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자문위원회 황우춘 위원장이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울산시립미술관이 문화도시 울산의 면모를 알리고,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예산 580억원 투입 1만3,000㎡ 규모
미래지향·현대적 건축물 건립으로
시민 문화향유·편안한 휴식처 제공

울산이 우리나라 경제수도라는 이면에 '문화불모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데는 문화시설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지난 6월 울산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시설이 생겨 체면을 세우게 됐지만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울산의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아직도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드디어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이 본격 궤도에 오르게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국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도시, 울산. 부끄러운 타이틀은 이제 안녕이다.
 지난 17일 오후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자문위원회가 꾸려진 가운데 위원장으로 선출된 울산예술고등학교 황우춘 교장(68)을 만났다.
 황 위원장은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울산시립미술관이 문화도시 울산의 면모를 알리는 한편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울산시립미술관, 본격 궤도

울산시립미술관은 지난 2005년 타당성 조사 용역이 실시됐고 2007년 한국예총 울산광역시연합회 산하 시립미술관 건립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건립에 대한 건의가 잇따랐다.
 이후 각종 심포지엄 및 간담회 등을 통해 울산초등학교 부지에 시립미술관을 건립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장소에 대한 제언이 봇물을 이뤘다.
 오랜 세월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의 숙원이었던 울산시립미술관은 지난 17일 건립자문위원회가 꾸려지면서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됐으며 오는 2016년 개관할 예정이다.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기본 계획을 살펴보면 △1단계 기본계획 수립(2011~2012)-건립부지 선정 및 미술관 건립 기본계획 용역, 미술품 기증 운동 전개 △2단계 부지확보 및 기본실시설계(2013~2014)-건립추진단 구성, 부지매입 및 지장물 보상, 설계공모 및 심사, 기본 및 실시설계 △3단계 공사 시행 및 개관(2014~2016)-미술관 건립공사 및 준공, 개관준비단 설치 등이다.
 580억원의 예산을 들이는 울산시립미술관은 1만3,000m²부지에 건립되며 전시실, 수장고, 교육자료실, 야외조각공원 등이 주요시설로 들어설 예정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 업그레이드 기대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서 울산에 살고싶다는 정주의식이 70%를 상회하는 등 높아진 반면 문화예술향유, 교육문제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힌 황 위원장은 "최근 울산박물관 개관에 이어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기본적인 문화시설 인프라가 구축된다. 울산시민들의 문화수준과 삶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으로 △지역 미술인들의 창작의욕 고취 △국내외 유명전시회 유치 등으로 미적 향수권 충족 △시민정서함양, 자긍심 고양, 미술을 통한 새로운 사고 유발 △21세기 문화경쟁의 시대에 대한 문화도시 인프라 구축 등의 효과를 제시했다.

 황 위원장은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자문위원들의 중지를 모아 울산시립미술관이 올바른 방향으로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위원회 운영을 통해 보다 심층적이고 효과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건강하고 활기찬 이미지 투영 울산의 상징 되기를

황 위원장이 그리는 울산시립미술관은 어떤 모습일까?
 울산시립미술관에 우리나라의 산업수도인 울산의 이미지를 투영한다면 도시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울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황 위원장은 기대하고 있다.
 황 위원장은 "울산은 공업도시로 삭막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로는 활기차고 건강한 도시다"면서 "이러한 이미지를 투영해 미래지향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의 건축물로 지어졌으면 한다. 건축물 자체가 미술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견을 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박물관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단순히 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미술품을 수집하고 보존해 후대에 전하는 문화 수장고, 전시와 교육을 통한 예술 향유의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지역 화단에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전시하면서도 국내·외 유명 작품들도 초대해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이 들어설 장소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고 부지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 향후 증축을 고려해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제언했다.
 특히 문화시설을 휴식공간으로도 활용하는 추세임에 따라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면서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장소를 물색해야 할 것으로 강조했다.
 
#문학관 건립에도 눈을 돌려야

울산박물관 개관,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에 이어 황 위원장이 주목하는 것은 문학관이다.
 울산출신의 문학인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학관 및 기념관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이 황 위원장의 의견이다.

 일제강점기 불구의 몸에도 아름다운 동요·동시로 희망을 전했던 아동문학가 서덕출, 영문학자이자 아동문학가, 설화학자인 울주군 출신의 정인섭 등에 주목한 황 위원장은 "울산이 낳은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을 기리는 외솔기념관 말고는 딱히 울산출신 인물들의 삶과 업적을 살필 수 있는 장소가 없어 아쉽다"면서 "울산출신 문학인들의 문학적 성과를 활용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문학관 등이 건립된다면 울산은 문화도시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