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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와 뉴질랜드의 지진에 이어 지난 3월11일 역사에 기록될만한 대지진이 일본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천재지변이 인간에게 준 상처나 피해는 뒤이은 원전사고의 방사능공포로 인해 일본만이 아닌 주변국 전체의 공포로 변하고 있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일본대지진이 일어난 날로부터 거의 2주일을 원전사고에 대한 뉴스로 24시간을 채워 왔는데 요즘은 뜸한 느낌이 난다. 물론 너무 지나친 방송으로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행여 방사능의 공포를 축소보도하거나, 방사능에 대해 무지해 그 피해를 간과하거나, 알면서도 이익집단을 위해 은폐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식의 걱정이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다.

 체르노빌원전 폭발 때만 해도 우리는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이고 관리 잘못한 러시아의 잘못이려니 했다. 우리나라에서 생긴 일이 아니니 그 피해에 둔감했으며 그때만 해도 방사능피폭의 무서움을 잘 몰랐던 탓도 있었다. 그러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린 시절 간혹 원전의 종사자들이 원전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거나 강대국이 원전의 폐기물들을 제3국으로 옮길 때 그린피스 등의 환경단체들이 배를 저지하며 방사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던 해외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호주 한 소아과 의사가 백혈병이나 암으로 죽는 아이들과 방사능과 관계를 연구를 했는데 호주 근방 남태평양에서 프랑스가 1960년대부터 핵실험을 한 사실을 알고 프랑스정부에  따졌더니 담당 장관의 대답은 '핵은 안전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의사가 안전하다면 프랑스 인근 지중해에서 실험하라고 했더니, '거기는 사람이 많아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들도 방사능의 위험성을 알지 않았을까?

 이번 원전사고 때문에 습득한 세슘, 플로토늄, 요오드, 카드뮴 등의 용어들은 몰라도 되었으면 좋았을 단어이다. 후쿠시마현 출신인 아가씨가 이번 원전사고로 간사이에 사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버림받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절대 사고가 나지 않는 원전이라든지, 방사능피폭이 생기지 않는 원전이라든지 방사능폐기물처리가 문제가 되지 않는 원전이라면 환영할 수 있지만 이번의 사고는 원전에 에너지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가싶다.

 살아가는데 전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꽃도 전기를 써서 피어나고 우리의 음식들도 전기로 얻어지며 각 지역의 개발과 건설, 이동 수단 등 인간이 살아가고 발전하는 모든 행위에 전기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리고 고갈되어가는 원유를 대신해 최근 40년간 원전이 전기를 얻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거대한 방사능 공포 앞에서도 독일만이 원전에 대해 단계적 폐기를 결정했고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은 원전건설을 포기하지 않은 채 계획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말 원전이 아니면 다른 대안은 정말 없는 걸까?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에서 읽은 멋진 이야기로 우리 모두의 생각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덴마크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덴마크에는 원전이 없다고 한다. 1973년 오일쇼크 때부터 미국 일본 프랑스를 중심으로 원전계발이 한창일 때 덴마크는 자연에너지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덴마크정부는 국제유가와 상관없이 고유가정책을 펴서 온 국민이 석유를 아끼게끔 유도했고 자전거 등의 대체 이동수단을 쓰도록 장려했으며 풍력발전, 태양광발전을 강조했다.

   1973년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해 쓰던 덴마크의 에너지 자급도는 1.5%였다. 그런데 기름과 원전을 쓰지 않고 자연에너지 개발에 노력을 기울인 덴마크의 에너지 자립도는 2000년대부터 130%라고 한다. 그동안 에너지를 개발한 것이다.
 가축 배설물에서 가스를 생산하고, 바다 바람으로 풍력발전도 생산하면서 말이다. 비록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덴마크의 에너지 정책을 우리의 희망의 불씨로 여기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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