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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말 개관을 앞둔 울산과학관, 천체투영관, 울산시교육과학연구원 전경.

오는 30일 문을 여는 울산과학관. 과학관의 운영을 맡고 있는 울산시교육과학연구원은 개관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재미와 감동, 그리고 꿈을 주는 과학관을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냈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꿈'은 행정에서는 쉽게 말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체감하기에는 쉽지 않은 단어들이다. 하지만 3일, 개관을 앞두고 미리 가 본 과학관은 과연 재미와 감동, 그리고 꿈을 선사하겠다는 자신감이 헛투로 한 말이 아니었음을 알게 해 주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과학관이 선사해주는 2막6장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6명의 과학해설사 배치 자세한 설명 들을 수 있어

#1막4장-전시체험관

6층 건물의 울산과학관의 현관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4개층 높이의 거대한 벽화와 그 속에 그려져 있는 대형 공룡에 압도당하며 걸음을 멈췄다. 때마침 미리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던 과학해설사 김윤진(25)씨가 밝고 상냥한 미소로 인사를 했다. 과학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6명의 과학해설사 중 한 명이다.
 "저 공룡은 중생대 울산에 살았던 울트라사우르스 입니다. 다른 하나는 티라노사우르스이구요. 천장에 달려있는 익룡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듕가리프테루스 입니다. 벽화는 울산의 자연 등 과학과 관련된 사진 2만9,280장으로 만든 것입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니 모자이크였다. 1층 '시간의 장'은 그렇게 입이 딱 벌어지는 작품으로 울산이 공룡 서생지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과거로의 여행을 선사했다.
 2층 '만남의 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엔 피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익숙한 이름의 과학자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과학관이 학생들에게 주는 일종의 팁이다. 김씨는 "전세계 63명의 주요 과학자가 5층까지 연대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최무선, 장영실 등은 물론이고 울산출신의 옥수수박사 김순근 박사와 최근의 안철수 박사도 포함돼 있어요"라고 말했다.

 '만남의 장'으로 들어서니 본격적인 과학여행이 시작됐다. 과학놀이 부스는 기초 과학을 놀이로 즐기며 습득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을 갖고 놀면서 운동에너지를 배우고, 물놀이체험관에서는 댐 놀이를 하면서 위치에너지를 즐겼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키즈카페에서 볼 수 있었던 놀이기구들이 한층 업그레이드 돼 전시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30대 중반의 취재기자도 마냥 신이 났다.

 2층의 다른 부스에는 울산의 자연과 만날 수 있다. 생태체험관인 '울산의 자연'은 태화강의 발원지부터 울산만에 이르는 곳까지 울산의 전역을 위성촬영한 사진을 바닥으로 처리했다. 바닥의 태화강을 따라 설치된 모형들은 가지산과 십리대밭, 무제치늪, 목도 등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육상 및 해상 생물 등 울산의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3층과 4층 복층 구조로 만들어진 '생각의 장'은 신비한 빛의 세계를 통해 생각을 키우는 공간이다. 거울의 문은 두개의 거울이 이루는 각에 따른 상의 개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고, 하프 미러(반투과 거울)의 특성이 만들어 내는 재밌는 현상을 체험하며 반사와 거울의 특성을 이해한다. 또 각종 전시물의 직접적인 조작을 통해 빛의 굴절과 분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도형의 모습이 달라지는 '이상한 구조물'과 '3차원 터널', '기울어진 방' 등을 통해 착시효과를 직접 체험하며 '신비한 인지의 세계'로 안내하기도 한다.

   
▲ 2층 만남의 장에 있는 울산생태체험관.


몸속부터 우주까지 신비한 탐험 한곳에서


 '생각의 장'의 하일라이트는 '4D 익스트림 사이언스'다. 17명이 동시에 이용해 2편의 영상이 가능한 이 곳은 시내 중심가에서 타고 관람하던 '엑스라이더'보다 더 신나고 재밌다. 탑승자는 '익스트림 스페이스 대회'에 참가해 경주를 하면서 아름다운 태양계의 구석구석을 살펴 볼 수 있다. 또 다른 영상은 몸 속을 탐험하면서 각 기관을 기능과 역할을 보며 신비한 인체를 알아갈 수 있다. 김 해설사는 "이 곳은 청룡열차보다 재밌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했다.

 1막의 마지막은 5층, '탐구의 장'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운동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자전거 발전기'는 자전거를 직접 타면서 속도를 높일 수록 앞쪽에 전시된 빌딩들이 창밖으로 더 많은 빛을 쏟아 냈다. 자동차 모니터로 각종 원소를 확인하는 '오토모빌 주기율표'도 눈에 띄었다.

 소리를 눈으로 직접 관찰하며 소리의 성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는 '눈으로 보는 소리'도 인상적이었고, 전시물의 직접적인 조작을 통해 신소재인 유체자석을 이해하도록 하는 '움직이는 유체 자석'도 신기했다.
 전시체험실인 과학관의 1막4장을 여행하는데는 나이는 필요없었다. 학생이든 학부모든 모두가 신나는 것은 확실해보였다.

   
▲ 3층'생각의 장'에 있는 에어테이블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는 어린이들.

 
#2막2장-천체관

내심 기대하던 천체관측실로 들어섰다. 2막의 1장이다. 6층과 옥상에 있는 '별보미 천체관측실'이라 이름붙여진 이 곳에는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로 이뤄져 있다.
 보조관측실에는 각양각생의 천체망원경 8대가 설치돼 있다. 그리고 안내자가 버튼을 누르니 천정이 스르르 열렸다. 작지 않은 기계음을 동반한 천장열림은 마치 마징가Z의 정수리가 열리는 설레임을 안겨줬다.
 그 중 눈에 띄이는 파란색 망원경. 이 망원경은 전자동이다. 학생들이 보고싶은 별의 이름을 입력하면 망원경이 알아서 해당 별의 좌표를 찾아 관측할 수 있도록 한 똑똑한 망원경이다.

 주관측실의 250mm 굴절망원경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현재 일본에서 제작중인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자리에 함께한 전광조 파견교사는 "이 굴절망원경은 울산대에 있는 전파망원경과 더불의 울산을 대표하는 망원경으로 이름을 높일 예정이다"며 "목성의 줄무늬는 물론이고 토성의 아름다운 띠와 태양의 흑점을 관측할 수 있다"고 했다.
 2막6장의 마지막 여행지는 독특한 모양으로 외부에서도 궁금증을 나타내게 하는 바로 그 천체투영관이다. 밖에서 보면 구 모양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반구 모양이다. 경사식(15도) 좌석배치구조여서 관람자 137명이 동시에 누워서 밤하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달말부터 누구에게나 무료 개방

 이 곳에서는 반구형의 커다란 돔 스크린에 야간의 실제상황과 같은 별자리와 우주에 관한 신비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천체해설사가 전해주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함께 별자리를 여행하다보면 50분으로는 너무 아쉽다. 아쉽다기보다 부족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평일 4회(오전 10시,11시 오후 2시,3시) 상영하고, 토·일요일은 2회(오전 11시, 오후 2시) 상영한다.

 울산과학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김윤진 해설사는 다시 한 번 웃었다.
 "울산과학관 입장은 모두 무료예요. 울산의 학생과 시민 모두가 꼭 오셔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해설중 이동을 요구하는 관람자가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니 참아주시면 좋겠습니다. 해설사들이 '재미와 감동, 그리고 꿈'을 책임지겠습니다." 글=박송근기자 song@ 사진=이창균기자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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