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명 '뽀식이'라는 예명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온 국민에게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 이용식(59)씨. 그의 오늘은 과거와 다름없이 바삐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울산광역시의 알림이가 됐다. 지난 2일 울산홍보대사 임명식 차 잠깐 울산을 방문했던 그를 직접 만나볼 가능성은 희박했다. 겨우 전화통화를 통해 기자와 첫 대면을 한 이용식 씨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천사표'였다. 물론 워낙 바쁜 그이기에 단번에 통화를 할 순 없었지만, 몇 번의 전화 시도 끝에 들은 그의 목소리는 긍정적이고 밝았다. 말끝마다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를 반복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과연 어린이들의 친구 '뽀식이'라고 불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때 묻지 않은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 '뽀식이' 이용식 씨가 울산 알림이로 나서게 됐다. 그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웃음을 전달하며 울산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좋아하는 바다·친구 있어 자주 방문
10월'웃음특강'서 박시장 제안 승낙
울산 곳곳이 '대문없는 유적 전시관'
특별함이 있어 찾아가는 재미 '쏠쏠'

기자와 통화를 한 날도 이용식 씨는 전남 고흥에서 '웃음'을 주제로 공연을 펼쳤단다. 요즘 방송 출연이 뜸하다 싶었더니,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국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웃음을 배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그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희극인이다.
 그런데 울산과는 전혀 연관관계가 없는 그가 갑자기 홍보대사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방송에서도 만나기 어려웠던 그의 근황과 그가 생각하는 울산, 그리고 '이용식' 만의 코미디세계를 들어봤다.

#여러번 찾아 특강하며 제대로된 울산의 모습 알게돼

울산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은 그가 울산시 홍보대사에 나서게 된 이유에는 '바다'가 있었다.
 고향이 '대청도'인 그는 사면이 바다인 '섬'에서 자랐기에, 울산의 바다는 더욱 가슴에 와 닿았고, 생각보다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울산의 모습을 보며 매력을 느꼈다고.

 "울산에 사는 친구가 여럿 있어서 예전부터 자주 놀러오곤 했어요. 울산의 바다는 고향바다만큼 정겹고 향긋한 바다내음을 자랑하더라구요. 또 보통 사람들이 울산을 하늘위에 매연이 둥둥 떠다니는 '공업단지'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와보니 그렇지도 않았어요. 지금의 태화강만봐도 그렇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바다가 있는데다,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울산이기에 이곳의 알림이가 되어 울산을 알려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가 또 울산의 알림이로 나선 계기는 '하나로 뭉친 울산'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중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웃음특강'을 선보인 그에게 박맹우 울산광역시장이 '울산시의 홍보대사가 되어주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하자 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했다고. 울산에서 여러 번 특강을 진행해봤기에 제대로된 울산의 면모를 확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님의 세심하고 완벽한 성격과 더불어 제 일을 꿋꿋이 해나가는 공무원들. 그리고 이들을 지지해주는 시민들의 하나 된 모습을 보며 울산의 홍보대사로써 적극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쟁에서도 그렇듯, 참모들이 활동해주지 않으면 패배하잖아요. 하나로 똘똘뭉친 울산시이기에 지금의 울산시가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 가도 볼거리 있어 심심하지 않아

수차례 울산을 방문하면서 그가 놀란 것은 어디에 가도 볼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다가 좋아 울산을 방문했던 그는 자주 놀러오다 보니 정이 들게 됐고, 정을 붙이고 울산을 둘러보다보니 '대문 없는 유적전시관' 같다는 느낌을 받아 울산의 매력에 푹 빠졌단다. 울산의 특징이 살아 있는 장생포 앞바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별미 고래고기까지 모두 그가 애정을 쏟고 있다.

 "울산은 어디에 가도 심심하지 않은 곳이에요. 장생포 분위기만해도 굉장한 매력을 느꼈죠. 또 바다를 바라보며 고래의 역사도 알 수 있으니 더욱 흥미로웠어요. 반구대암각화에 대왕암공원 등을 봐도 그 곳만의 특별한 매력이 숨어있으니, 울산 곳곳을 찾아가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노인 낚시대회'

그는 울산시 홍보대사 이외에도 경남 하동군, 폐암퇴치홍보대사 등 여러 기관의 알림이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홍보대사'에 선정됐다는 자부심 하나로 적극적으로 홍보대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활동은 모든 일에 감사하며 베풀며 살자는 그의 인생철학에서 비롯됐다. 

 "제가 홍보대사가 된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 감사함이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는거죠.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면 '내가 옳게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거든요. 크게 베풀지는 않지만, 조금씩 꾸준하게 실천한다면 저 자신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씨는 평소 여유가 있을 때 낚싯대를 들고 바다를 찾아가곤 한다. 그의 바다사랑이 '낚시'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 점과 연계해 그가 울산시 홍보대사 활동으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노인 낚시대회'다. 물고기를 많이 낚는 것과는 별개로, 단순히 바다를 보며 상쾌한 기분을 느끼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어르신들은 몸이 무겁고 불편하다보니 야외활동을 자주 못 하시잖아요. 그래서 노인 낚시대회를 개최해 탁 트인 바다를 보여드리면서 어르신들의 웃음을 되찾아드리고 싶어요. 요즘 코미디나 개그의 추세가 젊은 층을 겨냥해 구성되다보니 어르신들이 코미디를 보며 웃을 기회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보여주기 식의 코미디도 좋지만, 이런 체험을 통해 가슴 속에 와 닿는 웃음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이용식만의 웃음철학' 알리고파

이 씨는 한국 코미디계의 역사로 남을 '희극인의 날'을 제정하기도 했다. 영화인의 날, 가수의 날 등으로 각 장르별 연예인들이 위상을 높이고 있는데에 비해, 코미디언을 위한 날은 없어 이를 기획하게 됐다. 그가 희극인의 날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3년간 준비한 결과, 지난 2009년 10월 25일, 성남시 남한산성 입구에서 '희극인의 날' 기념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 그날 행사에서 손도장을 남긴 구봉서, 이주일 등 44명의 핸드프린팅은 성남시 남한산성 입구 인도에 설치돼 있다. 내년 즈음에는 제2회 희극인의 날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 코미디를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이끌어가고 있는 그가 최근에는 대학 강단에도 서게 됐다. 한국예술종합전문학교 개그연예학부 교수로 임용된 것이다. 그는 교수로써의 앞으로 포부를 다짐하며 '이용식만의 웃음철학'을 소개했다.

 "코미디언은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 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현장학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신인시절 선배들 어깨너머로 배운 코미디로 지금까지 코미디언으로 살아올 수 있었잖아요. '어떻게 하면 마음에 와닿는 코미디를 할까' 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어요. 그것이 제 웃음 철학이기도 하구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코미디언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언제까지나 웃고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전 그런 삶을 항상 꿈꾸고 있습니다"

 오직 '순수한 웃음'만을 생각하는 이용식 씨의 코미디에는 진심이 느껴지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기에 더욱 빛이 난다. 지금도 그는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그리며 행복 배달에 나서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