수 뛰고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유럽, 미국, 일본은 다문화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일등국가라 자부하는 미국만 해도 다문화 사회의 성공이 있었기에 오늘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미국의 국가에 잘 나타나 있는 자유와 용기에 대한 예찬은 미국인들의 기질을 요약해서 잘 나타낸다. 자유를 찾아 용감하게 이민을 와서 나라를 세운 미국인들의 건국의 역사가 이를 잘 말해 준다. 물론 인종에 대한 편견과 이질감에 따른 갈등 등 여러가지 문제도 있지만 이같은 모든 갈등까지 인정하는 다양성의 사회가 그들의 문화를 형성하는 근간이 됐다. 갈등을 극복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갈 때 다문화 사회는 발전적인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문화는 어떻게 보면 세계화의 산물이다. 세상이 그만큼 가까워지고 있다. 아프리카 오지는 물론 남아메리카 밀림에서 온 사람들까지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 이들은 소수자라는 다문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세계 시민이다. 더불어 왼손잡이, 에이즈 환자, 한센씨병 환자, 성전환자, 장애우 등 소수자라고 일컫는 많은 사람들 역시 우리가 배려해야할 대상이거나 혜택을 줘야만 한다거나 불쌍한 존재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함께 사는 우리 세상의 일원으로 대해야 한다. 진정한 다문화 사회는 다문화라는 말이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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