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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지도에 도착한 가지산 산악회 회원과 가족들이 산행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딸아이와의 섬 산행,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설렘과 함께 출발한 차안 분위기는 44명이 한마디씩 쏟아낸 소리에 시끌벅적하다. 나들이 탓인지 즐거운 산행의 기대인지? 모두들 어린아이 마냥 좋아한다. 버스는 어느덧 통영 항 매표소 입구 도로에 44명의 회원들을 토해낸다. 티켓 구입 후 회원들이 질서 정연하게 욕지호에 오른다.


 200여명 넘게 승선 할 수 있을 듯한 대형 선박이다. 가지산 산악회 회원뿐만 아니고 다른 산악회와 일반인 여행객들을 모두 승선시킨 후 배는 부웅~부웅~뱃고동 소리와 함께 출발한다. 멀미를 하는 나에게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가 고맙다. 한 시간여를 달리자 도착 안내방송과 함께 욕지항이 눈에 들어온다. 인원 파악 후 간단한 체조와 가지산 구호 삼창 후 욕지항에서 추억과 행복의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선임산대장님의 간단한 전달·주의사항 설명 후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됐다.
 

통영에 속하는 한국서 44번째로 큰 섬
어업 생업으로 최근 고구마 산업 각광
바다·능선 어우러진 한폭의 수채화길



 욕지도는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남쪽으로 32km 떨어져 있는 섬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통영시 욕지면에 속하며 욕지면의 면소재지이며 가장 큰 섬이다. 크기는 14.62 ㎢로써 우리나라 전체 섬 가운데서 44번째로 큰 섬이라고 한다.
 욕지면에는 71개의 섬이 있는데 그 중 61개는 무인도다. 인구는 욕지면 전체로는 2,284명(2010년 9월 30일 기준)이며 욕지도 자체로는 1,700명쯤 된다고 한다.
 욕지도는 그 섬이 처한 자연환경 때문에 당연히 어업이 가장 중요한 생업이고 산비탈을 일구어 생산하는 고구마가 중요한 산업이다. 최근 고구마가 웰빙식품으로 널리 인식됨에 따라 질 좋은 욕지 고구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양식기술의 발달로 잡는 어업 못지않게 양식어업이 발달했는데 그중에서 청정해역에서만 가능한 참 다랑어 같은 고급어종의 양식도 발달하고 있다.
 등산은 산행시작 처음 30분이 가장 중요하다. 호흡을 잘 가다듬고, 보폭도 조절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말동무 할 친구가 누구냐에 따라 그날 산행의 고저가 결정된다.
 그러나 오늘은 산행친구가 딸아이다. 딸아이의 보폭에 맞춰야한다. 딸아이가 뛰기도 하고 걷기도해서 힘들 것 같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걷는다. 헉~헉~딸아이가 잠시 선채로 가쁜 숨을 몰아쉰다.  한참을 걷는데 딸아이가 다 왔냐고 묻는다. 다와 간다고 그냥 웃는다. 봄을 알리는 꽃망울들이 바다와 어울러져 조망이 끝내준다. 능선 사이로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거린다.


 잠시휴식이다. 또 다시 힘을 내어 딸아이를 재촉하며 쉼 없이 걷는다. 딸아이와 섬을 조망하고 사진도 찍으며 오르는 산은 참으로 기분 좋다. 능선 아래 보이는 작은 섬들과 배들이 한 폭의 수채화 같다.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산행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바로 점심시간이다. 천황봉 정상 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음식들을 하나둘 꺼내놓는다.
 비빔밥을 먹기로 미리 얘기가 돼있던지라 나물과 밥, 고추장을 넣어서 비빈다.
 그 맛 또한 환상이다. 이제 통제된 천황봉정상은 뒤로하고 하산이다.
 숲이 우거진 돌계단을 쉬엄쉬엄 내려 산을 빠져 나온다. 포장도로를 따라 밭 사이를 지나 욕지중학교와 욕지도에서 유명세를 탄다는 짬뽕 집을 아쉽게 지나쳤다. 포장마차가 즐비한 선착장에 내려와 미리 준비해놓은 자연산회와 해산물로 욕지도 산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귀갓길, 멀어져 가는 욕지도와 여전히 배후미를 따르는 갈매기는 '욕지(欲知 , 알고자 하거든)'라는 섬 이름처럼 묘한 끌림으로, 포말같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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