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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009년 개교 예정인 로스쿨 정원을 놓고 교육부와 추진 대학들 간에 샅바싸움이 한창이다. 교육부는 총 정원을 변호사 수요와 각종 여건을 감안, 2천명 이상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것도 당초 1천5백명에서 크게 양보한 안이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예의 엄살까지 부리고 있다. 즉 "2012년부터 수년간 기존 사법시험 제도를 통한 법조인과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이 동시 배출돼 신규 변호사 인력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 할 안도 내놓았다. 사법시험 선발인원의 연차적 감축, 변호사시험의 탄력적 운영을 통해 동시 배출로 인한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부처 간 긴밀한 협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 공무원들이 지금껏 살아가면서 변호사사무실 문턱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거나, 주변에서 변호사 수임료 이야기를 한 번도 듣지 않고서는 이런 걱정을 할 수가 없다. 도대체 무엇이 충격이라는 것인지 구체적인 언급을 해 줬으면 한다. 충격이라면 지금까지 독점적 지위를 맘껏 누려온 변호사에게 해당되지 일반 국민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연봉이 일반 직장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고소득자가 변호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아이의 머리가 따라가든 아니든 법대를 보내, 고시공부를 시키려는 부모들의 무지막지한 고시열풍이 이런 선망이 없으면 일어날 턱이 있겠는가. 고시 관련 학과목이 없는 인문과학 강의실에는 노교수와 몇몇 학생들만 외롭게 지키고 있다. 그런데 고시과목 강의실은 수강생이 차고 넘쳐난다.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즉시 인생역전이 된다는 꿈에 너도나도 청춘을 바쳐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 일반적인 법률서비스는 보통의 지능만 갖고 있어도 할 수 있다. 굳이 고시 합격생과 같은 영재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리 주위에 변호사자격증 없이도 법률관련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크든 작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사건을 의뢰하는 순간, 돈의 가치가 이렇게 없는지 절감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법률시장이다. 그런 변호사가 조금 더 나온다고 이를 충격이라 하는 교육부 공무원은 어느 나라 국민인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다. 오죽했으면 이런 교육부의 안에 대해 로스쿨 인가 신청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학교가 줄을 잇겠는가. 연간 수 만 명의 신규 변호사가 탄생하는 미국에도 변호사가 많아 충격이라 말하는 교육관련 담당자는 없다. 이런 발언을 하는 교육부 공무원들의 정신세계가 오히려 충격이다. 증원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힐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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