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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통의 방법으로도
즐거움 만들어 가는 것이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또 다른 방법은 아닐까

Early Adopter인 신랑 덕에 나는 자주 생활가전 매장에 들른다. 일이 있어 백화점을 갈 때도 시간이 조금 남으면 생활가전코너에서 이것저것을 살펴보며 배운다. 또 대부분의 영화관이 멀티숍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 영화 상영시간까지 시간이 나면 가전 매장을 들러 새로운 기기나 방법들에 대해 배운다. 대개의 점원들은 파는 제품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는 것이 있으니 조금씩 배울 것이 있지만 가끔 스스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점원을 만나면 시원하게 궁금증을 풀어준다. 그 덕분에 20대의 제자들보다도 스마트폰이나 Tablet PC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 다행히 아직은, 스마트폰의 른력에 푹 빠져 있는 그들과도 뒤처지지 않고 대화가 가능하다.

 16년전 귀국할 당시만 해도 소위 무전기라 불리던 핸드폰을 100만원 주며 구입했다. 그때는 핸드폰의 통화품질도 그리 좋지 않았고 핸드폰을 가진 사람도 많지 않았던 기억이지만 지금은 집 전화를 쓰지 않고 핸드폰만 사용하는 집도 있다고도 하고 길거리에서 공중전화부스를 찾을 수도 없는 것은 아주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대학 2학년인 제자가 핸드폰을 바꿔야 되는데 자기는 기기를 만지는 것이 서툴러 스마트폰을 사는 것이 두려워 그냥 핸드폰을 살까 한다고 했다. 그래서 "니네 엄마와 같은 나이인 나도 하는데, 신세대인 니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니? 조금만 배우면 할 수 있단다. 그리고 지금 뒤처지면 앞으로 더 발전된 기기가 나오면 절대 따라갈 수가 없게 되고 나중에 2세가 생겨 아이들에게 기기사용을 도와주어야할 때가 오면 문제가 되니 부지런히 따라가야 한다."고 하면서 웃음 섞인 겁을 잔뜩 줬더니 결국은 스마트폰을 샀다. 그 뒤 제자의 남동생이 열심히 application을 다운해주고 도와줘서 이제는 내가 귀찮을 만큼 많은 문장과 사진들을 나에게 보낸다.

   이틀 전에는 한 제자가 평소 핸드폰 문자로는 소화하기 힘든 분량의 '컬투쇼' 사연들을 편집한 글을 보내줘서 보는 내내 정말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나는 당장 신랑에게 보내고 다른 제자들에게는 '열공선물'이라는 제목으로 보내주고 지인들에게는 안부인사겸 보내주었다. 가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아마도 내가 평소 그런 글은 보낼 것 같지 않은 이미지였던지 제자들로부터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문자가 날라 오고, 지인들은 바쁘던 중에 잠시 웃으며 쉴 수 있어서 너무 고맙다고 답하고, 4명의 아이를 기른다고 바쁜 제자는 '교수님도 이런 메신저 사용하느냐며 이제는 자주 안부 전하겠다'고 하는 등 Mobile Messenger Service덕에 새로운 종류의 나누는 기쁨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냥 문자를 보내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스마트폰의 문화가 주는 소통의 보너스가 아닐까.

 스마트폰의 또 다른 소통의 매력은 Twitter인 것 같다. Twitter에 올라온 글이 기사화되는 경우도 자주 본다. 박지성의 동료인 Rio Ferdinand의 Twitter글이 기사화되어 직접 박지성이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Rio Ferdinand를 통해 우리는 그의 소식을 들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또 직접적으로는 닮고 싶은 사람이나 인품이 좋은 사람, 재밌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Twitter를 통해 그들을 접하며 내 생각도 뒤돌아보고 갑자기 회자되는 이슈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에 빠져보기도 하고 재밌는 이들이 소개한 방법으로 내 주변의 지인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연말연시의 카드대신 문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손편지의 자리를 메일이 대신해 시대가 각박해진다고 느끼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쉰세대만의 느낌으로 치부할 수는 없지만 우리 삶 속에 들어오는 새로운 소통의 방법으로도 색다른 즐거움을 만들고 손편지를 대신하는 또 다른 따뜻함을 만들어 가는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현대를 사는 세대와 소교통하는 또하나의 방법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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