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세월의 풍파를 견디고 선 탑의 경이로움
100여년 세월의 풍파를 견디고 선 탑의 경이로움
  • 울산신문
  • 승인 2011.05.1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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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기] 마이산 진충호 (가지산 산악회)
   
 

가지산 산악회라는 모임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산행에 나섰다.
 가족 중심의 모임이라는 말에 힘입어 6학년 아들도 함께 참여했다. 기대 반 설렘 반 집을 나서 버스에 오를 준비를 한다. 버스를 기다리며 한명 두 명 모여드는 낮선 회원들.
 얼굴에는 반가움과 웃음 가득히 서로를 맞이하고 인사를 한다. 낯 설은 광경이지만 이 또한 무척이나 보기 좋은 모습이다. 앞에서 분주히 회원 한명 한명 인사를 시키고 산행 계획등을 설명 후  버스이동은 계속된다. 이동 중 전에 내가 생활하던 낯익은 길들도 가끔은 지나 목적지 근처에 가자 멀리서 책이나 TV에서나 본 마이산 특이한 모습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 저기 저산이 마이산이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말의 두귀를 닮았다해서 마이산
전남 진안군 진안읍 마령면과단양리의 경계에 있는 마이산은 서봉(암마이산)695M와 동봉(수마이산) 678M으로 나뉘고 있으며 신라시대에는 서다산, 고려시대에는 용출산으로 불리우다 조선시대부터 말의 귀 모양을 닮았다하여 마이산으로 불리었다한다. 두 봉 중심과 남쪽, 북쪽사면이 섬진강과 남강의 지류발원지이기도 하다고 한다.
 집에 있을 때는 꽃잎이 다 지도록 미처 보지 못한 벚꽃들이 이곳에서는 한창 만개하여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내가 참 바쁘고 정신없이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잠깐의 평탄로 후 곧바로 경사진 산길. '아!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아들은 순식간에 선두로 사라져버리고 초반의 씩씩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벌써부터 숨이 가빠 오는 것을 느낀다. '참 운동을 너무 멀리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나게 만든다.
 중턱을 지나면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처음 보였던 주변 풍경들은  눈앞에서 사라지고 앞사람 따라가기에 바빠진다. 고금당 암자 바로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비로소 눈앞에 아름다운 암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 했다.암자에 올라 짧지만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니 여기가 정상이구나 할 정도로 뿌듯한 초보 산행자의 기쁨을 만끽해본다.

   
 
#평소운동부족 여실히 드러낸 첫 산행
처음보단 훨씬 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다시 이동을 시작한다. 숨도 차지 않고 기운을 차린 듯 가다보니 나는 이미 선두에서 멀어진 끝에서 1, 2등을 다투는 꼴찌그룹이 돼있었다.
 배고픔의 꼬르륵 비명소리에 일행은 조그마한 평지를 찾아 식사를 하게 됐다. 삼삼오오 모여 각자 정성껏 준비해온 반찬을 주욱 펼치고 나니 참으로 호화 뷔페 부럽지 않은 훌륭한 식사준비가 됐다. 가지고 온 찬을 나누고 웃고 즐기며 마음 따뜻해지는 식사를 하고나니 천하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식사 후 또다시 시작된 산행. 불어오는 바람이 세차고 차갑다기 보다는 시원하고 상쾌하게 느껴진다. 팔각정에 올라서서 보니 나름 정상에서 느끼는 산악인의 터질 듯한 짜릿함과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들이 가슴 벅차게 다가온다.
 아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이내 다음 코스인 탑사를 향해 또다시 급경사 암벽을 핸드레일에 기대어 내려간다. 함께 걸으며 나누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자연을 느끼는 것 못지않은 산행의 양념이라도 되는듯하다. 이렇게 어느 듯 멀리서 보았단 말의 귀 지점에 도달했다.
 
#돌들을 쌓아올린 답만 80여개
마이산 탑사는 수박크기의 돌부터 엄지손가락만한 돌들을 포개 얹어 크고 작은 80여개의 외줄 돌탑이 있는 곳이다. 돌탑을 쌓은 이 갑용 처사(본명 경의, 호 석정) 는 1860년 3월 25일 생으로 임오군란이 일어나고 전봉준이 처형 되는 등 시대적으로 흉흉 했을 때 25살의 나이에 산에 들어와 구국의 일념과 만민의 속죄를 위해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밤에는 기도로, 낮에는 돌탑을 쌓았다고 한다. 높이 15m 둘레 20여m거대한 돌탑도 이어 부치거나 홈을 파서 쌓는 것이 아닌데도 백여년의 풍파 속에서도 의연하게 서 있음에 놀라 경외감에 젖어본다.
 차량이 도착한 곳에서 이곳까지 이 도로를 따라가면 불과 몇 십분 거리. 그 길을 참으로 고행을 하며 멀리도 멀리도 왔다. 대신 힘이 들었지만 이 도로를 따라온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발아래 풍경과 정상의 시원한 바람등을 느꼈기에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오래동안 절에 가지 않았기에 코끝으로 전해지는 향불의 향이 마음을 참으로 편안하게 만든다. 아들과 함께 향을 피워 두 손 모아 기도하고 경내를 둘러보았다. 이곳을 끝으로 동봉과 서봉사이로 이어진 운치있는 나무계단을 따라 북부주차장에 도착했다. 함께했기에 혼자선 느끼지 못했던 아들과의 정겨운 많은 이야기들, 함께한 일행들과 서로를 생각하며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지켜주던 따듯한 배려들. 산이 아니면, 일행이 없었다면, 맛보지 못했을 맛 나는 점심식사, 정상의 가슴 시원함과 자연의 숨결을 처음으로 접하고 느끼면서 너무나도 즐거운 산행을 마쳤다.
 

▶다음산행 △일시 : 5월 22일 일요일 △산행지 : 경남 합천 황매산 △산행코스: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장-국사당-순결바위-모산재-철쭉화원-베틀봉(단적비연수촬영장조망)-비단덤-천황재-감암산-전망대누룩덤-매바위-청소년수련원 △산행시간 : 왕복5시간내외 △출발지 : 신복로터리 오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