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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울산] 순대
손님상 오르던 귀한 음식에서 서민 대표먹거리로
2012년 01월 12일 (목) 20:22:36 서승원 usssw@ulsanpress.net

순대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거리음식이다. 값싸고 맛도 좋은 데다 대중적이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순대와 순댓국밥은 모두 시장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경기 용인의 백암 순대, 충남 천안의 병천 순대, 경북의 칠곡 순대 등이 모두 예전에는 장터였거나 동서남북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주로 장터나 주막을 중심으로 발달한 서민음식이다. 하지만 순대의 역사를 살펴보면 의외의 사실이 많다. 고대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거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대접했던 음식이었다고 전해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우리 토종음식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북방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에 순대가 있다.


#인류 역사와 함께 발달
   
▲ '서울원조 순대'의 대표메뉴 모듬순대.
순대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달한 음식인 셈이다. 고대 사람들은 동물의 창자에 고기와 야채, 혈액 그리고 양념을 채워서 먹거나 보관했는데 동양에서는 순대로 진화했고 서양에서는 소시지로 발전했다.


 순대와 관련된 동양의 첫 기록은 기원전 7세기 이전의 노래를 엮은 '시경(詩經)'에 쓰여있다. "훌륭한 요리로 곱창과 순대를 준비했다"는 구절이다. 손님을 맞아 융단을 깔고 하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니까 손님 접대를 위해 장만한 음식이다. 우리나라 순대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에서도 순대는 아무 때나 먹는 것이 아니라 잔칫날이나 손님이 왔을 때처럼 특별한 날에 준비했던 귀한 음식이었다.


 이처럼 역사가 깊은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순대만들기에 40여년동안 외길을 걸어온 집이 있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1479-12) 롯데백화점 인근에 위치한 '서울원조 순대(☎052-258-5940)'.
 

#순댓국 40년 외길 '서울원조 순대'
이 집의 간판에 '35년'이란 말을 증명하듯 국물을 옛날식으로 만든다. 주방 안쪽에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놓고 뼈를 고며 국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시골 장터의 정감 넘치는 국밥집 같은 모습이다. 서울원조순대라는 이름은 이 집의 대표 윤광자(70·여)씨가 서울에서 순대장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 순댓국.
 윤 대표는 "이 가게의 이름은 지금은 장사를 하지않지만 40년전 서울에서 유명한 순대집의 이름과 같아. 그집 사장님과 친분이 있었고, 또 장사를 그만둔다기에 얼른 가게상호를 이어받았지"하고 말했다.
 장사를 막 시작한 윤 대표는 집안사정으로 73년도에 가족과 함께 울산을 찾아오게 됐다. 윤 대표가 서울원조순대의 간판을 내걸고, 울산에서 장사를 시작한 시기다.


 윤 대표는 "나같은 서울사람이 아는 사람도 없는 울산에서 장사를 시작하려니 막막하더라구. 하지만 음식을 정성껏 만들면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장사에 매진해 지금까지 가게를 이어갈수 있었지"며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너무 감사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원조순대는 성남동을 시작으로 공업탑로터리 등을 거쳐 39년동안 장사를 이어왔다. 때문에 이곳을 찾는 손님들 또한 대부분 단골손님들이다.


 윤 대표의 순대 장사를 시작하게된 인생얘기를 듣다보니 어느덧 음식이 나왔다. 이 집이 자랑하는 모듬순대와 순댓국을 맛봤다.


 육·해·공의 갖가지 보양식 중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순댓국이다. 진한 고기 육수에 돼지고기와 찰떡 궁합인 새우젓을 풀어서 먹는 순댓국 한 그릇은 하루를 활기차게 보내는 보양식이다. 이 집의 순댓국은 돼지고기 특유의 잡냄새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또한 가격 대비 양도
   
▲ 순댓국과 모듬순대 상차림.
푸짐하다. 아침마다 윤 대표가 직접 돼지머리, 사골, 족발을 고아 기름기를 최대한 없애 깔끔하게 내는 국물이 비결이다. 순댓국에 첨가되는 다진 양념 또한 이 집만의 황금 비율로, 간장,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다. 정성을 들여 만든 순댓국에 이 집만의 노하우인 특별한 양념 하나를 넣으면, 고기 특유의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 그 양념의 비밀은 끝까지 가르쳐 줄수가 없다며 윤 대표는 웃었다.


 순대를 비롯한 머릿고기 등 건더기를 한 그릇 듬뿍 넣어 먹고 나면 속이 얼큰하면서도 든든했다. 짭조름한 새우젓과 배추 김치, 무김치는 맛을 배가시켰다.


 순댓국 뿐 만이 아니라 모듬순대도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중 하나. 대창과 소창에 찹쌀, 야채, 살코기 등 20여 가지 재료와 신선한 선지를 버무려 두툼하게 채운 순대는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갖가지 재료들이 푸짐하게 골고루 들어가 '쫀득쫀득 아삭아삭'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경북 경산 청정지역에서 공수하는 돼지로만 만들었다고 하니, 쫄깃한 육질과 고소함이 입 안을 내내 즐겁게 했다.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 순대국에, 간고기와 야채를 버무려 먹음직스러운 모듬 순대가 있는 서울원조순대를 찾아보자. 특히 이 집은 24시간 영업을 하니, 추운 겨울밤 순댓국과 함께 소주한잔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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