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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이 있는 곳에 책과 도서관이 있는 도시', '책 읽는 도시 속의 도서관'


 책과 도서관과 도시가 잘 어우러진 한 줄의 시구(詩句) 같은 말이다. 저대로만 된다면 우리 울산의 문화복지쯤이야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경지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에서 거론되는 도시는 울산이 아닌 인구 27만의 도시 '순천'과 45만의 도시 '김해'이다.


 순천은 2003년 11월 전국1호 '기적의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도서관 건립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많아지자 주민 가까이에 있는 기존 공공시설 중 활용 가능한 소규모의 공간에 작은도서관을 2004년에는 12개관, 2005년에는 7개관, 2006년에는 5개관을 설치했다. 시립도서관 3개관과 작은 도서관 24개관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으로 장서를 공유토록 하였고, 차량 운행으로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등 이용자 희망도서를 정기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시민이 이용하기 쉽게 시민 가까이에 있는 '동네형 작은도서관' 개설로 도서관 이용 인구를 대대적으로 증가시킨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김해시는 '책 읽는 도시 김해'를 선포하고 10대 시책을 마련하였다. 중요 시책을 살펴보면 '책 읽는 도시 김해 종합계획 수립', '민관합동의 위원회 구성',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수립' 등이다. 앞으로 김해시는 '책 읽는 도시 김해' 선포식 행사를 시작으로 독서환경 인프라와 함께 시민들의 책읽기 붐을 조성하고 더 나아가 김해를 언제 어디서나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의 '책 읽는 도시 김해'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두 도시는 모두 울산보다 인구수가 월등히 적은 중·소 도시라는 것, 경제적인 면에서도 울산보다 많이 뒤떨어진다는 것, 그러나 책 읽기의 절대적 중요성을 간파하고 시가 전면에 나서 도서관 늘리기와 책 읽기를 전파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전국 공공도서관 운영현황 자료집'(2006년 12월 기준)을 보면 도서관수가 서울 61곳, 부산 25곳, 대구 16곳, 인천 13곳, 광주 13곳, 대전 15곳, 경기 99곳, 강원 42곳, 충북 26곳, 충남 44곳, 전북 17곳, 전남 48곳, 경북 51곳, 경남 45곳, 제주 21곳 인데 비하여 울산은 7곳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꼴찌이다. 소장 자료수도 단연 최하위권이다.


 울산시의 홈페이지에 5개 핵심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는데 '문화가 숨쉬는 울산'이 그 핵심프로젝트 중의 하나이며, '문화경제도시 울산'을 그 비전과 목표로 표방하고 있다. 또한 '문화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문화기반시설의 확충'을 제시하고 있는데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그 어느 곳에도 없다. 도서관은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책을 읽고 얻어지는 창의력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발전은 물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배움의 터전이자, 평생 동안 자기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기반시설이다. '문화가 숨쉬는 울산' '문화경제도시 울산'은 구호와 명제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정책적으로 도서관 증설에 대한 장·단기 계획을 수립, 추진하여 도서관이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할 때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시책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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