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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정치 1번지 중구지역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신사협정'을 통해 정치적 역할을 분담해 온 한나라당 정갑윤 국회의원과 김철욱 울산시의회 의장 간의 이 불문 룰이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금이 가고 있다.
 이들 두 인사 간의 '신사협정'이란 지난 2002년 16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중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정 의원이 한나라당의 공천자로 결정되면서 앞으로 정 의원이 후보로 나서는 총선에는 김 의장이 출마하지 않기로 한 약속이다.

 

 그러나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로, 김 의장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쪽으로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나뉘면서 당내 대선후보 경쟁이 두 사람의 경쟁구도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당내 대선 후보경선과 관련, 정 의원은 박 전 대표 캠프의 울산지역 총책을 맡게 됐으며, 김 의장은 이 전 시장 진영의 울산 경선대책기구의 공조조직본부장을 맡았다.
 특히 김 의장이 비례대표이긴 하지만 정치적 기반을 정 의원과 마찬가지로 중구에 두고 있으면서도 지지하는 대선주자에 관한한 정 의원과 코드를 맞추고 있는 이 지역 3명(김재열, 김기환, 이죽련)의 시의원과는 달리 대립적인 위치에 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두 사람 사이의 신사협정 파기의 수준을 넘어 당장 내년 4월 제18대 총선에서 공천티켓을 확보하기 위한 당내 경쟁을 의도적으로 피하지는 않겠다는 정치적 의사표현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의장은 무엇보다 정 의원이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이 전 시장을 제쳐두고, 차점자인 박 전 대표를 지지후보로 선택했다는 점에 내심 고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 전 시장의 지지율 수위 지키기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오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된 후보경선에서 이 전 시장이 본선후보로 뽑혀 정권을 창출하게 되면 이어지는 총선에서의 공천경쟁은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내년 총선을 겨냥, 올 연초만 해도 당내 특별한 입지를 갖춘 인물이 없는 울주군에 출마를 고려하다 최근 중구로 급선회한 이유도 이 같은 당내 여건과 향후 변수를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판단의 연장선에서 이 전 시장의 울산지역 경선대책본부 사무실을 중구에 두기로 한 것도 정 의원과 경쟁관계에 놓일 사후 정치적 행보를 위한 김 의장의 포석이라는 관측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따라서 울산시당 위원장 등의 당직을 바탕으로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중 최초 3선 연임을 노리는 정 의원과 4선 시의원에 3번의 의장을 지낸 김 의장의 정면승부가 예상되는 내년 중구 총선이 벌써부터 지역정가의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최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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