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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에 사는 김 모(35)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얼마 전 강원도 한 스키장에 놀러갔다가 큰 낭패를 맛보고 돌아왔다. 다리에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을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매년 겨울이 돌아올 때마다 리조트를 찾는 보드 마니아다. 7년째 보드를 타고 있는 배테랑이지만 그에게도 아찔한 상황은 빗나갈 수 없었다. 유난히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던 그 날, 눈이 많이 쌓인 언덕에서 굴러 발목 밑 뼈가 부러지는 불상사를 겪었고, 김 씨는 그 자리에서 바로 후송 돼 울산으로 돌아와 수술을 받았다. 그는 6주가 지난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겨울스포츠의 꽃은 단연 스키와 보드다. 하얀 설원 위에서 즐기는 스릴 넘치는 짜릿함. 이 것이 겨울 스포츠 매니아가 리조트를 찾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스키와 보드에 능숙한 사람이라도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기상상황에 따라 리조트의 환경이 늘 상 안전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겨울철 노출되기 쉬운 골절사고와 그 예방법을 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안상민 과장에게 들어봤다.

 

   
▲ 기온이 내려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을 움츠리기 쉬우며, 외부활동이 줄어들어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눈길과 빙판길이 많아져 넘어지기 쉽기 때문에 겨울철 노출되기 쉬운 골절사고와 그 예방법을 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안상민 과장에게 들어봤다.

# 관절 유연성 떨어져 겨울철 발생 늘어
기온이 내려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을 움츠리기 쉬우며, 외부활동이 줄어들어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눈길과 빙판길이 많아져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 의하면, 60세 이상 낙상 발생률은 3~4명 중 한명 꼴로, 70세에선 35%, 80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에는 절반이상이 낙상을 경험했다.
 낙상 경험이 있었던 노인의 재낙상 발생률은 더욱 증가돼 처음 낙상을 입은 다음해에 낙상 발생률이 60% ~ 70%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낙상으로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10% 이하 이지만, 골절로 인한 노인사망의 경우는 약 5%을 차지한다. 또한, 겨울철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키, 보드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므로 골절의 발생률은 타 계절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 규칙적 근력강화운동·스트레칭으로 예방
겨울철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내에서 규칙적인 근력강화운동과 스트레칭은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평소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등의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외출 시에는 얇고 따뜻한 기능성 옷을 착용해 유연성을 높이며, 특히 보행 시 주머니의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착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여성들은 굽이 높은 '킬 힐'을 자주 신는다. 킬 힐도 골절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되도록 신발 굽이 너무 높지 않으면서 착지면이 넓은 것을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울산지역에도 오랜만에 눈과 비가 촉촉이 내렸다. 비 소식과 함께 기온도 급격히 떨어졌는데, 이 경우 길이 미끄러워 질 수 있으므로 노면에 주의해 보행하도록 한다. 특히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 보행 시에는 빙판길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가정 안에서도 골절 사고의 위험은 있다. 특히 물과 비누를 자주 사용하는 욕실은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기 쉬운 환경이다. 욕실 등 물기가 많은 곳을 건조하게 해 미끄러움을 방지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앞의 한 환자의 사례처럼, 스키와 보드 등 겨울철 스포츠를 즐길 때에는 우선 스트레칭 등으로 충분히 몸을 풀어 안전사고에 대비하도록 한다.
 
# 척추 손상시 전문의료진 도착까지 부동자세 유지
예방에 만전을 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골절사고가 일어났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 과장은 우선 마음을 안정적으로 다 잡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를 안정시키고 정상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하며, 환자가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게 하고 부목을 이용해 골절부위를 고정해 보호함으로써 2차 골절을 예방해야 한다.
 상처에 난 부위가 출혈이 있다면, 멸균 거즈를 이용해 지혈해야 하고, 상처부위는 냉찜질해 근육과 근막, 연부조직의 출혈로 인해 급속한 혈액순환을 늦춰 일정한 속도로 혈액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척추 손상을 입은 환자는 전문의료진(의사, 간호사, 119구급대원 등)이 도착할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자칫 잘못하면 척추손상을 받게 돼 사지마비나 하반신마비 등의 후유증으로 천추의 한(恨)을 남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골절상을 입은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이 필요하므로 환자에게는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을 주어서는 안 된다.
 추운겨울을 즐겁게 만끽할 수 있는 겨울스포츠. 꾸준한 스트레칭, 근력강화운동, 체중관리, 다양한 영양소 섭취 등 자기관리와 안전사고예방을 통해 겨울스포츠를 즐기길 바란다.
 도움말=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안상민 과장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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