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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들어서는 순간 나는 압류된다
내 속에 나를 결박하는 말이 있다
웅크리고 있는 늪이 있다
흐르지 못한 피가 터널을 파고 있다
반달 모양의 출구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온다
라이트를 끄시오!
당신을 끄시오!

■ 시작노트
시의 1차 수용처는 눈이지만 좋은 시는 뇌와 가슴을 자극하며 순식간에 나머지 감각들을 두드려 깨운다. 문자라는 재료만으로 인간의 오감을 두드려 깨우는 시는 최소의 재료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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