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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자는 인간생명 탄생을 예로 들면서 생명체에게 경쟁이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도 했다. 임신하기 위해선 수십억 개가 넘는 정자들이 고단한 속도 경쟁을 거쳐 단 한개의 정자만이 난자와 수정되는데 이처럼 사람은 탄생부터 치열한 삶의 과정이 시작된다고 했다. 경쟁은 개인의 출생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사회도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전쟁을 통한 영토 확장 등을 추구하며 발전을 해왔기에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개발하고 사용해왔다.
 오늘날 우리는 무한 글로벌경쟁시대에 금년 7월 한·EU간 FTA 발효로 세계경제영토 60%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경제영토가 넓어져 해외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경제 전쟁이라 불리는 글로벌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기반을 마련하였고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실익을 극대화 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정부조달기관인 조달청이 공공조달분야 해외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적으로 정부조달규모는 국가별 GDP의 10%~20%를 점유하여 약 10조 달러 대규모 시장이지만 우리 기업의 진출실적은 연간 410억불정도로 미흡한 수준이다. 따라서 구매 주체가 보수적 성격인 공공기관이므로 민간 기업의 독자 진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조달청에서는 기업의 정부조달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기관, IT 업체 및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민간합동기구를 설치하고, 세계적 인지도가 높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와 연계한 '우수조달제품'의 해외수출을 적극지원하고 있다.
 나라장터는 세계적 전자조달 브랜드로서 UN으로부터 '2004년공공서비스상' 수상, OECD로부터 '더 이상 개선이 필요 없는 수준'이라는 찬사를 받는 등 국제적으로 효율성과 투명성, 안정성이 입증되어 베트남, 코스타리카, 몽골 등에 수출되고 있는, 입찰등록부터 대금지급까지 전 과정이 웹기반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세계최고수준의 전자조달시스템이다. 구매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가들이 우리나라의 전자조달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고 한국을 방문하고 또한 업무협력양해각서(MOU)체결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지도가 높은 전자조달시스템을 앞세워 국내중소 우수조달기업의 해외 수출의 길을 뚫기 위해 금년 5월  조달청장이 페루를 직접방문하여 한-페루 간 민·관 정부조달 협력위원회를 개최하였고, 그 후속 결과로 금년 여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조달청 주관 민관공동으로 구성된 해외정부조달 시장개척단을 파견하였다. 해외정부조달 시장 개척단은 37개사와 구매상담회를 진행하여 약 540만 불의 계약체결을 진행하기로 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조달청은 중소·벤처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고 조달물자의 품질향상을 위해 성능, 기술 또는 품질이 뛰어난 중소기업 물품을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하여 수요기관에 공급하는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720개 업체에서 954개 제품이 우수조달물품으로 등록되어 국내 공공조달에만 연간 약 1조 1,000억 원 이상의 계약실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우수조달물품이 국내 공공조달을 넘어 해외 공공기관에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닦고 국내 우수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시켜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국익을 높이기 위해 해외조달시장진출진흥 TF팀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베트남과 코스타리카 등 나라장터가 수출된 국가를 지역별 거점화 하여 주변 국가들에게까지 나라장터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조달물품도 수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홍보와 지원을 하게 된다. 나라장터와 연계한 중소기업 해외수출 전략이 보다 넓어진 경제영토에다 생명 있는 씨앗을 뿌리고 잘 가꾸어 앞으로 대한민국 정부조달시장에서 인증 받는 우수조달물품이 세계 공공기관에 널리 공급되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우수조달 중소기업의 성공이란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게 되길 결실의 계절 인 이 가을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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