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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니티라는 말은 '환경보전, 종합쾌적성, 청결, 친절, 인격성, 좋은 인간관계, 공생' 등 번역어만 무려 80여가지가 된다.
 요약컨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종합적인 쾌적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어메니티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어메니티운동은 산업혁명 하의 19세기(18세기설도 있다), 영국의 도시에 몰려든 노동자의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생긴 이상한 질병이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공중위생면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따라서 그 핵심은 '생명구제'이며 이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면 '생명'이라는 것이 된다. 이것이 어메니티의 '생명'의 축이다. 
 다른 하나는 '어메니티'의 어원이 라틴어의 아마레 amare<사랑하다 love>→아모에니타스 amoenitas<쾌적한, 기쁜 pleasant>→영어의 amenity<쾌적함, 기쁨 pleasantness>로 됐기에 이는 어메니티의 '사랑'의 축이라고 한다. 
 따라서 '사랑'축과 '생명'축이 어메니티의 좌표에서 만나는 교차점이 참된 어메니티라고 한다.

어메니티의 핵심은 '생명구제'
다른하나는 넓은 의미의'사랑'
따라서 궁극적으로 '생명사랑'


 어메니티는 공중위생 영역에서부터 생겨나 주거시설의 개선에서 나아가 근대도시계획의 상징이 되었다.
 영국의 어메니티 관련법률은 공중위생법, 주택법, 도시계획법의 순으로 발전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메니티사상의 제창자가 누구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는 1967년 '시빅·어메니티법'이 제정돼 역사적 건조물 등의 보존을 기하는 '보전지역'제도가 시행됐고, 1974년에는 '도시농촌어메니티법'까지 제정됐다.
 당시 영국에서는 하층노동자 주택지역에 대한 공중위생문제가 일단락되고 나서 중산계급의 쾌적한 교외주택만들기운동으로 나아갔다.


 학자에 따라서는 어메니티를 산업혁명후의 더러운 도시의 출현에 대한 안티테제(反定立)로서의 '중산계급의 미학'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어메니티에 내재하는 사랑과 생명의 빛에서부터 '있어야 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을 참된 어메니티로 보는 것이 보편적이다. 거기서 올바른 도시계획, 자연보호, 환경보전은 물론, 안전·보건·의료·복지어메니티로 유도될 수 있다.
 생태계의 핵심은 다름아닌 생명이다.
 일본의 이론경제학자 다마노이 요시로 도쿄대 교수는 생명계(生命系)를 사회시스템의 근저에 놓은 '생명계의 경제이론'을 폈다.
 물리화학자였다가 생명과학자가 된 와타나베 이타루 게이오대학 명예 교수는 저서 『물질문명에서 생명문명으로』(同文書院, 1990년)에서 무가치를 추구해온 물질의 연구에서 일종의 가치론을 포함하지 않을 수 없는 생명의 연구에 몰두해 "나자신으로서는 필연적으로 진·선·미가 일치하는 세계를 추구하게 되었다"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런데 어메니티의 바탕을 사랑이나 생명으로 파악하는 이론에 관해서 '사랑'이란 말이 너무 모호하다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이웃사랑, 향토애, 인류애, 애착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좋다.
 사랑은 추상적이지만 실제는 아주 구체적인 실천을 수반한다는 것이 경험법칙이다.
 생명은 '생명감' '생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양쪽을 지양(止揚)하면 '생명사랑'이 된다.
 어쨌든 '목숨'을 중시하는 사상이 어메니티이다. 참된 어메니티는 평화와 공존의 사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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