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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림 울산박물관 관장이 "개관 100일을 맞은 울산박물관은 이제 시작이라며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갈 박물관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청동솥·반구대 암각화 모형 등 관심 뜨거워
놀이교실 등 다양한 참여프로그램도'호응'
흩어진 울산유물 매년 5,000점씩 이관추진
시민에 다가가는 기획전시로 문턱 낮출 것

울산지역 최초의 종합박물관으로 지난 6월 개관한 울산박물관이 지난달 30일로 개관 100일을 맞았다. 울산시의 숙원사업이자 울산시민들의 문화갈증을 풀어줄 오랜 염원으로 마침내 문을 연 울산박물관은 100일만에 14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울산의 지역 명소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울산박물관의 산뜻한 출발에는 오랜 경험과 울산문화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쏟아온 김우림 관장의 공이 크다. 지난 2009년 10월 울산박물관추진단장으로 부임하며 울산박물관과 연을 맺은 김우림 관장은 울산박물관 초대관장에 이어, 지난 1일자로 관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오는 2014년 9월 30일까지 울산박물관을 이끌게 되는 김우림 관장을 만나 지난 100일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시민들 하루 최대 4,000여명 방문  큰 호응

지난 6월 22일 개관한 울산박물관이 지난 달 30일로 개관 100일을 맞았다.
 울산박물관은 울산시가 472억 원을 들여 울산대공원 내 3만3,058m²에 지하 1층, 지상 2층, 총면적 1만4,408m² 규모로 완공했다.
 역사관, 산업사관ⅠㆍⅡ, 해울이관(어린이관), 2D영상관, 기획전시실, 야외전시관 등을 갖추고 선사시대부터 현대의 산업역사까지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개관 후 한 달 여만에 5만 여명이 박물관을 찾았고 여름방학 기간에는 하루 최대 4,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3일 현재 14만3,54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으며 개관과 동시에 선보인 대영박물관의 '신화의 세계, 환상의 동물 이야기' 특별전은 4만4,162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한 수치로 비교하자면 지난 2002년 5월 개관한 서울역사박물관의 경우 그해 말까지 23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박물관은 개관 3개월 남짓만에 과반수를 훨씬 넘긴 성적으로 인구 수 등에 비례했을 때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는게 김 관장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여름방학이 지나면서 관람객 거품은 다소 빠졌지만 중간고사가 끝나는 이달부터 지역 학교들의 현장학습체험이 줄줄이 예약돼 있어 단체관람을 중심으로 관람객 수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사시대부터 흘러온 울산의 역사 스토리 중심 소개

이같은 울산박물관의 성공적인 출발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유적지 중심으로 유물을 소개하는데 반해 울산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흘러온 울산의 역사를 스토리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가 고향에서 선보이게 된 지역 고유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울산 하대유적 출토 청동솥, 울주 하삼정고분 출토 오리모양 토기 등이 특히 시선을 붙잡고 있으며 세계적인 선사시대 바위그림 유적을 현장 그대로 옮겨놓은 실물 크기의 반구대암각화 모형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함께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교육의 장으로서 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역사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 놀이교실'의 경우 지난 8월 13일 첫 일정을 진행했다.
 '클레이로 만나는 12지상 친구들'을 주제로 열린 이날 놀이교실은 지역 초등학생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유물을 살펴보고 클레이를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청소년에게 문화재 보존과학을 소개하는 '문화재로 알아보는 과학'도 지난 8월 20일~21일 중학생과 고등학생 각 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울산지역 불교유적을 탐방하는 '문화유적 답사' 도 지난달 24일 초등학생과 동반가족 40명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다.

 올 가을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어린이 1일 박물관 학교'가 오는 8일 '내가 꿈꾸는 박물관'을 주제로 펼쳐지고 특별전 연계 시민강좌 '그리스신화 비판적 읽기'가 오는 12일 예정돼 있다.
 김 관장은 "예전의 박물관은 유물을 수집, 보관, 연구, 전시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오늘날의 박물관은 평생교육기관, 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배우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5개년 발전계획 수립·교육 프로그램 대거 신설

울산박물관이 울산의 첫 종합박물관으로서 큰 관심을 받았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울산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가장 중요한 유물을 더욱 다양하게 갖추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
 이러한 과제를 중점으로 울산박물관은 5개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우선 유물 확보를 위해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는 지역 유물을 매년 5,000점씩 이관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와함께 울산지역 마을에 대한 민속조사, 유물발굴조사 등을 통해 울산의 역사를 새롭게 발견하고 재조명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더욱 다채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육홍보팀을 신설했으며 올 하반기 부터 신설 프로그램을 대거 마련한다.
 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단체 관람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프로그램을 올 겨울방학부터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지역 학교장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박물관 초청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울산시민에게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양을 높여주기 위해 지난달 개설된 '울산박물관아카데미(UMA)'도 내년부터는 한 강좌당 8회 운영에서 10회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또 직장인들이 많은 울산의 특성을 고려해 주말반과 야간반도 새롭게 개설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특별기획 전시로 지역 변천사 한눈에

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마련된 첫 특별전시 '신화의 세계, 환상의 동물이야기'가 마무리 되면 울산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두 번째 특별전시가 열린다.
 울산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75년만의 귀향, 1936년 울산 달리'전을 오는 11월 29일~2월 5일까지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1936년 일본 도쿄 제국대 교수와 학생들이 울산 달리에서 생활상과 위생상태, 민속을 대규모로 조사한 기록과 채집자료 가운데 120여점을 현재 소장한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으로부터 대여해 전시한다.

 또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 '울산 달리 달동'에 소개된 자료들도 함께 전시한다.
 '울산 달리 달동'은 1936년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달동지역에 대한 변천과 달동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이를 통해 일제시기 울산 모습 뿐 아니라 해방 이후의 변화상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김 관장은 "이들 자료는 어린시절 농촌에서 보았던 것이 대부분으로 현대인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해 줄 것"이라면서 "너무 빨리 변해버린 우리들의 지난날 모습을 들여다 볼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의식주와 관련된 생활용품이 주된 전시물로 박물관 유물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전시라는 점이 특징"이라면서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 부탁"

"울산박물관은 이제 시작이다"는 김 관장은 "부족한 면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세부적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며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갈 박물관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울산박물관은 울산시민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울산시민의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부탁했다.
 한편, 김우림 관장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역사박물관장 등을 거치는 등 20여년 동안 '박물관맨'으로서 외길을 걷고 있다. 또한 국내 유일한 '조선시대 묘제'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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