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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문턱에 들어서기 무섭게 기습한파가 닥치자 월동준비를 끝내지 못한 집집마다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3일 울산의 최저기온은 영하 2.1도, 낮 최고기온도 4도 안팎에 머무는 등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올 들어 처음 영하를 기록했다는 것과 함께 예년보다 평균 2.6도 낮은 이날 기온으로 울산 전역은 꽁꽁 얼어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산과 울산 인근 유원지에도 여느 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행락객이 찾는 등 더 없이 한산했다. 다만 1개월 앞으로 다가온 황금돼지의 해를 겨냥, 새 출발을 하려는 신랑신부로 각 예식장은 이날도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속설에 황금돼지띠에 아이를 낳으면 다복하다고 전해진다. 울산기상대는 또 4일에는 전날보다 추위가 더욱 맹위를 떨치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도 이하로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올해의 첫 추위치고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상대는 내다봤다. 그런데도 각 가정에서는 이렇다 할 겨울 채비를 하지 못해 '알몸'으로 한파를 맞고 있는 셈이다. 수도관 동파 방지를 위한 준비는 물론, 김장김치 등도 태반이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과 관공서 등 각 단체에서만 '김장 담그기' 행사를 했을 뿐, 일반 가정에서는 대부분 이달 중순으로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울주군 농가들이 더욱 비상이다. 축사와 비닐하우스의 겨울나기 준비를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논밭에 미처 거둬들이지 못한 농작물도 널려 있다. 특히 김장배추를 얼지 않기 위해 감싸는 '단 묶기' 작업의 경우 다른 농사일이 바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올 배추 값이 너무 떨어져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도 적지 않지만, 갈무리를 해야 할 배추까지 노지에서 얼어가고 있다. 여기다 기름 값 상승으로 하우스 난방을 연탄난로로 교체하려던 농가들마저 아무런 준비 없이 겨울을 맞고 있다. 울주군의 한 농가는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올 겨울부터는 연탄난로로 바꾸려고 했는데 추위가 너무 빨리 닥쳐 걱정이다"며 "기름으로 난방을 할 경우 월 평균 1백만 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마디로 준비 없이 강추위를 맞은 농가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울산시 5개 구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붕괴 위험이 높은 절개지 등에 대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지역이 도처에 있고, 불우시설에 대한 난방장비 점검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올 겨울이 유난히 혹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겨울나기에 만전을 기해야 할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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