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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 지구 외솔교 하류 구간에 위치한 주민들은 시공사 부도로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등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


시공사 부도로 공정률 75% 상태서 중단
배수로 막혀 비만오면 한강 빈집엔 잡초
보상 못받아 이주조차 쉽지 않아 죽을맛

"비가 오는 날에는 집안 곳곳에 침수된 빗물을 퍼내느라 하루 종일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70mm 이상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더 힘들었어요. 건설회사 측이 부도가 나고 공사가 중단된 이후로 빗물이 강으로 흘러나가는 배수로가 막혀버려서 지반이 낮은 우리 집 쪽으로 빗물이 새어 들어 오는거죠. 게다가 주변에는 땅을 비운 지주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어요. 이 곳이 '사람 사는 곳'처럼 보입니까? 공사가 중단 되고 6년여 째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은 저도 어찌해야 할지 답답할 뿐입니다"

 

#민원 현장

북구 진장동 외솔교 방죽 인근에서 28년 째 살고 있는 지 모(73)씨는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중단된 2006년부터 현재까지 하루하루 아슬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 씨는 장애 3급을 판정받은 국가유공자이고, 점점 차고 있는 나이 때문에 그렇다 할 경제력도 지고 있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에도 힘든 사정이다. 국가에서 받는 노령연금과 유공자연금, 장애연금이 전부라고.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 부지 전부에 논과 밭으로 가득했어요. 그 시절에는 같이 살던 주민들도 많았죠. 보상을 해주겠다고 해서 다들 공사 허가를 하고 하나 둘, 땅을 비워줬습니다. 보상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창 공사가 진행되더니 갑자기 중단되고,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론 보상을 받은 곳도 있지만, 외솔교 방죽 인근 주민들은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떠났거나 아직까지 머무르고 있습니다. 우리 집은 세금도 꼬박꼬박 미루지 않고 잘 내고 있는데, 보상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이 되지 않고 있으니 분통이 터지네요"

 이 곳에는 지 씨를 비롯해 총 10가구가 살고 있다. 보상 문제가 쉬이 해결되지 않자 주민들은 인터넷 민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시청에 직접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련된 예산이 없다'는 시청의 입장만 듣고 돌아와 늘 답보상태에 머무를 뿐이었다.

#공사 진행 과정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추진한 때는 1998년 5월. 조합설립과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후 이듬해 공사를 착공하며 순조롭게 출발을 했다. 2006년 중반까지는 공사 진행이 75%까지나 이뤄졌지만, 같은 해 12월 시공사였던 평창토건(주)의 부도 이후로 지금까지 사업이 거의 중단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외솔교 하류 주변 구간은 도로개설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인근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보상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평창토건(주)가 시공한 명촌동 평창리비에르 입주자에 대한 보상은 지난 3월부터 시작해 일부분 이뤄지고 있지만, 외솔교 인근 주민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조합·울산시의 입장

사업을 시행한 토지구역정리조합과 울산시는 부지대금과 예산만 마련된다면 보상을 해주겠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비췄다.
 토지구역정리조합은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뛰어든 개개인이 모여 만든 조합인데, 2006년 시공사 부도 이후로 모든 부지대금을 쉽게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 조합의 설명이다.
 토지구역정리조합 관계자는 "시공사가 부도가 나고 최대한 보상을 빨리 해주려 했지만, 금전적인 문제인 만큼 쉽게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현재 평창리비에르 일부 구간은 보상을 하고 있고, 울산시와도 간담회 등을 열며 앞으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시설부 관계자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몇 년 전부터 보상검토안을 예산책정에 건의를 했지만, 다른 시급한 문제 때문에 순위가 밀려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평창리비에르 입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하고 남은 예산도 있고, 외솔교 하류 구간 주민들에 대한 보상도 조금씩 추진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신속히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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