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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매년 연말이면 금년에는 좀 더 잘 하리라고 다짐하면서 새해 아침 가졌던 계획과 기대에 걸맞게 보람된 한해를 보냈는지 되돌아본다. 가치 있고 성공하는 삶을 살기위한 습관 중에 '농사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농사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수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계절에 맞게 일을 해야 하는데, 씨를 뿌려야 할 때 좋은 토양에 먼저 씨를 뿌려야 하고, 싹이 나면 잡초를 제거하고 거름과 적당한 물, 햇볕을 공급하고, 추수 할 때도 시기를 놓치지 않고 알맞게 추수해야만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속담 중 '뿌린 대로 거둔다(You reap what you sow)'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씨를 뿌린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고 그때까지 인내하면서 오랜 시간을 반드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 G20 정상회의에 이어 금년 11월 29일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제4차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열려 반기문 UN사무총장 등 세계 정상급 인사는 물론 160여 개국 정부 대표(장관급), 70여 개국 국제기구 대표, 의회, 시민단체, 학계 등 약 3500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는 과거 식민지와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원조 받던 국가가 이제 원조해 주는 나라로 발전하게 된 우리나라의 위상을 느끼게 해준 개발원조 분야의 최대·최고 국제회의였다. 오늘날  이런 결실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지난 50여 년간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를 위해 과거와 현재 모든 국민들이 땀과 피를 흘려 근대화의 씨를 뿌리고 인내하면서 가꾸어온 국가발전의 필연적 결과라 생각된다. 외국 전문가들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대한민국의 경제기적(economic miracle)은 1960년 총 수출액이 2,000만 달러에 불과하던 데서 금년에는 무역규모가 1조 달러 이상을 기록해 세계 제9위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이미 세계 최대시장인 EU등 여러 나라와 FTA가 발효됐고, 미국과의 FTA도 최근 비준돼 내년 초 발효예정으로 경제영토가 보다 넓어져 정부조달분야에서도 해외조달시장에 적극적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 나가 경쟁할 수 있는 조달시장은 약 2조 달러(한화 약 2,200조원)규모로서 작년 국내 공공조달이 104조원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시장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기업의 수주 비중은 불과 2%에 불과하므로 우리나라 무역규모의 국제위상을 고려할 때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다. 정부조달은 구매 주체가 보수적 성격인 공공기관이므로 민간 기업의 독자 진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조달청에서는 기업의 정부조달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기관, IT 업체 및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민간합동기구를 설치하고, 세계적 인지도가 높은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와 연계한 '우수조달제품'의 해외수출을 적극지원하고 있다.

 나라장터는 조달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공로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UN 공공서비스상' 수상, OECD로부터 '더 이상 개선이 필요 없는 수준 인정'등 국제적인 평가를 통해 세계적인 전자조달브랜드로 인정받아 왔으며, 베트남과 코스타리카 등에 나라장터를 수출하였고, 최근엔 헝가리 폴란드 등 유럽지역으로 협력관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정부기관 간 조달협력체계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우수조달제품의 수출 지원을 위해 지난 8월 페루, 코스타리카 현지에서 구매상담회를 진행하여 약 540만 불의 계약체결을 진행하기로 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갖춘 품질과 기술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연간 국내 공공조달에만 약 1조 1천억 원 이상의 계약실적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녹색·신성장·IT 분야의 기술·성능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일정한 수준의 성능과 품질만 정부조달에 납품이 가능하도록 한 '최소구매규격 사전예고제'를 운영하고, '최소 녹색기준제품'을 점차적으로 확대(2010년 31개 → 2011년 50개 → 2013년 100개) 공공조달 정책을 통한 국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견인해 오고 있다.

 더 많은 나라와 FTA를 체결하여 경제영토가 넓혀지고 있는 오늘날, 해외조달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의 품질향상과 기술개발을 유도하여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토록 하는 한편, 조달청과 해외 정부조달기관들과 전자조달지원 등 업무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 FTA 환경 하에 블루오션인 해외조달시장 진출로 국가위상제고와 지속적 공생발전의 결실을 거둘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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