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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3월1일자로 울산시 최초 공립특수학교인 '울산혜인학교'가 들어섰다. 울산혜인학교는 정신지체,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으로 41학급 규모의 262명의 학생과 168명의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 곳이다.
 본인은 혜인학교 교장으로 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선생님, 교장선생님, 급식업체들로부터 별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직원의 잠재력 이끄는 역할

 그 이유인즉, 교장이 직접 아침 일찍 급식재료 검수, 통학차량 등·하교시 직접 탑승해 안전 및 문제점 등 확인, 유급 특수교육 보조원을 채용하고 있다. 또 심사위원에 학부모 동참, 1급 지체장애 선생님을 체육부장과 담임임명, 교사들보다 더 많은 연수이수, 학교회계 집행자료 일체 공개, 물품구매시 업체선정을 위한 선정위원회 구성, 연중 교장실 개방 및 수시로 교직원, 학부모와 대화 등 별난짓을 다하고 있다고 소문이 나 있다.
 건전한 공직사회 풍토 조성 및 공직자 윤리의식 제고는 거창하고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가까이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모 기업 월간지에서 본 내용이 생각난다. 직장상사로서 바람직한 리더쉽을 '마중물 리더쉽'이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마중물'이라는 것은 펌프에서 깊은 샘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퍼 넣는 한 바가지의 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친절 교육·신뢰 싹트는 현장

 직장에서의 좋은 리더의 역할 또한 이러한 마중물의 역할과 같다. 직원이 스스로 무한한 잠재력을 계발해 나가도록 믿어주고 육성하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되어주는 것이야 말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인 것이다. 새삼 개교 이래로 지나온 공모제 교장으로서의 나의 모습이 떠오르며 부끄럽기 그지없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렸다. 우리 아이들의 변화와 학부모님들의 요구, 지역사회의 기대, 공모제 교장이라는 부담이 나를 더더욱 일만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늘 직원들을 재촉하고 다그치기만 했다. 리더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로도 학교를 움직일 수 있다는데 나 혼자 정신없이 헛손질만 해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감사한 일은 이런 무모한 나를 믿고 언제나 열심히 따라주는 168명의 든든한 교직원이 있기에 너무 행복하다.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개교를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째이다. 남은 임기동안은 조금 더 내실 있게 학교를 운영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남은 임기 내실화 다짐

 3년간 학교를 경영하면서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일은 2008년 3월1일부터 개교와 동시에 5명의 공익근무요원이 병역의무를 하다가 2010년 2월 5일자로  복무해제를 맞아 특별휴가 2일을 줬으나 자진해 반납하고 마지막날까지 근무한 것이다. 이들은 이후에도 종업식까지 자원봉사를 하는 등 모범적인 선행이 전국에 알려져 중앙병무청장님으로부터 졸업식날 병무청장님의 표창장을 받는것은 물론이고, 지금도 토요일 등 수시로 본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특히 본인은 교직원들의 인성교육과 서로의 신뢰관계 형성 및 직장 분위기조성에도 노력하고 있으며, 본교 교사, 특수교육보조원, 공익요원, 통학보조원, 일반 행정직원 등과 수시로 학교장과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학교장과 교직원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했다.

 또 교직원들에게 평소에 친절한 교육활동으로 '전화응터 친절 모니터링'에서 전체 학교 중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명랑하고 친절한 교육풍토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울산시내 학교중에서 처음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울산시교육청 선정 '체육활동 및 청소년단체활동 우수학교' 표창을 받는 등 솔선수범해 최선을 다하니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들로부터 조금씩 신뢰의 싹이 트고 있는 것 같다. 그 한 예로 본교에 학생을 둔 학부모님과 운영위원님들이 "저희들이 뭐 도와드릴 것이 없겠습니까?"라며 마지막 1년의 임기를 남겨둔 나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줄때 신뢰의 싹이 튼 것이라 여겨진다.
 마중물 리더쉽을 실천하며 내가 행복하듯 우리 학생들이 행복해지고 우리 교직원들과 학부모님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그날을 위해 '마중물 리더쉽', 특수학교 공모교장의 무한도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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