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전측 "강진 가능성 적고 규모 6.5도 견디게 설계"
전문가들 "활성단층 가장자리 위치해 불안감 상존"
시민단체"고리 1호기 폐쇄하고 내진설계 강화해야"


"안전하다고 하지만 원전 선진국이라는 일본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나고 보니…"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지진 여파로 후쿠시마현 제1원전 1호기, 3호기에서 잇단 폭발이 일어 방사능 유출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0km 내외에 고리원전과 월성원전 두 곳이 가동중인 울산 시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4일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마을 주민들은 이번 일본 지진과 그로 인한 원전 폭발 사고를 화젯거리로 꺼내면서 눈앞에 보이는 원전의 안전성을 두고 새삼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김모(68)씨는 "우리나라 원전이 일본 원전보다 더 안전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라고 지진이 일어나지 않으란 법은 없지 않은가. 다 같이 걱정을 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 이모(56)씨는 "불안하긴 하지만 우린 그런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원전은 튼튼하다고 하지 않은가. 그렇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가동되고 있는 원전 21기 중 고리원전본부에 4기, 월성원전에 4기가 각각 가동중이다. 또 신고리원전 4기가 2014년까지 완공돼 상업운전에 들어가고 신월성원전 2기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신고리 5,6호기까지 2013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울산은 한마디로 원전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다.

 고리원전 직원들은 한반도 지질 특성상 강진 가능성이 적은데다 국내 원전이 규모 6.5의 지진,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원전 시설에 자신감을 보였다.
 후쿠시마 원전과는 달리 원자로를 감싸는 돔 건물 외벽 콘크리트 두께만 120cm, 강도가 385kg/㎤, 여기에 콘크리트 인장보강 공법(포스트-텐션닝: post-tensioning)을 적용하고 있고, 6mm 철판이 건물 전체를 덮고 있다. 원전 자체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심각한 훼손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얘기다.

 그러나 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은 지진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불안감이 상존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양산· 경주·포항·영해 등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활성단층은 길이 170㎞로, 고리·월성 원전과 경부고속도로, 울산중공업단지, 포항 철강공단 등 주요시설을 끼고 있어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것.

 게다가 고리1호기는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과 마찬가지로 고리1호기는 30년 수명을 다하고 10년간 가동이 연장된 상태다. 이 때문에 울산환경연합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명연장한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있는 고리원전은 이번 사태로 주민들의 원전 수용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 정 모(45)씨는 "이번 일본 지진에서 보듯이 자연재해는 언제나 예측을 뛰어넘기 때문에 노후된 원전의 내진 상태를 다시 점검, 보완하고 계획중인 원전의 내진 설계 기준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hani@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