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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에 나오는 광고 중에서 은유적 표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웃게 하는 말이 있었다. 모 중소기업의 대표가 자신의 회사 상품을 설명하려고 직접 나와서 하는 말, "이게 몸에 진짜 좋은데, 아~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네" 라는 광고였다.

 자신의 기업이 팔고자 하는 상품을 보고 이런 문구를 작성한 카피라이터의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굳이 이 방송 광고가 아니더라도 방송이나 신문에는 수많은 광고들이 매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광고를 보면 나름대로의 간결성과 함축성 그리고 위트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처럼 우리가 표현하는 말 한마디는 그것을 듣는 사람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이 표현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오고 갔던 말 중에 기억을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몇 마디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말은 언론의 관심을 받지도 않고 대화를 나누는 상대에게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말은 법적 책임도 없고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공인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언행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표현을 하느냐에 따라 여론이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여론에 뭇매를 맞아 사과를 하는 해프닝도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공인의 언행에는 품위가 있어야 하며, 대중적인 신뢰가 있어야 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범인들은 시대를 초월해 성인이나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말을 '명언'이라 부르며,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인용을 하고 자신의 삶의 모토로 삼기도 하는 것이다.

 군자나 성인이 남긴 명언 속에는 세상을 비판하는 촌철살인과 같은 구절도 있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나침반과 같은 글귀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동일한 물건을 가지고도 생각하는 표현은 천차만별이다. 왜냐하면 똑같은 사물이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생각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 특히 선출직 공직자에게 표현이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품위와 신뢰를 받는 표현을 잘 구사할 줄 아는 훌륭한 지혜를 가졌다면, 더 이상 행운이 없겠지만, 표현의 잘못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가끔씩 일어나 곤욕을 치루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표현이라는 칼날이 생명을 위협하는 비수가 되어 심장을 겨누기도 하고 치명적인 독약이 되어 재기의 길을 막기도 한다. 이는 바로 공직의 운명까지 끊게 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공인의 신분이 되다보면 표현의 기회가 많아지고 범위도 넓고 비교적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표현에 대한 책임 또한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을 할 때는 장소, 목적, 위치 등 이해관계가 있는 상대방의 입장과 반응, 향후 미칠 수 있는 파장 등을 사전에 충분히 감안해야 하고 배려와 표현의 겸손 미덕도 모두 얻을 수 있어야 공인으로서 표현에 향기가 나는 법이다.

 자칫 잘못 표현된 말 때문에 괜한 구설수에 오르거나 뜻하지 않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함을 몰라서야 되겠는가. 중앙정치에 비해 비교적 짧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제도 하에서의 지방정치의 과정과 절차는 중앙의 그것에 비해 아직은 덜 명확한 부분이 있음을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공사를 막론하고 작은 것 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 마다 참견하는 것에 대해 옳다 나쁘다를 떠나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면 계속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옳다고 하겠는가. 좀 서툴고 마뜩치 않아 보여도 스스로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 봐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전·후자의 경우를 비교해 보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공인으로서 어느 길이 현명한 선택인지는 자기의 몫 일 뿐이다. 자기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누구나 100% 만족 할 수는 없다. 그 만족 역시 자신이 만든 기준에 따라 나오는 자의적인 판단이니까.

 의회도 마찬가지다. 내 기준에서 보면 옳지 않고 마뜩치 않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본의와 다르게 마뜩치 않게 보아야할 입장에 서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의회라는 기관은 행정기관이 행정집행을 시민을 위해 잘하고 있는지 견제를 하고 시민의 의견을 의원 활동을 통해 반영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이라는 기관은 권한에 상응하는, 진정으로 시민을 위해 더 나은 행정이 될 수 있도록 집행기관을 격려해 줄 수 있는 권한 역시 가진다고 믿는다. 무엇이 나의 목소리가 아닌, 시민을 위한 목소리인지, 인간으로서 한 의원은 감정적으로 다치고 상처받을지라도,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무엇이 더 시민을 위한 것인지 잠시만 숨을 추슬려 보자. 혹시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인지, "시민들의 의견이 정말 내 가슴에 반영되어" 그래서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인지 한번만 더 생각을 해보고 발걸음을 옮기자.

 지혜로운 의원, 견재와 협력과 상생의 균형을 깨트리지 않은 의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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