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목마성·동축사·옥류천…문화유산 가득한 자연박물관
남목마성·동축사·옥류천…문화유산 가득한 자연박물관
  • 서승원
  • 승인 2011.05.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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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구석구석] 4. 동구 남목동
   
▲ 남목 전경.

#물 맑고 풍요로운 고장

울산시 동구에 속해있는 남목은 예로부터 행정의 중심지였고, 살기 좋은 선비의 고장이었다.
 남목은 행정구역 상으로 남목1동, 남목2동, 남목3동으로 구분된다. 법정동으로는 동부동 서부동 주전동으로 나뉜다. 남목1동은 남목초등학교 앞을 기준으로 서부동과 동부동으로 나뉘고 남목2동은 서부동, 남목3동은 동부동과 주전동으로 구분된다.

 남목 1,2,3동을 포함하는 전체 면적은 18㎢로, 동구 전체 면적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남목 지역 인구는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외국인을 포함해 5만7,000여명으로 동구 전체 인구의 3분의 1 수준이다.
 조선시대 때부터 남목에는 국가가 말을 키우던 마성이 있었다. 말을 키우는 일은 나라의 중요한 기간산업이어서 조선왕조는 건국 초기부터 전국의 각 고을에 목장을 설치해 말의 번식과 생산에 힘을 쏟았다.

   
▲ 남목마성.
 '남목'이라는 지명도 '남목마성'에서 유래됐다는 말이 있다. 당시 포항 인근에도 목장이 있었는데 이곳을 북쪽의 마성이라는 뜻으로 북목이라고 불렀고, 그와 대비해 동구 남목의 마성을 남쪽의 마성이라는 뜻에서 남목으로 불렀다고 한다.

 조선 전기, 조정은 동구 주전 성골에서 북구 염포동과 양정동의 경계가 되는 심천골로 이어지는 구역에 방어진목장을 조성해 말을 키웠다. 이를 구마성(舊馬城)이라고 한다. 방어진 목장이 임진왜란 등을 거치며 황폐화 되자 조정은 조선 후기에 새로운 목장을 축조했는데 이것이 지금의 남목마성, 일명 신마성(新馬城)이다. 울산 최초의 읍지인 '학성지'에 따르면, 남목마성은 1651년 축조됐으며, 그 길이는 3,626보나 됐다. 1655년 목장을 관리하는 감독관인 감목관이 동래에서 지금 남목으로 옮겨 오면서 남목은 동구 일대의 행정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남목은 제기뜰 등 너른 들판이 있는데다 마골산에서 흘러내리는 옥류천의 맑은 물 덕분에 식수걱정이 없었다. 게다가 현재 남목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감목관'을 중심으로 양반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히 학문이 번성했다. 조선말까지 남목에는 글을 읽는 선비들을 중심으로 '남전시우회'라는 문학모임이 활동했다고 한다. 이런 학구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남목에서는 학자와 법조인, 군인 등이 대거 배출됐다.
 
# 동구 역사·전통 함축된 곳

남목 사람들에게 마골산은 특별하다. 남목 사람들이 이 곳을 살기 좋은 동네로 손꼽는 몇 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마골산이다. 교통의 중심지에 살면서도 산이 선사하는 상쾌한 공기와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 마골산 관음정.
때문에 주말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마골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을 쉽게 볼수 있다. 남목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마골산은 해발 297m의 완만한 지형으로 전형적인 노년기 산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산행할 수 있다.

 동구 남목초등학교 뒤쪽 동축사 방향으로 마골산을 올라 가다보면 중간쯤에는 독특한 바위가 하나 있다. 둥그스름하고 복스럽게 생긴 이 바위의 이름은 '작은 두꺼방(작은 두꺼비 바위)'이다. 이 바위를 두고,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두꺼비 모양 바위가 남목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남목이 잘사는 것이라는 속설이 이 지역에서 전해진다.

 마골산의 이름은 산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흰 바위에서 유래됐다. 마골(麻骨)이라는 말은 껍질을 벗긴 삼대(麻)의 흰 속살(骨)을 비유한 말로, 지금은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흰 바위가 잘 보이지 않지만 나뭇가지가 앙상한 겨울이 되면 산 곳곳에 흰 바위가 드러난다. 멀리서 보면 흰 삼대를 곳곳에 세워놓은 것 같다고 하여 이렇게 특이한 이름이 붙여졌다.

 마골산은 동구의 소중한 인문지리 유산으로 손꼽힌다. 마골산에는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동축사가 현존하고 있고, 토속신앙의 상징인 알바위가 곳곳에 있다. 마골산 알바위는 각각 200~300m 간격을 두고 마골산 입구 옥류천에서 마골산 정상까지 모두 7곳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알바위는 바위그림의 일종으로 바위 표면에 알 모양의 구멍이 새겨져 있는 것을 말하며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울산읍지 등에는 '동축사가 있는 곳이 마골산'이라는 글귀가 전한다. 그만큼 마골산에서 동축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동축사(東竺寺)는 울산광역시 동구 동부동 607번지에 소재한 사찰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 통도사(通度寺)의 말사이다. 동축사는 울산지역의 고찰로서 신라의 불국토사상이 반영된 성지로, 울산에서도 손꼽히는 고찰이다.

   
▲ 동축사.
 삼국유사에는 동축사 창건설화가 전해지는데, 신라 진흥왕 34년(573년) 3월 지금의 울산인 하곡현(河曲懸) 사포(絲浦)에 서역에서 온 큰 배가 닿았다. 이 배에는 인도의 아소카왕이 보낸 편지와 황금 3만 푼, 황철 5만 7천근과 함께 석가삼존불을 주조하려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황금과 황철을 배에 실어 보내니, 인연 있는 국토에 가서 장륙존상이 되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배에는 모형 불상도 함께 실려 있었는데 이 모형 불상을 모시기 위하여 지은 절이 동축사라고 한다. 유물로는 고려 중기에 제작된 동축사 삼층석탑(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1호)이 전한다.
 동축사는 도심에서 벗어나 심신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유서 깊은 곳으로, 이곳에 올라 해뜨는 동해를 바라보면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동축사 정상의 관일대(觀日臺)는 섬암이라 하여 동축사의 종소리와 함께 해뜨는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곳으로 유명하다.
 
#교통·문화·교육 요충지

남목에는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동축사와 남목의 뒷산으로 불리는 마골산, 일년내내 맑은 물이 마르지 않는 옥류천 등이 있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1925년 한국을 강제로 지배했던 일본이, 당시 수산업의 중심이었던 방어진으로 면 사무소를 옮기기 전까지 남목은 동구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재도 남목은 동구에서 일산동과 더불어 가장 번화한 곳으로, 산지를 끼고있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많은 등산객들이 즐겨찾아 자연요건과 유흥, 교육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어,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살기좋은 동네'로 소문나 있다.
 실제로 술집과 노래방 등의 유흥시설과 상가들이 밀집해있어 평일을 비롯해 주말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1920년 7월 3일 동면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역사가 깊은 남목초등학교와 남목중·고등학교 등 학군이 밀집돼있어 교육시설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곧 완공될 예정인 주전직선화도로까지 개설되면 앞으로 북구 정자동과 동구 주전동 등 해안가를 잇는 교통 요충지로써의 역할이 더욱 커질것으로 예상돼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다.
 울산동구문화원 장세동 소장은 "남목 곳곳에 남목마성과 동축사, 옥류천 등 소중한 지역문화유산들이 흩어져있어, 문화적·학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가 필요한 지역이다"고 말했다.  서승원기자 usssw@ulsanpres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