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금운동 전국최고 달성불구 일반인 참여 저조
지역민 작은 봉사 생활화 정신운동 펼쳐 보고파
재해구호·취약계층 돕기 시민참여 많아졌으면

 

▲ 제6대 대한적십자사 울산광역지사 김석기 회장이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가 일상생활이 되어 서로를 사랑하며 평화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김석기 전(前) 울산시교육감(65)은 아픔이 많은 사람이다. 아픔을 견디기 위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집착을 버리는 연습을 부단히 해 왔다고 한다. 그런 김 전 교육감이 국내 최대 봉사기관인 대한적십자사의 울산광역지사 회장을 맡았다.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이 봉사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제6대 적십자사 울산광역지사 회장 취임식을 가진 지난달 31일, 중구 성안동 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정치 이야기, 전공(?)인 교육 이야기는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 한층 나아가 새로운 길을 걸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시민 모두가 적십자를 이해하고 조그마한 봉사부터 시작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게 그의 조그마한 꿈이자 목표다.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가 일상생활이 되어 서로를 사랑하며 평화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석기 제6대 대한적십자사 울산광역지사(이하 울산적십자사) 회장은 봉사인구의 저변확대와 적십자정신을 우리사회에 보다 넓게, 적극적으로 전파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교직과 공직의 길을 걸어온 김 회장. 그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지만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찾던 중 분에 넘치는 대한적십자사 울산광역지사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설레임과 기쁨, 두려운 마음이 교차하지만, 지금의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적십자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이 적십자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9년 울산지사 산하 울산봉사회 회장을 맡으면서다. 평소 울산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게 행복한 노후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던 그는 이때부터 적십자의 봉사와 사랑, 희생에 큰 관심을 가져 왔다.

 김 회장은 많은 사람이 대한적십자사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863년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앙리뒤낭의 노력으로 시작된 적십자는 현재도 국제분쟁지역이나 국제적 재난이 있는 곳에는 항상 하고 있다고. 구한말 국권침탈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고종황제의 칙령에 따라 탄생한 대한적십자사는 벌써 100년을 훨씬 뛰어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후 크고 작은 재난의 구호활동에, 그리고 소외된 우리 이웃의 가장 가까이서 적십자사는 국민들에 앞장서서 국민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가장 먼저 달려가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봉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울산적십자사는 최근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울산지사 산하 90여개 봉사단체, 1만4,000여명의 가족들이 봉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7,700여명의 청소년적십자단원들이 봉사를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특히 울산시민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기부하는 적십자회비 모금운동은 2009년 이후 매년 전국 최고의 성적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이루며 울산적십자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2009년부터 실시한 전국기관평가에서 시행 첫해 3위와 다음해 2위라는 상위권을 연거푸 기록하며 울산적십자사의 놀라운 역량을 발휘하는 등 사세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김 회장은 이같은 울산적십자의 성장세를 더욱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임기 동안 부단한 노력을 할 계획이다. 그 가운데 안정적 재원 활보를 위한 적십자회비 모금운동 활성화에 비중을 두고 추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올해 울산지역 적십자회비 모금운동은 136%를 달성해 전국 최고였지만, 이는 기업체와 독지가 등의 특별회비가 큰 역할을 차지한 것으로 일반 가구(세대)의 납부율은 35%에 불과했다"며 "일반 세대의 회비 납부는 적십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봉사정신을 함양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적십자회비는 적십자활동의 근간으로 모든 활동의 종자돈으로 사용되는데, 우리 지역에서 모금된 회비는 전액 우리 지역을 위해 쓰인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시는 북한에 대한 지원금은 적십자회비가 아닌 정부의 남북협력자금이며 정치적 중립을 지향하는 적십자사를 통해 물자가 전달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류가 있는 곳에 고난이 있고 고난이 있는 곳에 적십자가 있다'라는 구호가 있다"며 "올 한해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웃사랑의 마음으로 적십자 회비모금에 모두 참여해 울산에 기부문화를 꽃피우고 이웃사랑이 넘치는 세계 속의 울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나눔에 대한 자신 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다. 김 회장은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많아, 지금보다 더 많은 봉사자가 어려운 이의 고통을 덜어주고 따스한 온기를 나눠야 한다"며 "또 미래의 희망은 젊은 봉사 조직 양성에 있는 만큼, 봉사정신과 국제적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청소년 RCY활동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힘든 이웃들이 더욱 힘들어지지 않도록 앞장서야 하는 게 적십자사의 의무라는 생각이다.
 이에 김 회장은 적십자사 중점사업인 긴급재난 구호사업과 홀로 사는 65세 이상 어르신과의 결연사업,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장, 생활이 어려운 장애우가정과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등을 꼼꼼히 검토해 수혜자가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도와 줄까 고뇌하며 그분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는 일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김 회장이 생각하는 봉사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봉사란 거창하지도 고상한 사람만이 하는 것도 아니다. 길거리에서 휴지 하나를 줍는 것도 봉사다"며 "울산시민들이 작은 봉사가 생활화될 수 있는 정신운동을 펼쳐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우리지역 적십자활동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십자봉사원들과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의 더 많은 참여"라며 "즉 더 많은 사람들이 적십자 활동을 할때 적십자 활동이 꽃을 피울 수 있고, 진정한 인도주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110만 울산시민들의 적십자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 재해구호와 취약계층을 돕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지역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게 문제가 있다면 시민들이 채찍질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김은혜기자 ryusori3@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