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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세계 경제 위기 속 노사상생 가장 중요해

美·일본업체 가격할인·무이자 할부 공세
도요타·닛산 등 현지 맞춤형 소형차 출시
수입차,  내수시장 잠식 증가 현대차 위협
현대차 생산효율성 제고등 체질개선 시급


# 美·日 협공에 미국시장서 주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0%를 넘기며 5위에 올랐던 현대기아차가 지난 9월 닛산과 혼다에 밀려 7위로 주저앉았다. 시장점유율도 8.3%로 8월(9.3%)에 이어 내림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 판매감소가 주원인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다시 밀리고 있는 것은 일본차 업체의 파상 공세와 소형, 고연비차 출시에 나선 미국 업체들의 공략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업체들은 가격할인과 무이자할부 강화 등의 마케팅 전략으로 현대차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9월 자동차 1대당 평균 인센티브는 2761달러(315만원)로, 이는 미국 업체들의 할인 혜택이 주를 이루었다. 일본 업체들도 연말을 앞두고 대당 최대 2500달러(285만원) 수준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반면 현대차는 '제값 받기 캠페인'을 펼쳐 업계 최저 수준인 699달러 할인에 그치고 있다. 미국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고객들이 할인이 많은 업체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신흥시장서 日차와 경쟁 격화 조짐

대지진 후유증과 엔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 차업계는 다양한 생존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용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신흥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차와의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은 현지 맞춤형 소형차를 출시해 현대차의 선전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에 나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그 동안 고가정책으로 인도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최근 저가형 현지모델 출시와 마케팅 확대 등으로 현대차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품질에서 우위를 보이는 일본 업체들이 가격경쟁력마저 갖추게 된다면 글로벌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다.
 
# 내수도 험난, 지속적인 체질 개선이 생존 열쇠

수입차의 내수시장 잠식도 현대차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위기요소이다. 수입차는 지난 9월 사상 최초로 월 1만대 판매(1만55대)를 넘어서며 내수시장 확대를 강화하고 있다. 심지어 2000만원까지 할인해주는 브랜드까지 등장해 토종업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연간 수입차 10만대 시대의 도래가 머지 않았다. 특히, GM코리아는 신차종을 대거 투입해 현대차 아성을 위협하는 강력한 도전자로 급부상하는 등 내수시장 쟁탈전이 점입가경이다.

 이처럼 안팎에서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부단한 체질 개선으로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혼다코리아와 피아트의 사례는 체질 개선의 중요성에 대한 좋은 본보기이다. 일본 업체들이 대지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혼다코리아만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혼다코리아의 침체 원인을 혁신에 소극적인 무사안일의 자세로 판단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신개념 차종과 새로운 전략, 내부 체질 개선으로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했지만, 혼다코리아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토리노 자동차 공장'을 의미하는 피아트(FIAT)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려 하고 있다. 이탈리아 본토 공장의 인력 운영 유연성이 너무나 약하고, 생산성이 매우 저조한 것이 이전 배경이다. 피아트 본토 공장의 현실은 현대차 본 공장인 울산공장과 흡사한 부분이 있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애커슨 GM회장,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마르치오네 피아트 회장은 이구동성으로 "내년 미국과 유럽車시장은 성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부정적 전망은 현대차로서는 반가울 리 없다.

 또한,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언스트앤영>의 마이클 핸리 부회장은 향후 북미시장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 증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차가 메이저 업체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기존 설비를 토대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가격 경쟁력 강화로 대응해 나가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승원기자 uss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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