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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전국에서 주5일 수업제가 사실상 전면 시행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울산시교육청이 시범학교 운영 계획을 밝혔다.
교사들과 학부모는 '환영'과 '우려'로 반응이 엇갈렸다. 교원단체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낮추고 교사의 자기계발 시간을 늘린다는 점에서 환영의 뜻을 보인 반면,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토요일에 자녀들의 교육 문제 등의 부담이 늘어난다며 난색을 표했다. 학원은 기대심을 드러냈다.

20여개학교 시범운영

#시범학교 운영

15일 울산시교육청은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과 관련 대책 마련 브리핑을 갖고 시범학교 운영 후 일반화 계획을 밝혔다.
 시교육청은 2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2009 개정교육과정연구학교로 지정된 초등학교 4곳, 중학교 3곳 등 7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지역의 전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10~12개교, 중학교 6개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시범학교는 향후 주당 확보해야할 수업시수 확대 운영과 토요돌봄교실 및 토요 등교학생의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센터'의 교육기부 운동 추진으로 지역사회와의 협조체제를 강화해 창의적 체험활동의 무료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교장 재량에 의해 방학기간을 줄이고, 최소 수업일수보다 수업일수를 확대시행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에 따른 세부 추진계획을 이달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학력저하 문제 없을듯"

# "주 40시간 근로 당연"

울산교원단체총연합회 차명석 회장은 "학부모가 가정교육과 자녀와의 체험학습 기회를 늘릴 수 있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많은 지식의 습득을 중시하는 시각에서 창의성과 적응력에 주목하는 관점으로 여론이 바뀌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학력저하에 대한 문제도 과거 설문조사를 볼 때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전교조울산지부 조용식 지부장은 "주 40시간 근로시간 원칙에 따라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안이었다"며 "다만 학교에 보육ㆍ교육을 의존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방안이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런 시행에 당황"

# "가정에 떠넘기나"

반면 학부모 단체들은 '토요일에 아이를 돌볼 비용을 가정에 떠넘긴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울산지부는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는 토요일에 자체적으로 양질의 체험활동을 시켜줄 여유가 없는 곳이 많다"며 "결국 자녀를 학원에 맡기는 사례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울산지부는 이어 애초 정부가 교원단체와의 협상 차원에서 이 사안을 다뤘다며, 학생ㆍ학부모의 의견 수렴이나 대책 논의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5일 수업제를 감행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울산지부도 "대안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된다고 해서 우려가 크다. 주5일제의 취지를 인정하지만 점진적 시행이 옳았다고 본다"고 했다.
 학사모 울산지부는 체험활동 수요를 노린 사교육 시장이 크게 팽창해 가계 부담이 늘 수 있다며,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등 부처가 합동으로 공교육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말강좌 대폭 늘수도"

 # "호재일지 지켜봐야"

지역 학원가에서는 주5일 수업제로 학원 수요가 늘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일부 증가는 있겠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기대감과 신중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울산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초ㆍ중ㆍ고 모두 일부 수요가 커질 수 있겠지만 인터넷 강의 등 때문에 학원 성장세가 이미 꺾인 상황에서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평일 방과후학교와 심야교습 규제 때문에 제대로 못했던 수업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강좌는 대폭 늘 것 같지만 실제 학부모나 학생들 반응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송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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