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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사람들이면 누구나 한번쯤 대왕암공원에 가봤을 것이다. 대왕암공원은 신라시대의 역사와 이야기가 있고, 울창한 송림이 있고, 해안절벽과 기암괴석, 역사를 달리하는 두 개의 등대, 아름다운 해안산책로와 몽돌해안 등 다양한 해양자원을 갖춘 울산의 자랑이자 보고이다. 이만한 천혜의 자연경관, 역사문화경관이 도심 근처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그런데 이 대왕암공원이 최근 고래시설 논란으로 시끄럽다. 고래가 쟁점과 논란이 된 것은 2006년 지방선거 때 정천석 전구청장 이후로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고래시설을 너도나도 공약하면서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고래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수렴이나 토론회는 단 한번도 열린 적이 없다.

 최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애초부터 고래시설을 포함해 대왕암공원을 개발하기로 한 것을 구청장이 야당으로 바뀌면서 뒤집는 것처럼 주장을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천석 전 구청장이 고래시설을 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나서자, 사업이 타당한지를 용역을 통해서 결정하겠다고 한 것이다.
 2010년 12월에 한국해양수산연구원에 용역을 준 사람이 바로 정천석 전 구청장이다. 그 사이에 4·27 보궐선거가 있었고, 타당성 용역 중간보고는 5월 12일에 있었다. 그리고 용역에 대한 최종보고는 6월 30일에 있었다. 물론 알려진 것처럼 용역결과는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입지에서도, 법적 행정적 면에서도 문제가 많아 타당성이 없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에서는 마치 신임 구청장이 용역에 압력을 행사한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당선된 지 열흘 만에 있었던 중간보고 결과를 신임 구청장이 어떻게 압력을 행사한단 말인가? 거꾸로 한나라당 단체장은 압력을 행사해 용역결과를 입맛대로 할 수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이미 남구가 고래특구로 지정되었고 북구 산하지구에서 민자사업으로 전국최대 규모 고래시설을 하겠다고 한다. 동구까지 고래시설을 건립하면 이는 명백히 중복투자에 불과하다.
 사실을 왜곡해서 정쟁으로 몰아가지 말고 객관적 연구 결과를 존중하여 대왕암공원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대왕암공원에 고래시설을 건설한다는 발상은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 낡은 개발방식이다. 고래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형 위락관광이 아니라, 생태를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에코관광이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제주의 올레길, 지리산의 둘레길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시대 아닌가? 돌고래쇼장 같은 방식으로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시대가 지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왕암공원을 조성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일산해수욕장과 대왕암 전체를 잇는 둘레길을 연결하고 구간별로 이야기가 있고 문화적 요소가 있는 특색 있는 길로 조성해야 한다. 특히 대왕암과 슬도를 잇는 산책로를 잘 다듬어야 한다. 이 길을 한번 걸어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듯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이 일품이다.
 대왕암 관광객들에게 대왕암의 문화역사적 가치와 자연경관의 가치를 설명할 역량 있는 해설사들을 더 많이 육성해 단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이 있는 관광, 체험학습의 명소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1박 2일 체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품격 있는 숙박시설 건립이다. 이는 교육연수원의 이후 활용 문제와 섬끝마을을 구상하면 충분히 전국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름답고 멋진 숙박시설 건립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각계의 의견을 모아 대왕암공원의 명승 지정을 추진해야 한다. 명승지정을 통해 대왕암공원은 이제 공원이 아니라 국가문화재로서 전 세계에 홍보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대왕암공원은 자연절경과 환경을 지키면서도 동구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동구의 새로운 불루오션, 신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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