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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정우택 전 충북지사를 임명하려다 최고위원들의 강력한 반대로 일반 백지화했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충청 출신인 이들 두 사람을 최고위원으로 천거했다.
 홍 대표는 한나라당의 약세지역인 충청과 호남지역에 각각 한 명씩 영입해온 관례에서 벗어난데 대해 "총선에서 의석이 나올 수 있는 충청권을 배려하겠다"며 "호남 배려는 차기 지도부에서하면 된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대신 호남대책위원장을 별도로 둬 최고위에 참석시키는 대안을 제시했다. 호남대책위원장으로는 전남지역 당협위원장인 고모씨가 천거됐다.
 그러나 다른 최고위원들은 "호남을 무시하는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반대한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표와 원희룡 최고위원 사이에는 고성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호남을 이렇게 홀대하다니 말도 안된다"면서 "인선을 강행한다면 호남에서 배척받는 결과에 대해 홍 대표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호남대책위원장 추가 임명안에 대해 '호남을 더 자극하게 될 것'이라며 전원이 반대했다"며 "인선을 강행한다면 지도력에 심각한 손상이 있을 것이라고 최고위원들이 경고했다"고 밝혔다.
 반대가 거세자 홍 대표는 추후 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홍 대표는 휴가를 보내고 내달 8일 이후 인선안을 재논의할 것이라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당헌상 지명직 최고위원은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지명할 수 있다.
 홍문표 사장은 충청권의 대표적 친이(친이명박)계로 17대 국회의원(홍성ㆍ예산)을 지냈다. 15ㆍ16대 국회의원(진천ㆍ음성)에 이어 충북도지사를 지낸 정우택 전 지사는 친박계지만 색깔이 강하지는 않은 걸로 평가된다. 서울=이진호기자 z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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