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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남짓한 거리에 우리나라 국보 두 개가 존재한다. 그것들은 모두 6,000여전부터 있어온 인류의 흔적이다. 한반도 인류의 시작이고 울산이 열린 기원쯤 되겠다. 단순한 인류의 흔적들이 아니다. 불에 그슬렸거나 돌덩이 몇 개로 주거지의 흔적을 유추해내는 그런 것들이 아닌, 단단한 바위 위에 오랜 시간 걸쳐서 갉아내고 파내고 쪼아서 만든 삶의 기록이자 기원이었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다.
두 곳은 대곡리 선사암각화군으로 세계문화유산 잠재목록에 올랐다. 머지않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아 보존해야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 곳을 가는 길은 언제라도 좋다. 암각화 박물관에서 출발해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거쳐 대곡박물관에서 마침표를 찍는 7km남짓의 발걸음이다. 몸으로 느끼며 걷는 길은 상쾌하다. 계곡과 숲이 지루할 때쯤 만나는 유산들 속에서 몸이 깨어나고 마음이 열린다. 봄이면 싱그러운 연초록의 세상이 반기고, 여름이면 무르익은 절정의 녹색이 대곡천과 어울린다. 만산홍엽의 천연색깔로 치장한 가을과, 하얀 눈으로 뒤덮인 순백의 세상 겨울까지. 그 어느 때라도 어울리지 않는 날이 없다. 10월초 올해 두 번째 열리는 '스토리 워킹 태화강-선사문화길 걷기'에 앞서 걸어보았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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