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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창옹기종기시장'은 사라져가는 전통 재래장 속에서 긴 역사와 함께 전국에서 손꼽히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단순한 재래장에서 벗어나 먹을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가 넘쳐나는 울산 대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탈바꿈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100년 역사 간직한 전국최고 5일장
문화관광형 시장 추진에 손님 늘어

 

의료진들 명쾌한 답변에 절로 수긍
습관성 디스크 환자 재진료 약속도


#전통장 향기 느껴지는 문화관광명소

얼핏 보기엔 뽕짝이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옛 시골장이지만 장 안을 들어가보면 깨끗하게 정비가 돼 있다. 길쭉길쭉하게 잘 빠진 채소도 있지만 울퉁불퉁 제멋대로 생긴 집 텃밭에서 키운 채소에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남창옹기종기시장이다.
 남창옹기종기시장은 달력의 끝자가 3일과 8일인 날마다 열리는 5일장이다. 이 시장은 지난 1916년에 정부의 인증으로 개설돼 약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 곳에서는 만세운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우시장이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교통문화가 발달하면서 우시장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남창장은 쇠퇴의 길에 접어 들었다. 종일 열리던 장은 오전에만 장이 열리는 등 급속도로 위축됐다.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다시 종일장으로 변모했고, 2000년부터 시설현대화 사업을 하면서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어나게 됐다.
 전통시장이나 전통장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과 달리 남창옹기종기시장은 전통장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매년 성장을 하고 있다.

 

 

   
▲ 울산우리병원 권무혁 원장이 남창옹기종기사장을 돌며 일하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허리통증 및 여러가지 증상에 대해 상담을 하고 있다.


 남창시장은 지난해 3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됐다. 지난 10월 열린 '2010년 전국우수시장 박람회'에서 남창시장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이 잘 되고 있는 우수시장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시장 이름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인다는 뜻과 인근 외고산 옹기마을을 뜻하는 '남창옹기종기시장'으로 바꿨다.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되면서 남창옹기종기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크게 늘었다. 장을 찾는 손님은 5,000여명으로 40%가량 늘었으며, 일 매출액도 30% 늘어난 9억여원이 됐다.
 또 온산, 서생, 청량, 웅촌 등 인근지역 뿐만 아니라 부산에서 400여명, 울산시내에서 500여명이 장을 찾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남창옹기종기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게 됐다.

 남창옹기종기시장은 문화관광형시장사업추진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게 됐으며, 추가로 국비 5억원까지 지원받게 됐다. 지난해 추진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을 더욱 고도화하고 신규 아이템을 발굴·추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문화관광명소로 자리잡게할 계획인 것이다.
 시장 인근에 자리잡은 외고산옹기마을, 75년 역사의 남창역, 진하마리나항, 진하해수욕장, 서생포왜성, 간절곶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 등이 개발된다면 남창옹기종기시장이 전국에서 명성을 떨치는 문화관광형시장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 울산우리병원과 남창옹기종기시장 상인회는 28일 시장 내 광장에서 울산우리병원과 함께하는 허리펴는 재래시장 MOU를 체결했다. 권무혁 원장과 최동규 상인회장이 협약서에 서명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타 시장 견학단 좋은 취지에 질문공세도

울산우리병원 의료봉사단이 남창옹기종기시장 광장에 마련한 임시의료센터는 이날 남창옹기종기시장을 견학온 온양온천시장 견학단의 눈길도 끌었다. 견학단은 '허리펴는 전통시장' 사업의 취지가 너무 좋다며 이것저것 많은 질문을 의료봉사단에 쏟아냈다.
 5일장의 특성 때문인지 임시의료센터에는 상인보다는 장을 보러온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았다. 많은 상인들이 자리를 비우지 못하자 권무혁 원장과 의료봉사단은 직접 상인들을 찾아가 불편한 곳은 없는지 점검했다.

 바닥에 앉은뱅이 의자를 놓고 쪼그려 앉아 있는 상인들이 대다수 인데다 고령이 많아 허리 통증이나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상인이 많았다.
 "어머니, 쪼그려 앉아 계시면 허리 망가져요. 한 번씩 일어나서 몸도 좀 풀어주시고 그러셔야 되요. 이왕이면 의자에 앉는 게 더 좋구요"
 권무혁 원장의 말에 상인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상인들은 의료진의 방문에 부끄러워 하면서도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물어왔다.

 

 

 

 

   
▲ 남창옹기종기시장 상인들이 시장 내 광장에 마련된 무료진료소에서 혈압, 당뇨, 체지방 분석을 비롯한 기초검사를 받고 있다.


 3번이나 디스크가 재발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상인도 있었다.
 권 원장은 "3번이나 재발했다면 이건 습관성이라고 볼 수 있어요. 지금 상태에서 유착이 얼마나 됐는지 알 수가 없어서 확실히 말씀은 못드리겠지만, 예전에 찍어 놓은 사진 가지고 오시면 보고 상담을 하도록 하죠"라고 말했고, 상인은 병원 위치나 권 원장의 진료시간을 확인하고 만족한 듯이 돌아갔다.
 최동규 회장은 울산우리병원의 방문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5일장에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도 많이 오세요. 이 분들은 병원 가기가 힘든데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상인도 좋고, 손님도 좋으니 시장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허리펴는 전통시장'이네요"라고 말했다.
 이보람기자 usybr@

 

 

 

 

   
 

"특산품 법인설립·주차장 조성 등
 상설화 목표 시설개선 지속추진"


최동규 남창옹기종기상인회장

"남창옹기종기시장이 전국 최고의 5일장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입니다"
 쉼터조성, 주차장확보, 특산품코너 등 남창옹기종기시장상인회 최동규(64·사진) 회장이 예전에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말했던 계획들이 착착 진행 중이란 소식을 접했다.
 그 때 말했던 것들이 다 추진 중이라서 놀랍다는 말에 최 회장은 웃으며 "그럼 당연히 추진이 되야지. 시장을 위하는 길인데 차근차근 준비해서 진행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최동규 회장은 지역 특산품 코너를 통한 특산품 판매를 위해 최근 법인까지 설립했다. 법인을 통해 된장, 장아찌, 젓갈 등을 만들어 특별 제작한 '옹기'에 담아 판매한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장류를 담을 옹기는 요즘 사람들의 생활패턴에 맞춰 냉장고에 들어갈 작은 크기로 만들고, 옹기를 가져오면 그 옹기에 다시 장류를 담아줄 예정이라고.
 현재 3일과 8일에 열리는 장에 1일과 6일까지 장을 더 열기 위해 울주군 등과 협의 중이고, 장기적으로는 상설시장화 한다는 계획에도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내년까지 주차면수 300면의 주차장이 확보되면 장날이면 시장 주변 도로가 주차장이 되던 상황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조성될 주차장은 고객 전용으로 주차 공간 확보로 주차 편의는 물론 인근 도로 정체도 해결될 전망이다.
 계획했던 사업들을 진행해도 아직 해야할 일이 남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며 "그래도 부족한 게 많아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문화관광형 시장이 되려면 아직 갖춰야 할 게 많죠"고 답했다.

 중앙 아케이드에 맞춰서 노후된 양측 아케이드를 리모델링 하고, 바닥에 물건을 놓고 파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동식 좌판을 만들어 위생을 더할 생각이다.
 "잘 만들어진 광장을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어린 아이까지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역사가 있는 가축시장도 다시 조성하는 등 볼거리, 즐길거리를 더 만들 생각입니다. 그러면 전국 5일장 중 최고의 시장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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