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울산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굳이 수치를 나열하지 않더라도 막대하다.
 12월의 첫날 현대자동차에 대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언론을 탔다.
 먼저 좋은 소식하나. 현대자동차가 지난 11월 한달간 작년 동월 대비 3.1% 증가한 25만9,310대를 판매했다고 한다. 이 중 돋보이는 부분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이다. 지난달 수출은 20만5,483대로 지난 10월과 작년 동월에 비해 각각 16.7%, 5.1% 증가한 것이다.
 국내공장 생산분은 전달 보다 29.5% 증가한 12만4천863대를, 해외공장 생산분은 전달 대비 1.3% 증가한 8만620대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표인 것이다. 그 성과 속에는 울산 인들의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는 생각만 해도 절로 어깨가 우쭐해진다.
 나쁜소식도 있었다. 현대차 노조의 정치 파업이 이날 또다시 이뤄져 올해들어 벌써 5번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날 파업은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된 것을 항의하는 의미이다. 조합원들의 권익과 복지 향상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파업이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 중 상당 수는 이날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비정규직 법안 분쇄 파업 집회에 참여한 후 행진을 벌이면서 지역 국회의원과 울산시청의 기물을 부수는데 일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루동안 뉴스를 통해 발표된 현대차의 엇갈린 모습을 보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앞선다. 현대차의 수출호조와 같은 소식은 짧게 지나가고, 노조의 파업 소식이 긴 탓만은 아니다.
 울산은 그동안 모든 면에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왔다. 올해 울산지역의 수출은 아마도 500억 달러를 훨씬 넘길 것이란 예상이다. 말이 500억 달러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한지도 30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도 한 도시에서 500억 달러를 수출하는 도시는 없다. 2010년 까지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하는 일도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경제 뿐만 아니라 공업화의 그늘로 여겨졌던 지역의 환경도 최근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공해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태화강에서 벌써 두해째 수영대회를 개최했다. 그 태화강으로 연어가 몇년째 돌아 오고 팔뚝만한 고기떼들이 노닐고 있다. 대기도 기업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많이 개선되었다. 서울의 지인들이 내려 오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울산이 정말 많이 좋아 졌다면서?'라는 말이다. 믿겨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달라진 울산의 모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그들을 보면서 그동안 울산을 지켜온 '토박이'의 지긍심까지 생기곤 한다.
 그런데 한가지, 노사문제가 울산의 자긍심을 훼손하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벌써 20년 가까이 울산은 여전히 '노동운동의 메카'다. 운동을 하면서까지 변혁을 해야할 모순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노와 사, 지방정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노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범시민운동이라도 벌이자.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