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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우리병원 권무혁 원장이 태화종합시장을 돌며 일하시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허리통증 및 여러가지 증상에 대해 상담을 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아파트 단지 밀집돼 갈수록 규모확대
노점상 실명제 운영 전국서 벤치마킹

70대 할머니 젊을때 이야기 한가득
당뇨·골다공증 검사에 상인들 몰려


#도심 한복판 상설시장과 5일장 어우러진 곳

다른 전통시장과 재래장이 이용객은 줄어들고 있지만 태화종합시장은 예외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 갈수록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5일장이 서는 5일과 10일에는 시장을 찾는 차량과 사람으로 시장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3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태화종합시장이 정식 시장으로 등록한 것은 지난 1982년 6월이지만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는 그 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텃밭에서 수확한 물건을 할매들이 물물교환을 위해 주고 받던 것이 시초가 돼 점차 시장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1980년에 장터에 건물을 지으면서 지금과 같이 상설시장과 5일장이 어우러지는 형태가 됐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 시장 옆에 바로 들어선 대형 유통업체와 상인들간 큰 마찰이 없다는 점이다. 서로 공존하는 형태를 띠어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에는 태화시장 상인회가 진행하는 중계 행사에 대형 유통업체가 지원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러하듯이 태화시장은 울산의 동, 서, 남, 북쪽의 주산물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봄이면 싱싱하고 푸릇한 산채나물과 과일 등이 넘쳐나고 가을이면 송이버섯, 다래, 어름 등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것들이 여기선 흔하다. 각종 어류와 건어물, 미역 등 없는 해산물이 없다.

 

 

   
▲ 상설시장과 5일장이 어우러진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태화종합시장.

 


 시장 규모도 최대다. 장날이면 상인들만 2~3만명이 운집한다. 태화시장은 중구청이 시행한 노점상 실명제가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고 꼽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 2004년 4월 전국 최초로 시행한 노점상 실명제는 노점행위를 할 수 있는 일정한 장소를 지정해 규격화된 공간을 노점상들에게 제공한 것을 말한다. 이들에게는 허가번호를 부여해 기득권을 인정해주면서 일정액의 세금(도로 점사용료)을 받아 소속감과 상행위의 정당성을 갖게 했다. 지금도 전국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태화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지름쟁이 매운탕'이다. 지금도 6~7곳이 성업 중이다. 지름쟁이는 울산 사투리로, 종개라고 불리는 미꾸라지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물고기다. 지방마다 다른 방언으로 불린다. 몸옆에 수수 줄기 무늬를 띤다고 해서 수수미꾸라지 또는 수수미꾸리로 부르고 표범 같은 얼룩이 있다고 범미꾸라지로 부르기도 하며 이외 기름쟁이, 얼룩쟁이, 산미꾸리 등의 사투리로도 통한다. 보양식으로 알려진 이 지름쟁이 매운탕은 태화시장에 가면 꼭 먹어봐야할 것 중의 하나이다.
 
#"조만간 정밀검사 받아보세요"

"우리 손자 키울 때까지는 움직여야 된다. 잘 검사해주이소~"
 골다공증 검사기기 앞에 앉으며 검사를 잘 부탁한다는 70대 할머니는 검사가 진행되는 내내 자신의 아픈 곳이며, 젊을 때 고생했던 이야기 등을 늘어놨다. 자신의 할머니,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듯 귀담아 듣던 울산우리병원 의료봉사팀은 "골다골증으로 결과가 나왔네요. 다리가 붓고 아프신 건 척추협착증인 것 같아요. 담배도 끊으시고 정밀 검사랑 진료 받아보셔야 겠어요"라고 조언했다.

 

 

 

 

   
▲ 울산우리병원과 중구 태화종합시장 상인회는 26일 시장 상인회 사무실 앞에서 울산우리병원과 함께하는 허리펴는 재래시장 MOU를 체결했다. 권무혁 원장과 서영철 상인회장이 협약서에 서명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료봉사팀의 방문 소식에 많은 사람이 몰려 조금 한가해진 시간에 찾아온 한 상인은 당뇨 수치가 높다는 말에 순간 얼굴에 근심이 가득 찼다.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동안도 그는 "내가 지난해 정밀 검사를 받았을 때는 안 그랬는데…"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의료봉사팀은 식사를 하시고 간식을 많이 드셨다 하더라도 정상치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라며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이날 척추건강 상담에서는 울산우리병원 권무혁 원장이 나섰다. 서 있을 때도 숙일 때도 아프다는 한 젊은 상인의 말에 "젊은 데 벌써부터 아파서 어떡하느냐"며 "우선 살을 빼는 것이 허리 건강에 좋을 것 같다. 집이 큰 데 기둥이 작으면 기둥이 많이 힘든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운동을 하느냐는 권 원장의 질문에 상인은 "일하는 게 운동이죠"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권 원장은 일과 운동은 별개의 것이라며 시간을 내 수영이나 등산 등의 운동을 하면 허리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고, 상인은 그렇게 하겠다며 방문에 고마움을 표했다. 

 

 

 

   
 

"주차장 확보·공중화장실 설치 시급
  태화루·십리대밭 활용 명물 만들 것"

서영철 태화종합시장 상인회장

"십리대밭, 태화루 등 천혜의 자연환경도 갖춘 태화시장, 전국에서 소문난 명물시장으로 만들고 싶어요"
 태화종합시장 상인회 서영철(65·사진)회장이 시장 발전을 위해 관심을 갖고 전력을 다하는 분야는 친절교육 등 상인의식 변화와 아케이드, 화장실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이다.
 장날만 되면 주차장 부족으로 도로 위 불법 주정차가 극심해 주위 도로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는 등 주차장 개설이 시급한 과제였고, 최근 주차면수 30면 규모의 주차장을 개통했다.

 30면의 주차장이 개설 됐다고 해서 그동안의 주차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주차장을 확장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주차난은 차츰 해결될 전망이다. 서영철 회장이 주차장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설현대화 사업은 공중화장실 설치와 아케이드 설치, CCTV 설치이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공중화장실 설치는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케이드는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초부터 설치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태화시장은 인근에 영남의 3대 누각 태화루에 십리대밭까지 위치해 있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자연적 혜택의 효과를 극대화해 명물 시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도심 속 전통 상설시장에 5일장이 있으니 태화루 등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을 유입하기에도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태화시장 내에 특산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태화루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태화시장이 명물시장으로 소문나는 것도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겠지요"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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