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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원인은 무엇인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주이유는 사고재발 방지를 위함이다. 사고원인은 크게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으로 구분된다. 그렇다면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에 기인한 사고 비율은 어떻게 될까? 1930년대 하인리히는 사고의 90%는 불안전한 행동에 기인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최고 수준의 안전을 자랑하는 듀폰사는 10년간 연구 결과 사고의 96%가 인적 요인인 불안전한 행동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하인리히 이론을 확증했다. 다소간의 오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통계에서도 불안전한 행동에 기인한 사고가 9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대부분의 사고는 불안전한 행동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사고 불안전한 행동 기인

 그러나 사고를 예방하는 기관이나 기업의 대책은 주로 불안전한 상태를 다루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불안전한 상태를 다루는 접근방식은 아직도 우리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예방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의 문제를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 물건을 운반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계인 크레인과 지게차에 적용해 보자.

   먼저 크레인과 관련된 산재를 분석하면, 크레인 사고의 대부분은 크레인 자체의 설비 결함보다는 크레인 운전과 관련된 줄걸이 방법, 중량물 운반방법 등과 관련돼 있다. 그리고 지게차의 사고는 크레인보다 더 인적요인에 좌우된다. 지게차 사고는 지게차 자체 결함보다는 거의 대부분 지게차의 운전과 관련돼 있다. 이와 같이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대부분은 설비 결함보다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안전한 방법으로 설비를 사용하지 않거나, 안전장치(조치)를 해제해 사용하거나, 안전한 상태로 설비를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면 사고의 대부분은 불안전한 행동과 관련돼 있는데 왜 우리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불안전한 행동보다는 불안전한 상태에 집중하는 것일까? 그것은 불안전한 상태를 다루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불안전한 상태를 다루는 것은 개선 전후 상태가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개선이 쉽다.

기업 안전교육프로그램 활성화

   물론 어떤 기업은 재정상 이유 때문에 불안전한 상태를 다루는 것 자체도 어렵게 여길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불안전한 행동을 다루는 것에 비하면 돈만 있으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사람에 집중하는 것은 상당한 인내와 전사적인 협력과 시스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사고 감소를위해서는 불안전한 행동을 다루는 접근이 필수적이다.

 작업자의 행동을 다루는 행동주의적 안전은 일반적으로 행동기반안전(BBS)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산업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BBS 기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기업별로 많이 발생하는 사고유형과 불안전한 행동유형을 분석하여 그것을 관찰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2)관리자(작업자 포함 가능)가 주기적으로 현장을 순찰하면서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과 안전한 행동을 표시한다.

   (3)불안전한 행동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작업자로 하여금 다음부터는 좀 더 안전하게 작업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안전한 행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칭찬을 통해 그러한 행동이 습관화가 되도록 피드백을 한다. 이 때 회사의 안전규정을 고의적으로 위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개인에 대한 징계를 배제한다. (4)지속적으로 점검결과를 통계화해 회사 전체의 안전한 행동에 대한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사고를 예방한다.

작업자 안전 숙지 산재 예방을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사고예방을 위해 불안전한 상태와 함께 불안전한 행동을 다루는 시도가 집중 시도됐다. 듀폰(Dupont)은 STOP(안전교육관찰프로그램:Safety Training Observation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산업현장에 적용해왔다. 듀폰의 발표에 따르면 STOP 제도를 도입한 결과 50~60%의 산업재해가 감소됐다고 한다. 또 세계적인 기업인 다우 케미칼(Dow Chemical)도 이와 유사한 BBP(행동기반프로그램:Behavior Based Program)를 도입했고, 다국적 기업인 로디아(Rhodia)도 BBS를 도입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행동기반안전을 핵심적인 프로그램으로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떤가? 전체적으로 판단할 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율이 선진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높은 것에 대한 하나의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스코가 협력사와 함께 듀폰사의 STOP 제도를 도입했고, SK건설도 BBS를 도입하고자 준 비중이라는 소식이 발표됐다. 울산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BBS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산업재해 예방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을 관찰해 이를 안전한 행동으로 습관화시켜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은 분명히 결실을 맺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이 BBS를 적 도입해 회사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고 안전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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