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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향직·변혜정 부부와 지난 9일 태어난 둘째 아들 파랑(태명) 군, 첫째 딸 정민 양. 유은경기자 usyek@

"밝고 씩씩하면서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나 가족에 대한 생각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해요"

 17일 보람병원 입원실 5층에서는 웃음소리가 복도 밖까지 흘러 넘쳤다. 지난 9일 오전 7시 6분 3.7㎏으로 태어난 '파랑(태명·남)이'를 둘러싸고 이향직(36)·변혜정(33)부부와 딸 정민(4), 정민이의 외할머니, 이모, 사촌동생까지 모두 모였기 때문이다.

'나 보다 우리' 가르칠 것
 회사 내 위탁시설 마련 등
 맞벌이 부부 위한 정책 필요


 유독 이향직씨의 얼굴은 더욱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씨의 주위에서 딸-아들이면 100점 만점에 300점이라며 부러워하며 축하를 해와 둘째가 태어나 생긴 기쁜 마음이 조금 더 부풀었다. 정민양에 이어 파랑이까지 직접 탯줄을 잘랐다는 이씨는 "첫째 때도 떨리더니, 둘째 때도 여전히 가위 잡을 때 떨리더라"고 전했다.

 '파랑'이라는 태명은 파랑이의 누나 정민 양이 지었다. 이향직씨 부부의 친구가 지난 해 둘째를 출산했는데 그 집 아이 태명이 '분홍'인 것을 듣고 정민양이 좋아하는 색 '파랑'으로 동생 이름을 짓겠다고 해 결국 '파랑'으로 결정됐다.

 변혜정씨는 "우리 파랑이 태명도 정민이가 짓고, 태교도 정민이가 다했어요. 정민이가 태담도 많이하고 동화도 읽어주고 했거든요"라며 "정민이 때는 입덧이 심해서 그런지 작게(2.38㎏) 태어나서 걱정이었는데, 둘째는 커서 걱정이네요"라고 웃었다.
 둘째의 탄생으로 이향직씨의 마음가짐도 조금 달라졌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놀아주지 못한 게 미안해 다시 한 번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구요. 또 아무래도 동생이 생기면 첫 애가 많이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니까 그 쪽으로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네요"

 이향직·변혜정 부부 역시 맞벌이다. 그렇다보니 아이의 양육은 여느 집과 다름 없이 큰 부담이다. 이들 부부는 회사 내에 위탁시설이 마련되는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 필요하지 출산장려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저희도 준비를 하고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첫애도 결혼 후 3년 뒤에 가졌고, 둘째도 그렇거든요. 출산장려를 하고 싶다면 맞벌이 부부나 국민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봐요"

 이들 부부가 바라는 것은 아이가 건강하고 밝게, 또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는 것이다. "건강하고 밝고, 씩씩하게 컸으면 좋겠어요. 또 요즘 저출산이다 보니 모든 게 아이에게 집중되는데, 저희 집은 어른에 대한 생각을 갖도록 신경을 쓰고 싶어요. 개인보다는 가족을 느끼게 하고, 가르치고 싶네요"  이보람기자 usybr@ul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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