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의 영화 대신 고래체험관광 1번지로 부활
포경의 영화 대신 고래체험관광 1번지로 부활
  • 하주화
  • 승인 2011.06.1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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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구석구석] 7. 남구 장생포동
   
▲ 남구 용잠동 내하마을에서 바라본 장생포 전경. 우리나라 포경업의 중심지였다.(1970년대)

'경해'(鯨海). 동해바다를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불렀다. '고래가 들끓었던 바다'라는 뜻이다. 이 가운데서도 포경의 황금어장으로 불린 곳이 장생포다. 보릿고개를 겪을 당시에도 장생포동에선 밥을 못먹어 고래고기로 버텼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무분별한 포획으로 고래 멸종 위기와 고래잡이 금지라는 대가를 치뤘고 덕분에 '정복'이 아닌 '겸손'으로 자연을 대하는 삶을 깨우쳤다. 고래 잔혹사를 멈춘지 20여년이 흐른 이 어촌 마을에서는 과거 포경도시로 누린 영화가 문화체험형 고래산업으로 부활하고 있다.

   
▲ 장생포구에서 포경역사에 길이 남을 가장 큰 장수고래를 잡았다. 길이 23m, 높이 4m, 무게 65톤을 기록하였다. 모두가 놀라 들뜬 분위기였다. 한마디로 놀랄 정도다. (1974년)


#과거부터 황금어장으로 유명세

장생포동은 본래 경상남도 울산군 현남면 지역으로 장승개 또는 장생포라 했다. 훨씬 이전인 조선 태종 7년에는 수군만호진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914년에 시행된 전국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울산군 대현면(大峴面) 장생포리가 됐다. 1962년 울산시에 편입되면서 장생포동으로 개칭돼 행정동인 장생포동 관할이 됐다. 1998년 야음1·장생포동에 들어갔으며, 2007년 야음장생포동 관할로 바뀌었다.

 행정동인 야음장생포동 관할이다. 울산광역시 남구의 동북부에 있으며, 동쪽과 남쪽은 울산만에 닿아 있고 매암동, 용잠동 및 고사동과 이웃한다.
 동해남부선과 울산항선의 종착지로, 장생포역과 울산항역이 있으며, 동해안까지 뻗은 장생포로(長生浦路)가 31번국도 및 부두로(埠頭路)와 연결된다.

 장생포는 고래잡이 어항으로 유명세를 날렸다. 1891년 러시아의 황태자 니콜라이가 동해안에서의 포경권을 획득한 뒤 1899년 이곳에서  포경을 시작했다. 특히 이해에 러시아의 태평양포경회사는 장생포항에 고래해체부지까지 허가 받아 포경업을 더욱 확대시켰다.
 러일전쟁 이후 우리나라 연근해의 포경업을 독점하게 된 일본은 1915년부터는 장생포만을 포경기지로 사용하게 됐다.

 일제 때 포획된 고래는 장생포항에서 해체돼 이빨과 뼈, 고기 등은 일본으로 수출하고, 일부 고기만 국내에서 소비됐다.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돌아가고 울산의 포경업은 장생포항과 방어진항을 중심으로 펼쳐졌지만 지난 1986년 이후 지금까지 금지되고 있다.
 여전히 이곳에선 20여곳이 '고래고기' 전문집에선 국내 고래고기 소비량의 8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하지만 고래 포획이 금지됐기에 수급되는 고래고기는 정치망(자리 그물)에 걸려들어 혼획된 것으로 수급이 쉽지 않다.

   
▲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전경.


# 국내 유일 고래문화특구로 부활

옛 포경업 위주의 고래산업은 지금 관광업으로 전환됐다.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2008년 8월)로도 지정됐고 고래바다여행선·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 등 인프라가 갖춰졌다.
 고래박물관은 지난 2005년 5월 문을 열었다. 포경 금지된 이래 사라져 가는 포경 유물을 수집·보존·전시하고 고래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교육 연구를 위한 체험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관은 총 4층으로 고래의 생태와 진화, 고래 회유도, 고래의 생태적 특징, 고래 뱃속 모형, 고래의 종류와 반구대 암각화 관련 영상물, 고래 두골 코너 등을 꾸며 놓았다.

 또 포경역사관에서는 브라이드고래·범고래의 골격, 반구대 암각화 실물 재현 모형을 볼 수 있고 한국과 세계의 포경 역사가 전시돼 있다.
 특히 귀신고래의 여러 가지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신고래 소리 체험관에는 어린이들에게 귀신고래의 상식을 전달해 주는 매직비전, 각국에 나타난 귀신고래의 영상을 볼 수 있는 귀신고래 전문관, 귀신고래 두골, 귀신고래 먹이 섭취 과정과 실물모형도 설치돼 있다.

 박물관을 옆에는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다. 수족관에 살고 있는 돌고래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일본에서 들여온 고래이지만 우리나라에 '귀화'해 고래마다 주민등록번호와 한글 이름을 보유하고 있다.
 2층 4D영상관은 향유고래와 대왕오징어의 결투장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래생테체험관 뒤로는 국내 최초의 고래관경선인 고래바다여행선 선착장이 있다.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운항하는 이 선박 안에는 고래 탐사에 맞게 세미나실과 영화관 공연장, 휴게실, 의무실 등을 갖추었다. 수용 승선인원은 100여명 정도이다.

 울산시 남구청은 출항 가능한 단체 인원수를 50명에서 20명으로 조정하고, 승선료 감면대상자를 국가유공자와 장애인까지 확대 적용해 고래탐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울산 앞바다에서 발견되는 고래는 밍크고래를 비롯해 참돌고래, 상괭이 등이다. 운이 좋다면 수천여 마리의 돌고래떼가 힘차게 유영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고래바다 여행선의 이름은 조선시대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울산 앞바다를 경해(鯨海), 즉 고래바다로 지칭한 것에서 따왔다. 이배는 길이 39미터, 너비 8미터로 국립수산과학원이 어자원 조사에 사용하던 262톤급 탐구5호로 울산시 남구에 무상 기증한 것이다.

# 천연기념물, 장생포 앞바다

장생포 앞바다는 울산귀신고래회유해면(천연기념물 제 126호)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울산귀신고래회유해면은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에 속한다. 현재 울산귀신고래회유해면에 속해 있는 서부 북평태평양의 귀신고래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데, 이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울산 부근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인근 회유해면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것이다.

 우리나라 동해안에 나타나는 귀신고래의 무리는 겨울에는 한반도와 일본 앞바다에서 번식하고 여름에는 먹이를 찾아 오츠크해 북단으로 이동한다.
 귀신고래는 암초가 많은 곳에서 귀신같이 출몰한다 해 붙여진 이름으로, 극경 혹은 쇠고래라고도 한다. 해안가에 가깝게 살며 북태평양의 동·서 양안을 회유하는 연안성 고래로, 한국·일본·미국 등의 포경 대상이었다. 하주화기자 us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